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정현 사범(가운데)과 아르헨티나 외교관 세르그로 씨(맨왼쪽), 아넬라이즈 양(빨간 티셔츠), 네덜란드 참사관 툰 반 덴 휴벨 씨(맨오른쪽). |
그들 중에서 눈에 띄는 사람이 한국대표팀 응원 티셔츠를 입고 있었던 아넬라이즈 양. 그는 열렬한 한국축구대표팀 서포터스였다. 아넬라이즈 양은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그중에서 축구는 태권도 다음으로 사랑하는 종목”이라면서 “이번 남아공에서 열리는 한국대표팀 경기에 직접 가서 현장에서 응원할 것이고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것을 확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맞붙을 아르헨티나의 외교관인 세르그로 씨는 축구팬답게 한국과 아르헨티나 경기에 대해 전문가 못지않은 의견을 제시했다. “아르헨티나 입장에선 그리스 나이지리아보다 한국이 의외로 까다로운 상대다”면서 “한국이 아르헨티나 선수들을 집중 마크해서 들어온다면 아르헨티나라고 해도 한국을 이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그는 또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 중인 박지성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굉장히 똑똑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이번 월드컵에서 반드시 한 골 이상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국의 태권도를 굉장히 사랑한다는 그에게 한국과 아르헨티나 경기 때 어느 나라를 응원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웃으며 “난 두 팀을 모두 응원하겠다”라는 말로 피해갔다.
▲ 사물놀이 응원단 시포, 레세보, 조안나(왼쪽부터). |
다음날 프리토리아 쇼상구베 지역에서 만난 남아공 태권도 국가대표팀 선수 3명은 한국대표팀 경기가 열리는 세 곳의 경기장을 직접 찾아가 사물놀이를 즐기며 열띤 응원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일요신문>과의 인터뷰를 위해 5시간 동안 택시를 타고 쇼상구베까지 날아온 그들은 모두 한국의 레드 티셔츠를 입고 저마다 손에 태극기를 든 채 ‘대~한민국’을 외쳤다.
육군사관학교에 입사 지원 예정자인 조안나 양은 “남아공 출신이라고 해서 자국만 응원하진 않을 것이다. 32개의 월드컵 출전국 중 남아공을 제외하고선 가장 애정이 가는 팀이 한국”이라면서 “축구선수 중 제일 만나고 싶은 사람이 다른 나라 선수가 아닌 바로 박지성”이라고 말했다.
태권도 청소년대표팀에서 활약 중인 레세보 군과 시포 군은 킥복싱을 하다 태권도에 빠진 케이스. 두 사람 모두 한달 전부터 매일 3시간씩 사물놀이를 배우고 연습하면서 한국팀 응원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시포 군은 “한국 축구는 세계적인 강팀은 아니지만 아기자기하면서도 분명한 색깔을 갖고 있다”면서 “태권도를 통해 한국을 알게 됐고 한국을 좋아하면서 한국 축구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결승에서 남아공 대표팀과 한국이 만났으면 좋겠다”는 말로 한국축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조안나, 레세보, 시포 군은 그동안 연습한 사물놀이가 한국인들이 하는 사물놀이 못지 않은 깜짝 실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포트엘리자베스=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