경상감영지 발굴조사팀 관계자가 16일 현장공개회에서 발굴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대구시)
[대구=일요신문] 대구시의 유적 발굴조사로 100년 전 달성공원으로 옮겨진 ‘관풍루(觀風樓)’의 원래 위치와 사적 제538호인 ‘대구 경상감영지’의 진입로가 드러났다.
대구시는 16일 대구 경상감영지 주변부지(구 대구경북지방병무청) 내 유적발굴 조사성과 및 현장 공개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관련 유물도 출토됐다.
발굴조사를 맡은 대동문화재연구원은 이번 조사로 경상감영 주 진입공간 및 관풍루와 중삼문의 기초시설과 부속건물지 등에 대한 실체를 확인 할 수 있었다고 밝히고 현장을 공개했다.
발굴팀에 따르면 감영의 정청인 선화당 정면(남쪽)에 남-북방향 일직선상으로 배치된 주 진입로(폭 13m 정도)의 공간적 범위와 감영 정문인 관풍루의 위치 및 추정 적심을 확인했다.
경상감영 진입로 유존시설(추정 관풍루 적심). 사진=대구시
중삼문의 기초부 및 배수시설과 진입로 동편에 배치됐던 군뢰청 등으로 추정되는 부속건물의 기초부 일부도 확인했다.
경상감영 진입로 유존시설(추정 중삼문지 적심과 배수시설). 사진=대구시
유물로는 선화당 마당에 나란히 배치됐던 석인상을 비롯해 백자편, 기와편 등이 출토됐다.
석인상 출토상태. (사진=대구시)
대구 중구 경상감영공원 일대는 1601년 현 위치에 경상감영이 설치된 후 지금까지 중심건물인 선화당과 징청각이 원 위치에 잘 보존돼 있다.
1905년 선화당 마당과 석인상 배치상태 전경(대구근대역사관 소장). 사진=대구시
1920년 경 경상감영 정문이었던 관풍루가 달성공원으로 옮겨진 후 감영 진입로와 부속 건물들은 일본 헌병대 건물로 교체됐고, 이후 대구경북지방병무청이 들어섰다.
1905~1906년 관풍루(개인 소장). 사진=대구시
2017년 시굴조사 결과 감영지가 확인됨에 따라 임진왜란 이후 8도의 관아 구성을 잘 보여주는 유적으로 평가받아 사적 제538호로 지정됐다.
대구시는 지난 4월 20일부터 경상감영 주 진입공간과 주변 부속건물의 위치 고증 및 규모와 구조를 파악하고 복원정비사업 기초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재)대동문화재연구원을 발굴기관으로 선정해 정밀 발굴조사를 실시했다.
박희준 시 문화체육관관국장은 “감영 진입공간과 부속건물 등과 관련된 사진자료와 지적원도, 약측공해도 등 귀중한 자료들이 잘 보존돼 있음에도 그동안 대략적인 위치만 가늠했을 뿐 경상감영의 실체를 올바로 이해하는 데 아쉬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사에서 잔존 양상이 양호하진 않지만 400여 년 동안 조선후기 경상도의 정치·행정·군사의 중심 관청이었던 경상감영의 배치양상과 구조를 복원하고, 위상을 정립하는 데 중요한 학술적 자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대구시는 이번 조사를 토대로 경상감영에 대한 사적의 추가지정 신청과 함께 복원정비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성영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