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순국 메이저리그 사진전문기자 |
올스타전은 메이저리그 선수들한테 가장 인기있는 축제이기도 합니다. 인기와 관심이 많은 만큼 올스타에 뽑히고 싶어 하는 선수들도 엄청 많고요. 그러나 조금 욕심을 낸다면 전 성적으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구단 홍보나 감독 추천으로 뽑히는 것도 고마운 일이지만 성적으로 평가받아서 올스타전에 나갈 수 있다면 얼마나 영광스런 일일까요. 지금의 제 성적은 올스타에 뽑힐 만한 성적이 아닙니다. 그러다보니 올스타전을 앞두고 팀에서 절 밀어주고 있는 부분이 조금 불편해지는 것 같아요. 가장 쉬운 방법은 올스타에 당당히 선정될 수 있도록 실력을 키워야 하는 거겠죠.
제 생각을 들은 아내가 너무 자기 자신을 괴롭힌다면서, 현실을 편안히 받아들이라고 조언을 하네요. 제 눈은 3할 타율에 홈런 1위, 타점 1위에 올라있는 선수한테 맞춰져 있기 때문이죠. 그 정도가 돼야 야구 잘하는 선수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지난 번 일기에서 ‘왜 선수들이 이기는 팀에서 뛰고 싶어하는지 알겠다’라고 표현한 적이 있었어요. 그 후 주위에서 올 시즌 마치고 다른 팀으로 옮겨가려는 거냐며 물어보시더라고요. 꼭 팀을 옮기겠다는 뜻이 아니라 그만큼 우리 팀의 승리가 절실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 혼자 독주하는 것보다 모든 선수들이 잘 치고 잘 던지고 잘 막아준다면 얼마나 행복하고 기분 좋게 야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던 거죠.
한국에서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 명단이 발표됐다고 들었습니다. 제 이름도 포함돼 있어서 상당히 설레고 긴장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번 참가했던 제2회 WBC대회를 통해 느낀 점이 너무 많았어요. 가슴에 태극 마크를 달고 야구를 하는 경험은 고등학교 때 청소년야구대회 이후 처음이었거든요. 평소 인터넷이나 TV를 통해 알고 있던 쟁쟁한 대표팀 선수들과의 만남은 저한테 잊을 수 없는 충격과 감동을 전해줬습니다. 왜 대표팀에 들어가면 갖고 있던 실력, 그 이상의 에너지와 힘을 낼 수 있는지도 절감할 수 있었고요.
다시 한 번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최상의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저한테 아시안게임이 얼마나 중요한 대회로 자리매김하는지 잘 알고 계실 거예요. 간절한 마음을 갖고 시즌 중 부상당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되겠죠.
내일부터 뉴욕 양키스와의 4연전이 시작됩니다. 제가 있는 곳은 뉴욕의 한 호텔이고요. 박찬호 선배님과의 맞대결도 기대가 되는 부분인데, 어떨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전 서재응 선배님을 마운드에서 만났을 때는 저한테 홈런도 안겨주셨는데….^^ 재미있는 경기를 펼치고 싶은 게 솔직한 생각입니다.
뉴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