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고현항에 들어서는 빅아일랜드 조감도.
[일요신문] 고현항 재개발사업지의 시행사인 거제빅아일랜드가 거제시의회 일부 의원의 반대에 부딪혀 고현항에 조성키로 계획한 인공해변 설치를 전격적으로 철회하자 이를 두고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거제빅아일랜드는 고현항을 남해안 해양관광벨트의 거점이자 남해안의 중심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고현항 문화공원’ 조성안 일부를 변경했다. 변경안은 여름철에는 ‘수영장’을, 겨울철에는 ‘아이스링크장’을 갖춰 사계절 찾을 수 있는 관광지를 만들고자 하는 게 골자였다. 싼 가격에 거제의 어린이나 청소년 등 시민들이 수영을 즐기고, 빙판 위에서 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만들자는 계획이었다.
특히 거제빅아일랜드는 이 같은 구상을 밝히며 최고의 가치를 자랑하는 공원을 만들어 거제시민에게 받은 은혜에 보답할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안은 일부 시의원의 반대로 ‘거제시의회’라는 벽을 넘지 못했다. 거제빅아일랜드는 결국 조성계획을 백지화했다.
사업자는 조성계획을 백지화한 것이 거제시의회에서 무리한 요구를 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거제빅아일랜드 심정섭 대표는 “당초 계획한 문화공원 조성 예상비용 400억 원보다 거제시의회 측에서 제시한 조정안은 150억 원이 추가됨에 따라 감내하기가 힘들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이어 “국내 최초로 민간이 항만을 개발하는 첫 사례로 고현항을 미국 뉴욕 센트럴 파크처럼 만들고 싶었다. 이윤이 발생하지 않아도 다목적 다기능의 복합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현항 문화공원’ 조성안 계획이 무산된 게 알려지자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해당 사업에 기대감을 가졌던 거제시민들이 단체 행동에 나설 뜻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고현항 문화공원 조성을 둘러싼 논쟁은 2라운드로 돌입할 전망이다.
가까운 리조트 물놀이장 등을 이용할 경우 3인 가족이 부담해야 할 금액이 10만 원 이상이지만 고현항에 물놀이장 및 아이스링크장이 들어서면 거제관광개발공사의 관리 아래에 1만~2만 원만 부담하면 된다는 게 거제시민들이 해당 사업에 기대감을 갖게 된 주된 배경이다.
전기풍 거제시의원은 “거제시민을 위해 사업자가 보다 나은 문화공간을 만드는 것에 찬성한다. 시의회 행정사무 감사에서 갑자기 사업을 접는다는 말이 나오자 허탈감을 감출 수 없었다. 의회가 머리를 맞대어 시민에게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금자 거제시의회 부의장은 “고현항 재개발을 애당초부터 반대했으나 사업이 이왕 진행된 만큼, 거제시민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