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학교 가좌캠퍼스 전경.
[경남=일요신문] 경남지역 거점 국립대 통합이 최종 관문을 통과했다. 교육부가 경상대학교-경남과학기술대학교 간 통·폐합을 승인한 것이다.
교육부는 24일 ‘경상대학교-경남과학기술대학교 간 통·폐합 승인 통보’ 공문과 함께 ‘경상대학교-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통·폐합 승인 통보서’를 양 대학에 각각 발송했다.
교육부는 공문에서 “경상대학교와 경남과학기술대학교에서 제출한 대학 통합 신청에 대해 우리 부에서 설치·운영 중인 ‘국립대학 통폐합 심사위원회’의 심사 결과와 양 대학의 자율적인 통합이 국립대학의 역할 강화 및 대학 특성화를 통합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양 대학의 통합을 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양 대학의 통합은 2005년 대학구조개혁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종전 국립대학 통합 사례와 달리 ‘입학정원 감축 없는 동일지역 국립대학 간 자율적 통합추진의 첫 사례’여서 특히 주목된다.
통·폐합 시기는 2021년 3월 1일이다. 다만, 통합대학교의 신입생 모집은 2022학년도 입학생부터 적용한다. 입학정원은 4313명으로 서울대를 제외한 9개 국가 거점 국립대학 가운데 3위 수준이 된다.
통합대학 교명(안)은 ‘경상국립대학교’로 정해졌다. 이 교명은 ‘국립학교 설치령’ 개정을 거쳐 2021년 3월 새로운 교명으로 확정된다. 통합대학교의 총장은 현 경상대학교 총장이 되며 칠암캠퍼스 부총장은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구성원의 추천인을 임명한다.
통·폐합 후 경남과학기술대학교는 2027년 2월말까지 존속하고 5년제인 건축학과는 2028년 2월말까지 존속하게 된다. 통합 이전 양 대학의 재직 교직원은 통합대학교 소속 교직원으로 본다.
재학생·휴학생 보호대책도 마련됐다. 2021년 3월 입학생까지는 학제 존속기간 동안 입학 학과 유지를 원칙으로 하며 학적 변동 없이 졸업 연도까지 보호하며, 재학생은 학제 존속기간까지 졸업 시 소속대학 또는 통합대학의 학위증 중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교육부는 통·폐합 승인 이행 조건으로 통합대학의 경쟁력 제고 및 국립대학의 역할 강화를 위해 ‘대학통합세부실행계획’의 구체적 이행을 위한 ‘통·폐합 이행 4개년 계획(2021~2024)’과 ‘2021년 이행계획’을 2021년 2월 내에 마련해 제출할 것과 통·폐합 논의 중인 유사·중복학과의 경우 학사통합 시기인 2022년 2월까지 통·폐합을 추진하도록 했다.
통·폐합 계획 이행 담보를 위한 ‘교육부-통합대학 간 통·폐합 이행 협약’을 2021년 2월 중에 체결한다.
통합대학교는 1대학 4캠퍼스 체제로 대학본부는 기능별로 이원화해 칠암캠퍼스에는 총장, 기획처, 사무국 등이 배치돼 대외적 기능을 맡는다. 가좌캠퍼스에는 교무처, 학생처, 연구산학처 등이 들어서 대내적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캠퍼스별 특성화를 통해 통합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한다. 가좌캠퍼스는 기존에 조성된 교육·연구 인프라를 확대한다. 통합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교육과 연구를 혁신하고 국가 및 지역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한다.
칠암캠퍼스는 ICT융합분야를 선두로 한 융합혁신 캠퍼스를 지향해 지역에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핵심인재를 양성하고, 혁신도시의 공공기관과 연계한 혁신형 인재를 양성한다.
통영캠퍼스는 해양에 인접한 지리적 특성을 살리고 지역사회와 긴밀히 협력하는 해양과학대학으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한다.
창원캠퍼스는 산학융합캠퍼스로서 창원국가산업단지 구조고도화 계획에 맞춰 첨단기계소재 산업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팩토리, IoT, AI 등 최첨단 융복합기술을 겸비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한다.
양 대학은 지난 5월 1일 대학통합 세부실행계획서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교육부는 ‘국립대학 통폐합 기준 고시(교육부고시 제2020-219호)’에 따라 국립대학 통폐합심사위원회를 구성해 6월부터 대학통합 세부실행계획을 토대로 대면평가·현장평가 등을 실시했다.
이어 9월 22일 양 대학이 체결한 ‘대학통합 세부협약서 및 부속합의서’에 따라 이번에 양 대학의 통합을 최종 승인했다.
양 대학은 대학 통·폐합 추진을 위해 정부로부터 2019년 27억 3000만 원(집행), 2020년 72억 5000만 원의 예산지원을 받고 있으나 통합대학 기반 구축에는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2021년은 정부안 62억 5000만 원이 국회 예산심의 중이며 현재 예산증액 또한 요구한 상태다.
경상대학교 권순기 총장은 “양 대학의 통합은 지난 2017년 국립대학 혁신사업을 시작으로 4년간에 걸쳐 양 대학 구성원과 졸업생·지역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 속에서 이끌어 낸 커다란 성과로서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번 통·폐합 승인에 따라 통합대학의 조기 안착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교육부 등 관계 부처 및 국회의 2021년 예산을 비롯해 향후 통합예산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국립대학 간 통합이 4차 산업혁명과 학령인구 급감 등 인구구조 변화에 대비한 국립대학 네트워크 활성화 및 타 국립대학의 통합 추진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통·폐합 심사위원회 정책제언을 면밀히 검토해 경남과학기술대학교와 원만한 협의를 통해 4개년 통합이행계획을 수립하고, 2021년 통합대학 출범과 2022년 통합대학 신입생 입학에 차질 없도록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김남경 총장은 “경남과학기술대학교와 경상대학교는 동일한 지역에 있으며 같은 뿌리에서 시작한 대학으로 소모적 경쟁에서 벗어나 규모의 경제 실현과 더불어 대학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이라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캠퍼스 간의 역할 분담과 기능 구분을 통해 통합대학의 시너지를 최대한 창출하기 위한 차별화와 특성화 추진으로 지역상생과 균형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