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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칭궈 회장(왼쪽)과 유재준 회장. | ||
AIBA는 그 이유에 대해 ‘계속되는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의 지도력 문제 때문(Due to ongoing leadership problems in the Korean Amateur Boxing Federation)’이라고 했다.
‘지도력 문제’라는 게 참 추상적인 말이다. AIBA는 두 이벤트의 새로운 개최지 선정을 우칭궈 회장에게 일임했고, 우칭궈는 지난 7월 15일 아제르바이잔의 바쿠를 2011 세계선수권의 새로운 개최지로 발표했다. 아직 2010총회 장소는 발표되지 않았다.
세계복싱선수권대회는 100여 개국 1500여 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하는 매머드급 국제대회다. 올림픽을 제외하면 아마복싱에서 가장 큰 대회다.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꿈꾸는 부산은 이 대회 개최를 통해 국제대회 개최 경험을 쌓고, 유치활동에 힘을 보탤 계획이었다. 이에 2009년 2월 경쟁도시인 아일랜드 더블린을 제치고, 국제복싱연맹 집행위원 만장일치로 2011년 개최권을 따냈다. 사상 처음으로 대회 유치금 200만 달러도 제공하기로 했다.
이렇게 많은 노력과, 또 돈까지 들여가며 만장일치로 유치한 2011대회와 2010총회가 석연찮은 이유로 갑자기 취소되니 황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집행위원회 명의로 ‘부산 취소’ 결정을 발표하기 10일 전 AIBA는 김호 사무총장의 이름으로 2010 부산총회의 세부사항을 알리는 안내문을 발표하기도 했다는 사실이다. 이에 김호 사무총장과 우칭궈 회장의 불화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의 중심축에 놓여있는 KABF의 유재준 회장(능전건설 대표)은 “해도 너무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리고 AIBA의 횡포와 문화관광부, 대한체육회의 수동적인 태도에 서운함을 나타냈다.
“올해 총회에서 재선을 노리는 우칭궈 회장이 자신에게 협조적이지 않은 KABF를 계속해서 물고 늘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번 대회 취소도 사전에 AIBA는 부산시에 2011년 대회의 유치금 200만 달러를 먼저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제가 부산시에 그렇게 하지 말라고 권유했어요. 부산총회를 앞두고 우칭궈 회장의 선거자금으로 사용하려는 의도가 뻔하니까요.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니까 우리 KABF를 걸고 대회 취소 카드를 꺼내든 겁니다.”
이번 ‘부산 복싱세계선수권 취소’ 사태와 관련해 주무관청인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의 어정쩡한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예전 AIBA-KABF 갈등 때도 이렇다할 중재 노릇을 하지 못했고, 심지어 KABF 대신 AIBA의 편을 들어주기도 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한체육회는 처음 AIBA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다, 정반대로 돌아선 바 있다.
모두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3수에 도전하는 관계로 IOC 위원인 우칭궈의 한 표를 의식해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외 스포츠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중국은 이미 하얼빈을 내세워 2022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노리고 있다. 최근 막강한 경제력과 경기력을 바탕으로 주요 국제스포츠대회를 싹쓸이 하고 있는 중국은 유력한 후보 중 하나다. 당연히 바로 전 대회인 2018년 동계올림픽이 같은 동북아시아인 평창에서 열리는 것에 반대한다. 대만 출신으로 친중국계로 통하는 우칭궈가 평창을 지원할 리 만무하다”고 설명했다.
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einer@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