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희 삼성 회장의 부인 홍라희씨의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미술관 건립을 주도하고 있고, 여성전용센터 사업에도 관심이 깊다고 한다. |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씨가 최근 바쁜 행보를 내딛고 있다. 그가 현재 매달리고 있는 사업은 ‘삼성미술관 건립 프로젝트’.
대부분의 재벌그룹들은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차원에서 미술관을 건립해 운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홍씨가 추진중인 삼성미술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여느 미술관과 다른 특이점이 많기 때문.
사실 서울 미대 출신인 홍씨는 국내 최대그룹의 안주인이지만, LG, 현대차 등 다른 그룹의 안주인들과는 다르게 대외적인 활동을 활발히 하는 편이다.
현재 그는 삼성그룹 계열의 호암미술관장을 맡고 있으며, 삼성가 여인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 여성장학재단인 ‘두을(홍씨의 시어머니이자 이병철 전 회장의 부인 이름)장학재단’의 멤버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모교인 서울대로부터 국제문화교류와 한국미술 세계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자랑스러운 서울대인’ 선정 증서를 받기도 했을 정도로 대외적 활동이 활발한 편이다.
삼성미술관(미술관 명칭 미정)은 오는 10월 말께 정식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이 미술관이 들어서는 곳은 한남동 하얏트호텔 밑에 위치한 이건희 회장의 자택 바로 옆.
삼성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이 미술관은 외부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고, 실내인테리어, 조명설치 등 내부 공사를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삼성그룹측은 당초 오는 10월 초 외국계 관계자들을 초청하고 대대적인 오프닝 행사를 열 예정이었으나, 공사가 늦어짐에 따라 빠르면 오는 10월 말께 개관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 미술관은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의 여러 미술관과 비교해보더라도 전혀 뒤지지 않는 수준의 전시품을 소장할 예정이며, 외관 역시 최고 수준이 될 전망이다.
삼성문화재단 관계자는 “미술관이 세워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곧 공식적으로 오프닝 행사를 가질 예정인 만큼 사전에 어떤 정보도 공개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문화재단측이 보안을 유지키로 한 것과는 별도로 벌써부터 업계에는 미술관 개관을 둘러싼 소문이 파다하다.
특히 이 미술관은 기존에 삼성그룹이 갖고 있던 호암미술관과 호암갤러리를 통합한 형태로 이뤄질 예정이어서, 사실상 삼성을 대표하는 예술 단체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 이런 이유 때문인지 이번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홍라희씨는 틈만 나면 이 미술관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기에 정신이 없다고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홍씨는 향후 이 미술관을 기존의 미술관과는 다르게, 국내 최초로 ‘회원제’라는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할 방침이라고 한다.
당초 이 미술관을 다른 미술관처럼 외부인에게 공개하자는 논의도 있었으나, 미술관이 들어서게 되는 위치가 이건희 회장의 자택 바로 옆이라는 이유 때문에 회원제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
홍씨가 구상중인 회원제는 자체적으로 선별한 특정인사들만 미술관 출입이 가능하며, 미술관이 주최하는 각종행사에도 해당 회원들만 참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홍씨는 이 미술관에 소장하게 될 작품을 해외에서 들여오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미술관 외부에 심을 나무 한 그루조차도 최고급품을 구비하라고 특별 지시했다고 한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미술관 개관과 동시에 홍라희씨가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설지 여부도 큰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홍씨와 친분이 있는 한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원래 여성 휘트니스클럽은 물론, 여성들에 관해 모든 것을 관리할 수 있는 ‘여성전용사업’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그가 염두에 두고 있던 여성전용사업은 국내 40대 이상의 여성 부유층을 주요 타깃으로 한 사업으로, 최근과 같이 갱년기 여성들의 우울증이 심각해지는 사회적 현상을 반영한 사업모델.
타워팰리스 같은 빌딩을 세워 그 내부에 여성전용 휘트니스 클럽, 음식점, 병원, 문화강좌 등 여성들이 관심 있는 모든 것을 한 곳에서 누릴 수 있는 초특급 여성전용센터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위해 홍씨는 그동안 사회복지 시설이 잘 돼있는 유럽, 미주 지역 등 가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였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당초 홍씨는 삼성미술관 프로젝트 이전에 여성전용센터를 먼저 개관할 예정이었으나, 지리적 위치 등 사정이 여의치 않자 우선 한남동에 삼성미술관을 짓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홍씨의 여성전용센터 계획은 보류된 상황이지만, 향후 삼성그룹측은 어떤 형태로든 이 사업을 재개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자 업계에서는 그간 외부 활동을 자제해온 홍씨가 향후 그룹경영활동에도 본격적으로 나서는 게 아니냐는 섣부른 예측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