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조성진. 대구콘서트하우스 제공
[대구=일요신문] 대구콘서트하우스의 명연주시리즈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이 오는 10월 30일 저녁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2015년 한국인 최초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를 우승하며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주목을 받은 조성진은 세계 곳곳의 명망 높은 공연장과 오케스트라 및 지휘자와의 연주, 독주회뿐만 아니라 음반에서도 화려한 성과를 보이며 독보적인 행보를 걸어가고 있다.
지난해 6월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이후 1년 만에 대구 관객을 찾는 그는 슈만, 시마노프스키, 리스트의 감각적이고 드라마틱하면서도 초인적인 기교를 요구하는 작품들로 자신의 모든 기량을 쏟아낼 예정이다.
세계 최고의 연주자를 초청하는 대구콘서트하우스 ‘명연주시리즈’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깊이를 다져가는 조성진의 현재를 만나보자.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2015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에 입상하며 국제적인 수준의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동세대 연주자들 중 단연 두각을 나타내는 아티스트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 음악시장에 조성진이란 이름을 알린 이후 그의 행보는 모든 것이 새로운 역사가 되고 있다. 그는 콘세르트 허바우, 카네기홀, 산토리홀, 비엔나 콘체르트하우스 등 세계 각국의 명망 있는 공연장뿐만 아니라, 사이먼 래틀, 안토니오 파파노, 얍 판츠베덴, 야닉 네제 세겡, 정명훈 등 지휘 거장과 협연했다.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인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과 독점계약을 맺었고 발매하는 음반마다 멀티 플래티넘 판매를 기록했다. 오늘날 우리가 전설처럼 존경받는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알프레트 브렌델이 아끼고 사랑하는 젊은 피아니스트가 됐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베를린 필하모닉 재초청 공연, 뉴욕 필하모닉 정기 연주회 데뷔, 시카고 심포니 피아노 시리즈, 위그모어홀 120주년 시즌 무대에도 이름을 올리며 이 시대 최고의 연주자임을 증명하고 있다.
이번 공연의 시작은 슈만의 유모레스크이다. 슈만의 대표작 중 하나이자 2011년 17살의 조성진이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선보인 이후 정확히 9년 만에 다시 연주하는 곡으로 그간 그의 성장과 변화를 기대해볼 수 있는 곡이다.
제목이 언뜻 가벼운 소품을 연상하게 하지만 6부분으로 나눠진 곡 전체가 쉼 없이 계속 이어서 연주되며, 고전적인 틀에서 벗어나 작곡가의 감정에 따라 곡이 변화해 나가는 ‘낭만음악’의 전형을 제시하고 있는 곡이다.
두 번째 곡은 20세기 폴란드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시마노프스키의 ‘마스크’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실연으로 접하기 어려운 곡이다. 다소 덜 연주되는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하길 즐겨한다는 조성진은 이번 공연을 통해 관객에게 좋은 작품을 소개하고 싶어 이 곡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1차 세계대전 이후 혼란스러운 폴란드의 비극과 생애 전반을 채운 많은 여행은 시마노프스키에게 문화적 자극을 주고 음악혼을 일깨워주었다. 그의 곡 ‘마스크’는 도발적인 화성과 변덕스러운 리듬, 예측 불허의 뉘앙스가 전면에 나타나며, 작품 전반을 꿰뚫는 비극적인 정서와 신비감 등 조국의 독립이 이뤄지기 직전 그의 작품들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마지막 곡은 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 b단조이다. 조성진 스스로 가장 녹음이 힘들면서도 애착이 가는 곡으로 꼽은 이 곡은 낭만주의 피아노곡의 절정이라 불릴 정도로 길고 큰 스케일을 갖추고 있다. 초인적인 기교와 파워, 극적 전개를 끌고 갈 탁월한 감수성을 요하는 대곡으로 조성진이 갖춘 모든 기량이 거침없이 발휘될 예정이다.
‘명연주시리즈’는 음반 및 영상으로 접해 온 세계적인 연주자의 연주를 눈앞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연이며, 대구를 넘어 전국적으로 뜨거운 호응을 받아온 대구콘서트하우스의 스테디셀러이다.
2013년 재개관 이래로 꾸준히 정명훈, 조수미, 기돈 크레머, 루돌프 부흐빈더 등 독주자뿐만 아니라 베를린 필 12첼리스트, 쾰른 챔버 오케스트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모스크바방송교향악단,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등을 선보였다. 그리고 올해 단 하나의 명연주시리즈로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연주를 대구 관객에게 선보인다.
#대구보건대 인당뮤지엄, 박선기 초대전 ‘SPACE’
순수지각의 세계로 들어서는 문지방
박선기 作. 대구보건대 제공
대구보건대학교 인당뮤지엄의 박선기 작가 기획초대전 ’SPACE‘가 이달 27일부터 내년 1월 20일까지 열린다.
이번 초대전은 공간과 빛, 반사를 활용해 공간의 지향점을 구현한 박선기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대규모 전시다.
숯을 투명 나일론 실에 매단 설치 콜렉션과 거울 상자를 쌓거나 나열한 방, 작은 공들이 끊임없이 반복되며 꼭지점을 향해 빨려 들어가는 방 등 설치작품 6점과 조각작품 2점이 인당뮤지엄 로비를 비롯해 5개 전시실에서 선보인다.
박 작가의 작품은 매우 이지적이며 과학적인 계산의 결과처럼 보이지만 형태는 궁극적 목적이 아니라 참여를 위한 장치다.
감정을 철저히 배제한 기하학적 형태와 거울 반사체, 빛을 동원해 공간에 대한 지각과 인식의 경계를 넘나들고 실제와 가상의 경계를 해체한다.
관람객은 작품 속으로 걸어 들어감으로써 작품의 일부를 구성하는 요소가 되고 빛의 개입과 간섭으로 만들어진 ‘공간 속의 공간’을 경험하게 된다.
박 작가는 중앙대 조소학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밀라노국립대학을 졸업했다.
2019년 대고려(국립중앙박물관, 서울), 2018년 아트 마이닝(Grand Palais, 파리), 2017년 Nature(갤러리 BK, 서울), 2016년 Dangling.Yearning(Ever Harvest Gallery, 타이페이), 2015년 The Wolf and the Tiger(Nuseo Della Permanete, 밀라노) 등 국내 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180여 차례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가졌다.
최태만 미술평론가는“박선기 작가의 작품은 감정이나 논리가 아닌 신체로 경험하는 순수 지각의 세계로 진입하는 문지방으로써 관람객들이 그 경계를 넘어 들어갈 때 작품의 구성요소로서 하나의 점으로 수렴되거나 무한하게 확장되는 공간 속에 서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해 줄 것”이라며 “그의 작품은 참여 과정이 중요하므로 작품 속에서 주체는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작품의 일부로서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관람은 예약제로 하며 무료다. 매주 일요일은 휴관이다.
#‘2020 대구시 무형문화재 제전’ 27일부터 수성아트피아서 개막
대구시 무형문화재 제9호 ‘살풀이춤’. 대구시 제공
대구시 무형문화재 전 종목 보유자와 전수자들의 작품과 공연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2020 대구시 무형문화재 제전’이 10월 27일~11월 1일 수성아트피아에서 열린다.
올해 18회째를 맞는 이번 제전은 개막행사 없이 무형문화재 기능종목 작품 전시와 예능종목 공연으로 진행된다.
시 무형문화재 17종목 전체가 참여, 대구 무형문화재가 보존·전승돼 온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 기간 수성아트피아 호반갤러리와 멀티아트홀에서는 시 무형문화재인 하향주, 대고장, 단청장, 모필장, 창호장과 시 국가무형문화재인 조각장의 작품 100여점이 전시된다.
10월 31일과 11월 1일 양 일 간은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오후 3시부터 3시간여 동안 무형문화재 예능종목 공연이 펼쳐진다.
31일에는 천왕메기, 수건춤, 가곡, 달성하빈들소리, 판소리(흥보가), 살풀이춤, 욱수농악 공연이, 1일에는 날뫼북춤을 시작으로 판소리(심청가), 공산농요, 영제시조, 동부민요, 고산농악 공연이 이어진다.
공연 관람은 1일 200명으로 제한된다.
김성영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