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KBS 한국인의 밥상
수많은 이주민이 사는 땅 제2의 고향 인천. 가지각색의 고향 내음을 품은 사람들 바닷길과 하늘길이 만나는 인천으로 모였다.
마음의 고향, 인천의 식자재와 태어난 고향에서의 그리운 추억이 만나 따스한 내음 나는 한 상이 차려진다.
사람 따라 함께 온 손맛으로 이들은 인천만의 달고도 짠맛을 창조했다. 영흥도에서 많이 해 먹는 갱국을 바지락과 함께 볶아 북한식으로 만들고 기존의 빵과는 모양부터 다른 산둥식 빵을 정성스레 만들며 그간의 고생으로 이룬 맛을 버무린다.
게다가 그 당시 이주민들을 포근히 안아주던 변치 않은 오래된 가게들도 찾아간다고 한다.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전경에서 어린 시절 먹었던 맛과 향기에 한껏 취한다.
인천에는 아직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다. 40년간 한 자리에서 생과자를 만드는 강동기 씨 부부와 53년째 한치 보쌈을 만들고 있는 김소자 씨는 이곳을 제2의 고향으로 삼은 사람들의 안식처이자 마음의 고향이 되어주었다.
이런 오래된 식당 중 인천 사람들이 잊지 못하는 60년 된 복어 전문 식당이 있다는데 어머니가 차린 식당을 이어가고 있는 김현서 씨는 1·4후퇴 때 평양에서 내려와 이 자리를 오래도록 지키고 있다. 아내의 고향은 강원도 철원으로 두 사람은 제2의 고향에서 만나 또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며 요리한다.
이곳의 숨겨진 원조 메뉴는 복탕이 아닌 바로 돈가스. 기술 전수를 위해 공장들에 들어온 외국인 기술자들을 위해 만들던 게 시작이라는데. 오랜만에 옛날 그 맛이 보고 싶다는 아내를 위해 김현서 씨가 솜씨를 발휘해 본다.
뿐만 아니라 어머니가 고안한 복중탕은 고추장과 된장 양념이 섞여 한층 구수하고 개운하다고. 거친 땅에서 마음 기댈 곳이 되어준 인천의 오래된 식당 주인들의 구수한 내음이 온몸을 감싼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