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MBC 실화탐사대
지난 8월 30일 여느 때처럼 일을 마치고 퇴근을 하던 김소윤 씨(39)가 살해됐다. 코로나 19로 일자리를 잃은 아버지를 대신해 쉬지 않고 매일 일했다는 소윤 씨.
버스비 1150원이 아깝다며 도보로 한 시간 반이나 되는 길을 걸어 다니던 착하기만 한 딸이었다. 가난한 집안 형편을 위해 그녀가 취득한 자격증만 7개. 아버지는 성실하고 야무졌던 딸의 죽음에 의문을 제기했다.
소윤 씨를 살해한 범인은 무직 상태인 29살의 청년. 그는 택배회사를 그만두고 생활고에 시달리다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녀를 살해하고 남자가 가져간 현금은 단 1만 원이었다.
소윤 씨의 아버지는 “돈 만 원에 솔직히 신용카드 내놓으라고 하면 가방 채로 던졌을 텐데 (CCTV를 보면) 엄청나게 반항했다고 해요. 돈 만 원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녀의 오빠도 “강도 짓을 하려고 했던 것 같진 않고 여자가 지나가니까 성폭행을 하려고 시도를 했지”라고 말했다.
소윤 씨의 시신이 발견된 콩밭. 가슴과 목 등 흉기에 수차례 찔린 피해자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시신의 상처와 사건의 잔혹성에 근거해 계획적인 범죄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3일 동안 범행 주변을 배회한 피의자. 범행 5시간 후 피의자는 현장에 다시 돌아와 시신을 5m가량 옮기고 휴대전화와 신용카드를 가져갔다.
이후 휴대전화를 바다에 버린 뒤, 훔친 카드로 편의점에 들러 닭다리, 딸기우유, 라볶이 야식거리를 잔뜩 구입했다.
단순 강도살인으로 보기엔 수상한 범인의 행동. 수사 결과 피의자는 평소 인터넷 방송 여성 BJ에게 사이버 머니를 후원하며 돈을 탕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한 BJ와는 만나기도 하며 선물까지 했다는데. 그렇게 범인이 진 빚만 무려 5500만 원이었다. 피의자는 어쩌다 여성 BJ가 등장하는 인터넷 방송에 빠지게 된 걸까.
제작진이 만난 한 인터넷 방송 시청자는 범인이 현실에서는 무일푼의 청년이었을지 몰라도 가상의 세계에서 고액의 후원자 일명 ‘큰손’ 행세를 해왔을 거라고 이야기했다.
BJ에 빠져 전 재산을 탕진한 29살 청년. 그는 무엇을 노린 것인지 사건의 숨겨진 진실을 살펴본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창년 아동 학대 사건의 감춰진 진실도 추적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