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장진호 전 회장,김태정 전 장관 | ||
법정관리중인 진로(관리인 이원)는 최근 장 전 회장의 숨겨진 개인재산을 찾아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진로는 지난 11월 장 전 회장을 배임혐의로 고발했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장 전 회장이 법률자문회사 로시콤(대표 김태정 전 법무장관)의 주식을 회사명의로 고가에 사들인 사실을 뒤늦게 밝혀냈기 때문.
로시콤이 설립된 지난 2000년 10월 진로가 로시콤의 주식 1만5천 주(액면가 5천원)를 장 전 회장의 지시로 주당 10만원에 사들였다는 것.
주류 회사에서 로펌 주식을 매입한 것을 투자목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관리인 이원씨도 당시 장 전 회장의 로시콤 주식 매입 지시가 순수한 투자목적으로 보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회사에 15억원의 손해를 끼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장 전 회장을 검찰에 배임혐의로 고발했다는 것.
관심을 끄는 대목은 로시콤의 대주주가 김태정 전 법무부 장관(김 전 장관은 로시콤의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이라는 점이다.
김 전 장관의 이름이 나오는 두 번째 대목은 장 전 회장 개인회사인 고려양주의 매각과 관련해 재계에 나도는 ‘설’이다.
주류업계에선 진로의 법정 관리 뒤 진로에서 해직된 장 전 회장 측근들이 지방소주업체 S사를 인수한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이와 관련된 인물로 알려진 K씨는 진로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진로를 떠난 인물로 장 전 회장 측근이다.
K씨는 자신이 S사 인수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한 인터뷰에서 “S사 인수를 희망하는 사람을 잠시 도와준 적은 있지만 장 전 회장 관련설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진로 임원 출신인 K씨가 도왔다는 S사의 인수 희망자인 또다른 A씨의 존재다. 그는 ‘김 전 장관과 평소에 형, 동생 하는 절친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주류업계 일각에선 S사 인수설과 장 전 회장 개인회사인 고려양주 매각대금의 ‘연계설’까지 나돌고 있다.
고려양주는 장 전 회장이 주식 지분 100%를 갖고 있었던 개인회사였다. 그러다 지난 봄 장 전 회장이 진로에서 가지급금 형태로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자신의 지분 중 30%를 진로에 줬고, 나머지 70%는 U사에 팔았다는 것이다.
장 전 회장이 이 돈을 어디에 썼는지는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장 전 회장의 고려양주 매각대금이 S사 인수 대금으로 쓰였다는 얘기도 있고, 현금이 궁한 장 전 회장이 변호사 선임 비용으로 썼다는 얘기도 있지만,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S사 인수희망자로 나선 K사의 사업규모가 자체적으로 인수대금을 마련하기에는 버거워 보인다는 점, 장 전 회장과 김 전 장관의 지분출자 등의 관계가 겹치면서 현재 감옥에 있는 장 전 회장의 물밑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 전 회장은 지난 9월 우여곡절 끝에 구속됐다. 담당 검찰이 그의 구속을 놓고 엄청나게 고민을 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법정관리중인 진로의 현 경영진들이 장 전 회장과 김 전 장관의 거래 관계에 대해 배임 혐의로 고발한 것은 이런 점에서 여러 가지 시각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로와 장 전 회장을 둘러싸고 물밑에서 벌어졌던 여러 가지 ‘설’들의 실체를 수면 밖으로 드러낼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