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 양촌 적치장 현장
[여주=일요신문] 경기 여주시가 공개입찰 낙찰가가 9,700원(m³당) 수준의 준설토를 1,132원에 수의 계약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특혜의혹이 일고 있다.
지난 8월 13일 남한강 준설토 매각과 관련해 여주시 공무원의 비위행위 내용이 담긴 제보가 감사원에 접수됐다. 제보장에는 여주시가 양촌 적치장 준설토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업무를 은폐 축소하고 기존 계약 포기자로부터 귀속시킨 재산을 지역 민간업체에 부당하게 승계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제보자는 2020년 3월 여주시가 공개입찰을 실시한 당산리 준설토 낙찰가가 9,700원이라는 근거를 들며 “여주시가 귀속된 자산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공개 입찰가의 9분의1 수준으로 헐값 수의계약을 했다”며 “이 과정에서 특정 지역업체가 특혜를 받아 부당이득이 생기고 세금 탈세까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여주시 양촌 적치장의 준설토는 지난 2017년 특임회(대한민국특수임무유공자회)와 계약을 체결해 오는 2020년 10월까지 총 115억 1180만 원을 9회 분납하는 조건으로 매매 계약이 이뤄졌다.
하지만 특임회가 마지막 9회차 분납금 10억 4000여만 원을 납부하지 못해 올해 5월 20일 매매계약이 해지 됐다. 이후 여주시는 잔여 준설토를 귀속시켰고 일주일 뒤인 27일 홈페이지를 통해 수의계약이 체결됐다는 공고를 올렸다. 계약금액은 ㎥당 1,132원으로 직전 계약자인 특임회 3,490원과 여주시의 공개 입찰가 9,700원과 비교하면 헐값이나 다름이 없는 금액이다.
특이한 점은 특임회가 납부하지 못한 금액 약 10억 원은 준설토 계약 당시 발행받은 이행지급보증보험증권(계약금 10%)을 통해 납부할 수 있는 금액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제보자는 “적치장에는 잔여 준설토가 남아있어 계약상 귀속물량이 확보되기 때문에 충분히 분납금을 납부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여주시가 귀속시켰다고 주장하는 준설토 60만㎥은 생산 완제품 골재 15만㎥(시중가 약 21억원), 자갈 45만㎥ (시중가 약43억)으로 약 64 억의 가치가 있었지만 시가 감정 평가의뢰도 하지 않고 ㎥당 1,132원이라는 헐값에 수의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여주시 하천과 담당 팀장에게 사실확인을 요청하자 P팀장은 해당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하고 “ 준설토와 관련해 고발 조치돼 수사를 받는 입장 이어서 취재에 응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여주시의 남한강 준설토 관련 문제는 늘 뜨거운 감자였다. 각종 의혹과 추측성 소문으로 인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하지만 이번 감사원에 접수된 제보내용은 구체적인 정황과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들로 이뤄져 있어 큰 파장이 예상된다.
김선민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