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근 주민들 “임대아파트 생기면 학교 측도 좋은 일…서로 WIN-WIN하는 결과 나오길”
포항중앙초등학교 담장 안 쪽에 중해건설의 아파트 건설현장 울타리가 설치돼 있다.
[포항=일요신문] 경북 포항시 북구 우현동에서 임대아파트 ‘포항우현 중해마루힐 센텀’을 짓고 있던 ㈜중해건설이 지난달 25일 인근 포항중앙초등학교 담장 일부를 허락 없이 뜯어내 훼손하고 학교 내부에 아파트 건설현장 울타리를 설치해, 해당 학교 측이 해당 건설회사를 경찰에 고소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학교 측은 “건설사 측이 사전에 어떤 협의도 없었고 뒤늦게 알게 돼 저지를 했음에도 경찰이 오기 전까지 이를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 측의 입장에서는 소음과 비산먼지를 비롯해 지반침하와 계단균열의 피해를 감수해가며 양보할 만큼 양보했는데도 건설회사 측이 이런 사태를 벌여 경찰에 고소를 했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등 1000여 아이들의 안전은 아랑곳하지 않고 일요일에 기습적으로 펜스를 설치한 건설회사를 시와 교육당국이 그냥 보고 넘겨서는 안된다”며, 사태의 신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서고 있다.
학교 측과 학부모들은 현재 이 사태의 해결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놓고 있는 상황이다.
중해건설 측의 경우 “사전에 구두와 문서로 학교 땅 일부를 잠시 사용해야하는 상황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해명하며, “하지만 아무런 회신과 협조가 없어 공사일정과 장비 때문에 부득이하게 포항시의 협조를 구하고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인근 주민들은 양측이 원만하게 이번 사태를 처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 위치에 임대아파트가 생기는 것이 학교 측에도 여러모로 좋다는 것인데, 주민들은 초등학생 학령기의 아동들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이 많이 거주하게 돼 학생들의 충당이 원활하게 되고, 특히 일정 기간만 한 학교에서 머물 수 있는 교직원들의 거처로서도 적합한 공동주택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학부모를 포함한 주민들은 지금 건립되고 있는 임대아파트가 교직원과 학생 모두에게 도움이 돼 결국은 학교에 많은 도움을 주게 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
실제 학교 측에서도 이런 사실을 모를 리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당초 감정싸움으로 시작돼 법정에서 결론이 날 것처럼 번졌던 이번 사태는 양측이 차츰 한발 씩 양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현재는 양쪽이 원만한 타협과 해결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해건설 측은 현재 학교에 대한 복구와 보상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고, 학교 측 역시 고소취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학교 인근 한 주민은 “학교와 건설회사가 WIN-WIN하는 것으로 결론이 난다면 양측에 더 없이 좋은 결실이 맺어질 것”이라며, “학령기 아동을 자녀로 둔 젊은 층들이 선호할 수 있는 아파트와 초등학교가 어우러져 예쁘고 활기찬 동네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권택석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