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아 놀자! 요즘 갈증 허덕
이로써 지금까지 제가 12개의 외야 어시스트를 기록했다고 하네요^^. 지난 시즌에는 11개의 어시스트 기록을 냈었는데, 현재 어시스트 부문 메이저리그 단독 선두라고 하니까 기분은 좋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선수들이 가끔씩 이런 질문을 해요. “추, 넌 송구할 때 어떻게 그리 빨리 던질 수 있니?”라고요.
제가 투수 출신인 줄은 아시죠? 그러나 투수가 공을 던지는 것과 수비수가 송구하는 공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투수는 낙차가 큰 변화구를 던질 수 있지만 수비수는 절대로 변화구를 던지면 안 되는 거죠. 공이 직선으로 갈 수 있게끔 많은 연습을 해야 해요. 더욱이 맨손으로 공을 잡아도 정말 찰나의 순간 실밥을 제대로 잡고 던져야 공이 쭉 뻗어갈 수 있습니다. 관중들이나 TV 시청자들한테는 보이지 않지만 전 공을 잡는 순간 굉장히 빠른 움직임으로 실밥을 고쳐 잡아요. 마이너리그때부터 그 연습을 해온 덕분에 설령 2루타의 공이든 홈인이 가능한 상황이든, 빠른 동작으로 송구를 하면 아웃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요즘 한국에선 이대호 신드롬이 일어난 것 같아요. 9경기 홈런 신기록에다 40홈런을 넘어 50홈런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까요. 정말 엄청난 기록이죠. 그래서인지 잘 나가는 대호가 요즘엔 저한테 전화도 잘 안 하는 것 같습니다^^. 아니, 제가 대호한테 전화를 해야 되는 거네요^^.
지인들이 이런 질문을 해 와요. 이대호가 FA 자격을 취득하면 해외 진출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미국과 일본 중 어디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으냐는 내용들이에요. 솔직히 이런 질문에 제가 할 수 있는 대답이 없어요. 그렇게 중요한 진로 문제는 결국 본인이 안고 가야 하는 부분이니까요. 더욱이 전 일본에서 야구를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메이저리그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죠.
그런데 이렇게는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일본 야구 선수들을 보면서 부러웠던 게 ‘인정받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미국 야구가 일본 야구를 인정하기 때문에 엄청난 몸값을 지불하고 메이저리그로 스카우트 해오는 것이니까요. 이승엽 선배님이 55호 홈런을 치며 아시아신기록 타이를 이루셨을 때 메이저리그 감독이나 선수들도 ‘대단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습니다. 그러나 정작 이승엽 선배님이 미국 진출을 시도하셨을 때는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지 못하셨어요. 이유는 이쪽 사람들이 갖고 있는 한국 야구에 대한 평가입니다. 즉 메이저리그에서는 일본야구보다는 한국야구를 한 수 아래로 보는 것 같아요. 그 부분이 얼마나 자존심 상하는 일인지 모릅니다. WBC대회에서 4강에다 준우승을 이뤘는데도, 베이징올림픽에서 미국, 일본, 쿠바를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는데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에서 보는 한국 야구는 일본 다음이라는 시각이 종종 제 오기를 자극하곤 합니다.
그래서 전 ‘한국 최고의 거포’로 인정받는 대호가 만약 미국 진출을 원한다면, 여기 오는 일본 선수들처럼 제대로 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호의 성적은 충분히 그런 대우를 받을 만한 기록들이거든요. 한국 야구가 일본 야구보다 더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고 그만큼 메이저리그로부터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대호가 메이저리그에서 뛰게 된다면 정말 기분 좋을 것 같아요. 절친한 친구가 같은 리그에서 뛴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니까요.
그런데 제가 지금 대호 걱정할 때가 아니네요. 저도 요즘 홈런에 심히 갈증을 느끼고 있는데, 그 ‘홈런’이란 녀석이 저랑 잘 안 놀아줍니다. 올시즌이 한 달하고도 보름 정도 밖에 안 남았어요. 저한테도 홈런이 펑펑 터져줬음 좋겠다는 간절한 생각을 품고 잠을 청해 봅니다.
디트로이트에서 추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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