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아(왼쪽)와 지소연. 이종현 기자 hjlee@ilyo.co.kr, 대한축구협회 |
‘올댓’이 어떻게 축구까지…
올댓스포츠와 지소연의 계약은 전격적이고, 다소 의외였다. 아무리 김연아의 회사라고는 하지만 자리 잡기도 바쁜, 창사 4개월도 안 된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앞서 창사 열흘 만인 5월 10일 곽민정(16·군포수리고), 그리고 6월 1일 유망주 김해진(13·과천중)과 잇달아 4년 계약을 발표할 때만 해도 이는 당연한 수순으로 비쳐졌다. 모두 피겨 유망주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지소연과의 계약은 다소 의외였다. 올댓스포츠가 피겨 외 종목으로 처음 진출한 것이고, 또 기존의 축구전문 매니지먼트 회사들이 물밑에서 지소연을 잡으려고 애를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지소연 계약’의 뒤에는 올댓스포츠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구동회 자문이 있다. 김연아를 스카우트하면서 이를 통해 IB스포츠의 부사장까지 올랐던 그는 현재 공식적으로는 올댓스포츠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임원은 퇴사 후 일정기간 동종업종에 종사하지 않는다’는 IB스포츠 시절 계약 때문이다.
구동회 자문은 축구기자 출신이다. 스포츠 전문 일간지의 축구팀장으로 2002년 한·일월드컵을 치르는 등 축구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김연아 라는 ‘될성부른 떡잎’과 인연을 맺으면서 성공신화를 쓴 구 자문은 자신이 전공분야였던 축구 쪽으로 눈을 돌렸고, 올댓스포츠가 전격적으로 지소연을 영입하도록 뒷받침한 것이다.
구동회 자문은 <일요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모두 회사 차원에서, 그리고 박 대표님이 결정한 일이다. 20세 이하 FIFA 여자월드컵에서 한국이 3위를 하고, 또 지소연 선수가 실버슈(득점 2위) 및 실버볼(MVP 투표 2위)을 차지한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어쩌면 남자축구의 2002년 4강 신화보다 더 어려운 일인지도 모른다. 스포츠매니지먼트 회사가 세계적인 스타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선수를 스카우트하고, 또 개인적으로 자문으로서 역할을 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구동회 자문은 ‘올댓스포츠의 직원 중 한 명이 FIFA 공인에이전트의 아내인 까닭에 이 경로를 통해 지소연을 영입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웃음과 함께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한편 올댓스포츠는 향후 비인기 종목, 그리고 이미 성장한 스타플레이어가 아닌 발전가능성이 큰 유망주 등을 대상으로 계속해서 소속 선수를 늘려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와 소속 선수 4명이 모두 여자인 것을 감안해 “여자 선수 전문으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세간의 추측에 대해서는 “당연히 아니다”라는 답이 나왔다.
한편 박미희 대표와 김연아는 캐나다 토론토에 머물고 있는 까닭에 비록 공식 계약은 했지만 지소연을 직접 만나지는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댓스포츠 측은 “둘 다(김연아와 지소연) 세계적인 선수로 자신들의 운동 스케줄이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둘을 묶는 행사나 마케팅은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소연의 해외진출(미국과 독일)에 대해서도 “잘 진행되고 있다”며 선수의 입장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해당 구단과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연아와 지소연은 각각 1990년 9월 5일과 1991년 2월 21일 생으로 태어난 해는 다르지만 불과 5개월밖에 나이 차이가 나지 않고, 학번은 09학번으로 같다. 주변에서는 화통한 김연아의 성격 상 지소연과 친구 같은 관계로 인연을 맺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올댓스포츠에 따르면 지소연은 “믿을 만한 매니지먼트 회사가 생겨 축구에만 전념하게 돼 너무 편하다”고 소감을 밝혔다고 한다.
YUNA KIM In LA 가능성은?
전 세계 피겨계에 큰 뉴스가 됐던 김연아-오서 코치 결별로 인해 김연아가 그동안 제2의 고향 같았던 캐나다 토론토를 떠나 LA에 정착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오서가 버티고 있는 토론토를 계속해서 훈련장소로 이용하기에는 영 껄끄럽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댓스포츠는 지난 9월 1일 “김연아가 기존 훈련장인 캐나다 토론토의 크리켓 클럽(오서가 소속된 곳)에서 그래닛 클럽으로 옮겨 훈련을 시작했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그래닛 클럽에는 김연아의 새로운 쇼트 프로그램 안무를 맡은 캐나다 피겨스타 셰린 본이 소속돼 있다.
물론 그래닛 클럽은 임시 훈련장소다. 올댓스포츠 측은 “김연아가 계속해서 토론토에 남아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또 오서를 대신할 새 코치를 물색하고 있고, 이와 함께 훈련장소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보도에 나온 LA는 강력한 후보지 중 하나다. 언론에 나온 것처럼 김연아와 친분이 두터운 미셸 콴의 영향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10월 아이스쇼도 있고, 여러 가지 훈련 여건이 좋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LA 외 다른 후보지도 장점이 있기 때문에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올댓스포츠 관계자들은 최근 아이스쇼 준비 차 LA를 수시로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LA는 김연아가 2009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장소이고, 10월 자신의 첫 해외 아이스쇼(2010 All That Skate LA 10월 2~3일 스테이플스센터)를 열 만큼 애정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 커뮤니티도 커 생활도 편리하다. 여기에 미셸 콴이 본거지를 뒀던 LA에는 도심에 시설이 좋은 아이스링크가 여러 개 있고, 또 2시간여 거리의 고산휴양지인 빅베어에도 훈련시설이 있다. 현재 미셸 콴과 인연이 깊은 스캇 윌리엄스, 프랭크 캐롤 등이 김연아의 새 코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ein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