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일요신문] 오는 18일이면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1년째다.
첫 대규모 확진이 당시 대구에서 발생했고 단 11일 만에 하루 확진자가 700명대까지 나왔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감염병 위기경보가 최고 수준으로 상향됐고 대구, 청도, 경산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지난해 3월 말 대구지역 확진자는 6700여 명으로 전국 확진자의 70%에 육박했다.
# D방역 선방, K방역 만들어
당시엔 코로나19에 대한 세부 대응지침이 없어서 큰 혼란을 겪었다.
단 며칠만에 병원 병상은 꽉 찼다. 자택 대기 환자가 하루 2270명에 이르게 되면서 일부 고령의 환자들이 숨지기도 했다.
대혼란 가운데 감염병전담병원이 들어서고 생활치료센터가 도입되면서 사태는 빠르게 안정되기 시작했다.
세계적으로 벤치마킹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가 시행된 것도 이때가 처음이다.
환자를 중증도에 따라 입원하는 자체 기준표도 도입됐다.
전자출입증명부(QR코드)와 모바일 자가진단앱 실증도 최초였다.
K방역의 선봉에는 이같은 D방역의 선방이 있었다는 평가다.
# 가장 힘들었던 것은 ‘선입견’
코로나19 초기 정치, 사회, 언론, SNS에선 ‘코로나19=대구’라는 표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구봉쇄론’ ‘신천지=대구’ 등 각종 루머가 나오면서 대구시민들은 비난 여론에 시달렸다.
특히 타지에 근무하던 지역시민들이 따돌림, 욕설 등의 비난부터 일부는 권고사직 등 현실적인 압박을 견뎌야 했다.
일부 기업에선 대구지역 기업과의 교류를 끊기도 했다.
SNS에선 확진자의 개인 신상까지 공개됐으며 가짜뉴스도 서슴없이 유포됐다.
# 신천지 첫 집단감염…4월2일 확진자 ‘0명’
코로나19 지역감염이 처음으로 포착된 곳은 ‘신천지’ 종교시설이었다.
당시 31번 환자가 신천지 교인으로 확인되면서 신천지 대구교회와 관련 시설 44곳은 즉각 폐쇄됐다.
첫 환자가 나온지 5일만에 확진자가 100명대에 진입했으며, 같은달 29일에는 하루 확진자가 741명까지 치솟았다.
사실상 역학조사가 무력화되면서 통제불능 상태까지 이르렀다.
이러한 난관 속에서도 시 방역당국은 한달 여만에 신천지 교인 1만459명의 검사를 완료했다.
성숙한 시민의식도 더해지면서 신천지 교회는 4월2일을 끝으로 더 이상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대구는 단 53일만에 코로나19 확진자 ‘0명’을 달성했다.
# 절박한 당시, 성숙한 시민의식 돋보여
당시 대구의 절박한 상황은 코로나19 2, 3차 유행을 살펴봐도 알 수 있다.
1차 유행 시 대구에서만 하루 확진자가 최고 741명까지 치솟았지만, 2차 유행은 전국에서 441명에 불과했다.
3차 유행에도 수도권은 하루 확진자가 776명으로 인구수를 따진다면 대구는 초유의 코로나19 사태에 놀라운 선방을 한 셈이다.
시민들의 방역협조가 가장 컸다.
대중교통, 철도, 차량 통행량 등이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하고 고위험군의 휴업률도 이같은 성과를 뒷받침했다.
시 방역당국 관계자는 “돌아보면 코로나19 대유행을 가장 모범적으로 이겨낸 시민 정신이 빛났던 한 해”라며 “하루빨리 일상을 회복하고 경제를 활성화시켜 미래를 준비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경원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