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일요신문] “죽을 각오로 일을 하는 이사위한(以死爲限)의 자세로 지난 2년을 달려오며, 경북에 내일을 향한 변화의 새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철우 경북지사가 민선 7기 출범, 2주년을 맞아 “돌아보면, 계절이 어떻게 바뀌는지도 느끼지 못할 만큼, 숨 가쁘게 달려온 나날들 이었다”며, 지난 2년을 소회했다.
그는 “어둑한 새벽길을 나서며 날을 넘겨 돌아오는 퇴근길에 지칠 때도 참 많았고, 숱한 어려움에 앞이 보이지 않는 위기도 한두번이 아니었다”며, “그때마다, 자신의 손을 잡아 일으켜 주고, 여기까지 달려올 수 있게 해준 힘은 오직 도민(道民)”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지난 2년간 도정에 녹아 든 변화와 혁신의 새바람을 바탕으로 미래로 나아가는 성장기반을 확충하는데 노력해 왔다”면서, “도민의 삶이 더 나아지고 경북도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민선7기 후반기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선7기 ‘새바람 행복경북’호가 반환점을 맞았다.
이철우 지사에게 지난 2년간의 성과와 후반기를 맞은 ‘경북 호’가 나아갈 항로에 대해 들어봤다.
이철우 경북지사가 지난 29일 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2년간의 도정 운영의 소회와 주요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사진=경북도 제공)
다음은 이철우 경북지사 일문 일답.
# 먼저,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한마음으로 동참해 준 도민들께 한 말씀
“지금도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운 서민 경제에 도는 긴급재난지원금과 각종 자금을 지원하며 270만 도민의 하루 하루를 지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감염병 사태가 장기화되는 것 같아 걱정이 크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주먹을 불끈 쥐고 일어서게 되는 것은 코로나19에 맞서는 우리의 모습에서 경북도 특유의 강인한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루에 수백명의 환자가 속출하고 이웃도 친지도 만날 수 없던 암울하고 힘든 상황에서도 도민들은 타인을 비난하기보다는 묵묵히 질서를 지키고 서로를 격려하고 도우며 함께 위기를 극복하는 선비정신을 보여 주었다. 최근, 총리실을 비롯해, 정부 부처 등 많은 분들을 만나고 왔는데, 그분들의 첫 인사가 ”경북이 코로나19 대응을 가장 잘 했다“는 칭찬이다. 심지어 세계적으로 격찬을 받은 ‘K-방역’이 ‘경북의 방역’ 아니냐는 말까지도 심심찮게 듣고 있다. 돌아보면, 몇 번의 중요한 고비가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코로나19를 완전 종식시키고, 경북 경제를 되살리고 도민의 일상을 되찾는데 총력을 다하겠다.”
# 지난 2년 동안, ‘변화’를 요구해왔다…도청에서 가장 많이 들려진 말도 ‘변화’라고 하던데…
“지난해 초, 세계 최고의 기업 구글 본사에서 우연히 만난 공룡화석 조형물은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 그 중 하나는 ‘아무리 크고 강해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멸종할 수밖에 없다’는 무언의 경고였고, 또 다른 하나는 ‘전 세계를 호령하는 기업 구글도 변화와 생존을 위해 이토록 사력을 다하는 데,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 라는 물음이었다. ”마누라 자식 빼고는 다 바꿔라“라는 이건희 회장의 말처럼 ‘살아남으려면 모든 것을 바꿀 수밖에 없구나’ 라는 절박감이 밀려왔다. 그래서 미국 출장길에서 돌아오자마자, 도지사실 문 앞에 ‘변해야 산다’ 라는 문구를 새기고, 앞마당에는 공룡 화석 뼈 조형물을 설치해 지사의 각오와 의지를 행동으로 전달했다. 또 간부들을 만나고, 직원들을 대할 때마다, 변화를 요구하고, 명찰까지 바꿔달게 했다. 변해야 하고,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지사로서 제가 바라고 꿈꾸는 경북의 변화는 ‘행복하고,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변화’이다.
# 지난 2년, 경북을 둘러싼 환경은…경북의 성장판을 마련하고, 구체화 시킨 변화와 땀은
”무엇보다 값진 결실은 4차산업혁명의 시대, 경북의 미래를 이끌 신성장 산업 기반을 닦은 것이다. ‘강소연구 개발특구’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 지정은 지역 특화산업이 성장할 모태가 돼 줄 것이며, ‘경북 산단대개조 사업’과 ‘스마트 산단 사업’은 노후화된 경북의 산단을 젊게 업그레이드하는 신호탄이될 것이다. 또한, ‘홀로그램 기술개발 사업’의 예타 통과와 ‘세포막단백질연구소’, ‘5G 테스트베드 구축’ 등 차세대 핵심 성장산업의 유치는 지역 산업에 단비와 같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혁신 원자력 기술연구원’과 ‘중수로 해체기술원’ 유치는, 그동안의 단순 발전 중심에서 R&D 중심으로 원자력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인 동시에, 원전의 연구로부터, 설계와 운영, 해체, 처분에 이르는 원전산업의 전 주기를 완성해, 생태계를 형성하는 큰 의미를 담고 있다.“
# ”TK 라서, 지방이라서…“
”취임 초기, 혹시 야당도지사라서 홀대를 받는 것은 아닌가? TK 패싱이 현실화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참 많이 들었다. 그때마다 저는 “실력으로 증명하겠다”고 약속드렸다. 그리고 지난 2년간의 성적표를 자신있게 보여드릴 수 있어서 참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다. 올해 경북도가 확보한 국비예산은 총 4조4664억원이다. 이는 지난 2018년도(3조5132억원)에 비해 9532억원(27.1%)이나 증가한 것이고, 이를 타시도처럼 기초연금 등과 같이 법령에 의해 지원되는 금액까지 포함하면 2020년 기준 8조8024억원으로 전국에서 경기도 다음으로 큰 규모이다. 또한, 정부 공모사업이라면 크든 작든 가리지 않고 산학연이 함께 발로 뛴 결과, 지난해에만 사업비 1조9867억원에, 174건의 사업이 선정되는 성과를 일궈냈다. 이는2018년 대비 65건에 9135억원(85.1%)이나 증가한 것이다. 138건의 국내기업과 14건의 해외기업으로부터 얻어낸 투자유치 11조8681억원도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성과이다. 특히 지방이라는 한계를 딛고 수도권과 경쟁해서 얻은 결실이기에 더더욱 자랑스럽고 감사한 마음이다.“
# 경북 위한 ‘특별법’을 만들었다. 그 의미는
”특정지역을 위한 특별법은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 제정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데, 우리는 지난해에 두 개의 특별법을 만들어 냈다. 지역 정치권과 언론 등 모두가 힘을 합쳐 이뤄냈기에 더욱 의미 있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신라왕경특별법’ 제정으로 1조원에 달하는 신라왕경 복원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됐고, ‘포항지진특별법’은 지역의 피해 복구와 경제 활성화에 커다란 힘이 되어줄 것이다.“
# 민선 7기 후반기 비전에 대해
”민선7기 후반기는 그동안 추진해 온 ‘일자리’와 ‘아이’의 핵심 정책기조에 더해 코로나19로 인해 생존이라는 근본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생 경제’에 희망을 불어넣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뉴노멀 트렌드에 맞게 산업에 ‘스마트’를 입히고 관광과 농업도 다각도로 변화시켜 나가겠다. 또한, 통합신공항 건설과 대구경북 행정통합으로 지역의 획기적인 발전과 함께 대구경북인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물류와 해양관광의 동해안 바다시대를 열어 세계로 향하는 경북도의 내일을 만들어 나가겠다.“
#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한 한 말씀
”지난 2년간, 정말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렸다. 하지만, 인구는 계속해서 줄고, GRDP는 충남에도 역전되는 등 경북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절감했다. 대구와 경북이 힘을 합쳐, 하나처럼 운영돼야 그 시너지를 동력으로, 이 위기의 바다를 헤쳐 나갈 수 있다. 대구·경북 인구를 합치면 510만명이 넘는다. 인구로는 550만의 핀란드, 530만의 노르웨이 등 유럽 선진국과 경쟁이 가능하고, GRDP(165.7조원)와 지방세(6.9조원)는 단숨에 3위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대구는 생활과 교육의 중심지로, 경북은 산업과 생산 거점으로 역할을 분담하면 세계 어느 도시와도 맞설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공감대 형성이 중요한 만큼 앞으로 민간이 중심이 된 추진위원회 구성을 통해 시도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나가겠다.“
# 포스트 코로나 시대…경북, 힐링관광 거점으로 만든다
”국립 산림레포츠 진흥센터와 해·산·들 내셔널(National) 트레일, 강나루 문화 광역관광자원화 사업 등 메가 프로젝트들을 하나 하나 구체화 시켜나가겠다. 또 한편으로는 코로나19 이후 급속하게 달라지고 있는 관광 트렌드에 맞춰 ‘뉴노멀 문화·관광 전략’으로 전면적으로 재편하고 ‘안전하고, 깨끗하고, 치유되는 경북’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특히 21세기 동해안 바다시대를 선도적으로 열어나가겠다. 이를 위해 천혜의 관광자원인 천리 동해안을 따라 특색 있는 해양 문화·관광 벨트를 구축하고, 영일만 대교와 동해안 고속도로, 영일만항 개발과 동해선 철도, 울릉공항 등 주력 SOC 망을 연계해 세계적인 해양물류 거점 기지로 조성해 나가겠다.“
# 4차산업혁명·코로나19 인한 급속한 변화… 경북의 대응 전략은
”‘경북형 리쇼어링 3대 특화전략’ 등 기업유치 전략을 원점에서 다시 짜고, 청년 창업과 일자리 창출은 물론, ‘고용안정 선제대응 패키지 사업’을 통한 일자리 안전망 구축에도 지속적으로 힘을 쏟겠다. 또한, 창업 및 중소기업, 소상공인에 대한 경영지원을 한층 강화하고, 경북 관광·농식품·공산품에 대한 그랜드세일을 지속 지원해 ’경북 세일경제‘를 특화시키겠다. 특히 경북의 강점을 기반으로 AI 이노밸리, 5G 온택트 헬스케어, 스마트 리빙케어 등 ’디지털 뉴딜‘ 사업들을 역점 추진하고, 경북의 산단을 혁신적으로 재편하는 ’산단·특구 혁신 뉴딜‘ 시책들과, 이차전지, 신재생 에너지, 원자력 등의 ’에너지·그린 뉴딜 프로젝트‘를 추진해 경북형 스마트 뉴딜을 통한 지역 산업의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어 가겠다. 특히 코로나19로 식량안보 위기가 전 세계적인 화두로 주목받고 있고, 이제 식량도 휴대폰처럼 만들어서 공급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만큼, 곤충산업과 축산물 배양육 기술 개발 등을 통한 선제적 준비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 시대 도래…경북 시스템과 문화
”무엇보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나타난 문제점을 면밀하게 분석해 상급 종합병원과 의과대 신설 등 체계적인 인프라 조성과 감염병 상시 대응체계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전통적인 우리의 식문화와 안전문화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우리 생활 문화를 대대적으로 개혁해 잘못되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깨끗이 털어내겠다. 특별히, 뉴노멀 시대에 맞춰 행정의 변화와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 우선, 신상필벌 원칙을 엄정하게 적용해 성과가 있고, 전문가 역량을 갖춘 인재는 과감하게 발탁하고 일하지 않는 조직과 사람은 도태시키겠다. 또한, 중앙과 시군과의 인사 교류를 확대해 조직에 새로운 변화와 동기를 부여하고 공부하는 도정 분위기, 일하는 사람이 대우받는 문화를 정착시키겠다. 전 직원 영상회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과 비상재정상황실 가동 등을 통해 효율성 있는 행정을 적극 구현해 나가겠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더욱 어려워진 취약계층에 일자리와 생활·복지지원을 강화하고, 재난 안전, 사회 안전, 고용 안전망 등 ’경북형 3대 안전망‘을 촘촘하게 구축하는 데에도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
# 명품 신도시 조성, 청년들이 모여드는 경북을 위해
”단계 사업이 진행중인 도청 신도시는 재 굴지의 기업들과 다각적인 방안을 의논하고 있다. 앞으로 행정과 문화, 비즈니스가 어우러진 세계적인 명품 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또한 북부지역 신발전 전략을 수립해 도청 신도시와 북부권의 발전 정책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 아울러 올해 신설된 청년정책관실을 중심으로 그간 시행된 청년 정책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꿔 청년 창업자를 위한 ’공유 팩토리‘ 조성과 ’청년 포럼‘ 등의 새로운 정책들을 구체화시켜, ’청년이 모여들고, 청년이 살기 좋은 경북‘을 반드시 만들어 가겠다.“
# 死 中 求 生(사중구생)의 의미는
”’죽을 고비에서 살 길을 찾는다‘는 의미이다. 지금의 이 시기는,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참 어렵다. 그러나, 어려울 때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었던 경북의 혼과 정신을 다시금 일깨워 승화시켜 나간다면 우리는 이 위기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지난날, 우리 선조들이 국난의 위기 앞에 당당히 맞서 희생했듯이, 300만 도민 모두의 힘을 하나로 모아 자기의 자리를 지키며, 다시 뜁시다! 도지사가 앞장 서겠다. 함께 해준 언론인들에게도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정론직필로 부족한 부분은 거침없이 바로 잡아주고, 잘하고 있는 부분은 힘껏 도와 줘 경북 호가 미래를 향해, 세계를 향해 힘차게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 주길 바란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