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률 7할대를 넘나들며 시즌 초반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SK 와이번스의 세 선수가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기 위해 뭉쳤다.
영양가 만점의 활약으로 2009년 최고의 한 해를 보낸 SK 해결사 박정권은 축구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표현했다. 원래 축구 경기 관람을 좋아하는 데다 월드컵만큼은 꼭 챙겨보며 응원해왔다고 한다. 박정권은 역대 월드컵 경기 중 잊을 수 없는 명장면으로 2002년 월드컵 16강전(이탈리아전)을 꼽았다. “후반 종료 직전 동점골이 나오기 전까진 지는 줄로만 알았다. 연장 후반 안정환의 골든골로 월드컵 8강 진출이 결정되던 순간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박정권이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특별히 응원하고 싶은 선수는 박지성이다. 이유를 묻자 “지성 팍이 대세 아닌가? 나도 대세를 따라야지”라며 웃음을 지었다. 그는 “전 국민의 염원을 기억하시고 멋진 경기 기대합니다”란 응원메시지를 남기며 “몸 건강히 다녀오시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명품 수비수’에 ‘SK 공격 해결사’란 수식어까지 달며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나주환. 그 역시 축구 광팬이다. ‘시즌 중인데 남아공월드컵 경기를 직접 보며 응원할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에 “당연하다.
월드컵을 야구로 비유하자면 한국시리즈 아닌가. 월드컵 경기만큼은 꼭 챙겨봤다”며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나주환이 꼽은 월드컵 명장면은 2002년 열렸던 한국 대 포르투갈 경기였다. 그는 “16강을 결정짓는 박지성 선수의 감각적인 왼발 슛을 잊을 수가 없다. 정말 환상적이었다”며 월드컵 사상 첫 16강 진출의 감격을 되살렸다. 한편, 나주환이 이번 태극전사들 중 마음속으로 열렬히 응원하고 있는 선수는 이동국이다. 그는 “불운을 딛고 힘들게 발탁됐으니 최고의 골잡이가 되시라”고 기원했다. 이어서 “후회 없이 온 기량을 맘껏 쏟고 오시길 빕니다”란 응원메시지도 덧붙였다.
‘장타율 1위’에 이름을 올리며 거포 본능을 아낌없이 드러내고 있는 최정의 취미는 축구 관람이다. 그는 “지구촌의 축제에 빠질 수 없다”며 월드컵을 향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정이 꼽은 월드컵 최고의 장면은 2002월드컵 스페인전에서 4강 진출을 결정짓던 홍명보의 짜릿한 승부차기. 최정은 “당시 한반도를 뒤엎었던 국민들의 환호를 또렷이 기억한다”며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다시 한 번 온 국민이 활짝 웃을 수 있는 멋진 경기 보여주세요”란 응원메시지를 남겼다.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 기적 같은 끝내기 홈런으로 대망의 V10을 달성한 KIA 타이거즈 선수들도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김상현의 빈자리를 확실히 메우고 있는 ‘제2의 신데렐라’ 박기남은 개인적으로 박지성의 팬이다. “한국 축구하면 박지성 아닌가.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넣었던 골도 일품이었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박기남은 한국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당연시했다. 최강의 전력을 꾸린 만큼 16강 이상의 성적도 올릴 수 있다는 것. 그는 “남아공까지 머나먼 원정길에 올라 경기를 펼칠 텐데 비록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힘내세요!”란 따뜻한 응원메시지를 보냈다.
KIA 구원자 역할을 톡톡히 하며 침체된 팀 분위기를 살리는 데 앞장선 서재응이 꼽은 월드컵 사상 최고의 장면은 2002년 이탈리아와의 16강전이다. 당시 미국에 있었던 서재응은 꼭두새벽에 일어나 월드컵 대표팀을 응원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시합을 위해 이동 준비 하느라 이탈리아전을 끝까지 지켜보지 못했다. 나중에 안정환 선수의 골든골로 한국 대표팀이 8강 진출에 성공했단 소식에 환호성을 질렀다”며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떠올렸다. 그는 “착실하게 준비를 잘 해왔기 때문에 멋진 경기를 펼쳐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부담감만 떨쳐낸다면 16강도 충분히 가능할거라 봅니다. 저 역시 운동선수로서 열심히 응원할게요. 파이팅!”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다.
KIA 주전 자리를 꿰차며 꾸준한 활약으로 ‘2년차 징크스’를 깨고 있는 안치홍은 박주영에게 기대감을 표시했다. “세계적인 무대에서 박주영이 스트라이커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줄 것”이라며 믿음을 보였다. ‘16강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는 “축구 전문가가 아니라서”라며 머리를 긁적이다가 “그러나 무조건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16강 진출을 열심히 응원할 것”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16강을 넘어 8강, 그리고 그 이상의 도전을 통해 2002년 월드컵의 영광을 재현해 주세요!”라고 외치는 그의 목소리에 패기가 넘쳐 흘렀다.
‘롯데 활력소’ 조성환은 “결과가 궁금해서 잠 못 자는 것보다는 응원하는 게 낫다”며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롯데의 주장답게 대표팀 사령탑 허정무 감독을 응원하겠단다. “태극전사들은 팬들의 응원을 듬뿍 받을 것 아닌가. 감독님을 향한 응원은 분명 모든 선수를 아우를 수 있을 것”이란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한국 축구는 강합니다. 상대편 전력에 주눅 들지 않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비록 종목은 다르지만 우리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응원할 겁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돌아온 넥센 히어로즈 주전 3루수 황재균은 2002년 월드컵 스페인전에서 홍명보의 승부차기 장면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평소 무뚝뚝하게 보였던 홍명보가 활짝 웃으며 하얀 이를 드러냈을 때 간절히 원하던 바를 이룬 그의 기쁨이 전달돼 무척 감동적이었다고. 그는 “스포츠인이라면 그 웃음의 의미를 더 크게 느낄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황재균은 “2008, 2009년에는 한국 야구가 국민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물한 데 이어 올해는 한국 축구가 국민들을 또 한 번 기쁘게 할 차례예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 경기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파이팅!”이란 따뜻한 응원메시지를 전했다.
넥센 차세대 ‘천재 유격수’ 강정호는 2002년 월드컵 4강전에서 스페인 선수들의 공을 온몸으로 잡아낸 최고의 골키퍼 이운재를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로 꼽았다. “몸을 던져 공 하나하나를 막을 때 흘린 그 땀이 존경스럽다”며 입을 열었다. 강정호가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특별히 응원하고 싶은 선수 역시 이운재다. 월드컵 무대에서 이운재가 보여줬던 집중력은 강정호 자신에게도 큰 힘이 됐다고.
삼성 라이온즈의 철벽 구원투수 정현욱, 안지만도 태극전사들에게 응원메시지를 보내왔다. 두 선수 모두 시즌 중이지만 남아공월드컵 경기만큼은 꼭 챙겨볼 생각이란다. 월드컵 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정현욱은 2002년 월드컵 포르투갈전에서 선보인 박지성의 환상의 슛을, 안지만은 월드컵 첫 승을 올린 폴란드전을 꼽았다. 정현욱은 “박지성의 뒤를 이어 한국의 간판스타로 성장하고 있는 이청용 선수가 기대된다. 통쾌한 한 골 부탁한다”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안지만은 특별히 응원하고 싶은 선수로 안정환을 꼽았다.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 출전이 될 것 같기 때문이라고. 두 선수는 “4강까지 힘내시길 목이 터져라 응원하겠습니다. 아시안 게임 때 야구 국가대표 선수들도 응원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질세라 두산 베어스 투수 김선우, 임태훈도 12번째 태극전사를 자청했다. 김선우는 월드컵에 출전했던 선수들 중 이운재를 최고로 꼽았다. 강팀을 상대로 몸을 사리지 않고 대표팀 수문장 역할을 톡톡히 해낸 그가 존경스럽다고 한다. 그는 “마지막 국가대표로 뛰시는 월드컵이라는데 유종의 미를 꼭 거두시길 바랍니다”면서 “2002년도의 활약을 다시 한 번 기대할게요. 파이팅!”이라며 태극전사들을 응원했다. 임태훈은 박지성에게 특별한 응원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단다. “어게인(AGAIN) 2002! 그때의 영광을 재현해주세요. 산소 탱크에 산소가 부족하면 저에게 말씀하세요. 제 산소 빌려드릴게요”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기회만 되면 스리런(3점) 홈런을 꽝꽝 때리는 ‘찬스맨’, LG 트윈스 오지환은 월드컵 경기 중 가장 아슬아슬했던 장면으로 2002년 월드컵 4강전 승부차기를 꼽았다. 마지막 키커로 나선 홍명보가 찬 공이 스페인 골문을 흔들었을 때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하며 연신 볼을 꼬집었다고. 이번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그 때의 감동을 기대하며 경기를 꼭 챙겨보겠다고 한다.
베이징 올림픽과 WBC에서 세계를 놀래킨 한국 간판 투수 한화 이글스 류현진은 “한국 야구가 국제대회를 통해 세계에서 인정받는 강국이 됐습니다. 한국 축구도 이번 월드컵을 통해 축구 강국, 스포츠 강국임을 알려줄 시간이 됐습니다. 기대할게요”라며 대표팀 선수들을 응원했다.
우리도 12번째 태극전사
허정무 감독님을 믿~습니다
“월드컵 대표팀을 응원한다는 건 국민 된 도리로서 당연한 일이죠. 2002년 월드컵 이후로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특히 포르투갈전에서 박지성 선수가 보여준 트래핑 후의 골이 인상적이었죠. 이번 월드컵 무대에서도 박지성 선수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부상 없이 좋은 성적 거두시고 돌아오세요.”
임재철 (두산)
“이청용 선수 기대됩니다. 한 골 넣어 주실거죠? 최선을 다한 플레이로 꼭 이기고 돌아오길 바랍니다.”
신경현 (한화)
“허정무 감독님! 열심히 준비하신 만큼 좋은 결과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2002년 신화를 다시 한 번 썼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휴식시간을 이용해 짬짬이 보며 응원하겠습니다.”
권혁 (삼성)
“저는 태극전사들이 2002년 이탈리아전에서 기적 같은 승리를 올렸던 그 때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막판까지 심장을 졸이고 봤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엔 여유 있게 승리를 거둘 거란 예감이 드는데요. 대한민국 파이팅!”
김현수 (두산)
“특별히 응원하고 싶은 선수요? 기성용 선수요. 정말 잘생겼어요(웃음). 잘 할 거라 믿어요. 파이팅!”
김태완 (한화)
지난번 평가전을 보고 태극전사들의 멋진 모습에 박수를 쳤다고. 그는 “대표팀 선수들의 컨디션이 매우 좋아 보여요. 이번에 분명 좋은 결과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2002년 기운을 받아 꼭 16강 진출하세요”라며 응원 메시지를 남겼다.
정유진 기자 kkyy122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