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뒤, 가슴 설레는 귀국!
시애틀 매리너스 마이너리그 시절에 같은 팀에 있었던 캔자스시티 유격수 유니스키 베탄코트 선수도 오늘 그 자리에 함께 있었습니다. 이 선수가 오늘 맥주를 마시며 이런 질문을 하더라고요. “추, 넌 도대체 어떻게 해서 그리 공을 잘 치느냐? 네가 치는 걸 보면 무지 쉽게 방망이를 휘두르는 것 같은데, 도대체 비결이 뭐야?”라고요.
제가 스윙을 하는 폼이 쉬워 보이긴 해도 정작 제 자신은 무척 힘들게 야구를 하고 있다는 걸 그 선수는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시즌 막판이라 그런지 체력적인 부담이 굉장히 절 힘들게 합니다. 부상당했던 기간을 빼놓고 거의 매일같이 경기에 출전하다보니 피로가 쌓여 풀리질 않아요. 컨디션이 좋든 안 좋든 팀 사정상 엔트리 제외는 고사하고 지명타자로 뛸 수도 없는 형편이라 절로 ‘지친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지난해에는 한두 차례씩 경기를 쉬기도 하고 수비 부담이 없는 지명타자로 나서는 등 조금씩 숨통을 트이게 해줬는데 올 시즌은 전혀 그런 배려가 없습니다. 제가 많이 힘들어하자 타격 코치가 다가와서 이런 얘길 하시더라고요. ‘추, 네가 안 뛰면 누가 뛰겠어?’
사이즈모어가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부상으로 결장했잖아요. 그 배경에는 몇 년 동안 쉼 없는 레이스를 펼친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연속 경기 출장 기록을 세우겠다는 욕심이 없는 한, 팀에서 어느 정도는 선수의 몸을 보호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더욱이 지난 10년 동안 전 겨울에 야구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올해는 아시안게임이 있어 지금의 체력 난조가 대표팀에까지 영향을 미칠까 싶어 걱정이 되네요.
앞으로 경기가 여덟 게임 정도 남았네요. 원정 경기를 끝으로 시즌을 마치게 되는데 그 후에는 곧장 아내와 아이들이 있는 애리조나로 향할 겁니다. 가슴 설레는 귀국 일정도 잡혔어요. 일기를 통해 처음으로 밝힙니다. 10월 9일 출국해서 10월 10일 오후에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에요. 그리운 가족들을 볼 수 있다는 달뜬 기대가 지친 심신을 달래는 에너지로 작용합니다. 부산에 계시는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동생 민기…. 곧 그들을 만나러 갑니다.
클리블랜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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