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3일 시청 상황실에서 대구·경북의 안전한 취수원 확보와 관련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와 관련 5일 있을 정부 용역 중간보고회에 앞서 3일 시청 상황실에서 담화문을 내고 취수원 이원화 또는 다변화 방침의 뜻을 밝혔다.
앞서 권 시장은 취수원 문제와 관련 “이전에 시장직을 걸겠다”며 이전 중심의 전략을 고수해 왔지만 이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권 시장은 이 자리에서 “오랜시간 구미 해평취수장 이전 논의가 있었지만, 지역 간 소통과 공감 부족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며 “한 지역에서 필요한 수량을 전량 취수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구미와 안동 등으로 취수원을 다변화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영남권 5개 자치단체장은 지난 2018년 10월 국무총리 주재 회동에서 낙동강 물 문제에 대해 정부가 주관하는 연구용역 추진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지난해 3월말 ‘낙동강유역 통합물관리방안 마련’ 등 2건의 연구용역에 착수, 결과에 대해 정부와 관련 지자체는 최대한 존중하고 지속적으로 협력키로 한 바 있다.
정부 용역 중간보고회에 앞서 대구시가 먼저 입장을 밝힌 이유에 대해서는 “취수원 다변화에 따른 해당지역 주민 보상 등 대구시의 입장을 먼저 밝히는 것이 도리라 생각했다”면서 “이에 대한 각 지자체의 양해를 먼저 구했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낙동강의 합리적 물 배분이란 정부 용역결과에 따라 취수원 공동활용 지역에서 확보 가능한 수량을 취수하고, 부족한 수량은 현 취수장에서 취수해 강화된 고도 정수처리 공법을 더해 시민들에게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취수원 공동활용지역은 구미 해평취수원이나 안동 임하댐이 거론되고 있고, 이에 더해 현재 대구 문산·매곡 취수장에 초고도 정수처리시설을 도입,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5일 있을 환경부 연구용역 결과 중간발표는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며 최종 결과는 오는 9월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취수원 다변화에 따른 취수원 공동활용지역 주민 보상 계획도 내놨다.
권 시장은 “취수원 공동활용 지역에 대한 상생기금을 조성해 상수원보호구역 등의 규제로 애로를 겪고 있는 주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생활편의 사업을 추진해 주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취수원 공동활용 지역에 필요한 국책사업 추진과 규제완화에도 발 벗고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취수원 다변화와 함께 낙동강 물 문제가 한국판 뉴딜사업으로 격상될 경우 대구시의 안전한 물 확보 문제 해결은 더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낙동강 물 문제가 뉴딜사업으로 추진될 경우 대구 취수원 문제가 관련 지자체 간 협의와 사업비 확보에 있어 유리한 위치를 점할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는 5일 영남권 5개 시·도 단체장이 참석하는 제1회 영남권 미래발전협의회에 낙동강 물 의제가 오를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았다.
대구시는 자치단체 간 마찰 최소화, 예비타당성 조사 간소화, 사업회 확보 용이,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이들 단체장들의 공감대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같이 취수원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면 권영진 시장은 재임기간 중 대구시 3대 현안인 공항, 물, 신청사 문제 모두 첫 단추를 끼우는 성과를 올리게 된다.
앞서 권 시장은 지난해 12월 대구시청 신청사 이전지 확정과 함께 지난달말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공동후보지 조건부 유치신청으로 통합신공항 최대 난제였던 이전지 선정이란 큰 산을 넘은 바 있다.
대구시 3대 현안이 큰 산을 넘은 건 분명하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란 시각도 크다.
신청사 건립의 경우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대구시의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 등을 볼때 예산 문제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합신공항의 경우 공동후보지(군위 소보, 의성 비안) 중 인센티브에서 소외된 의성군민들의 불만을 조기 봉합할 수 있는 대안과 민항인 대구공항 이전 절차에 있어서 대구시민들의 긍정적인 여론 형성이 절실해 보인다.
김성영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