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내용은 부산노동권익센터가 신라대 사회복지학과 초의수 교수와 함께 진행한 ‘코로나19 시기 부산지역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의 노동과 생활 실태 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됐다. 센터는 부산지역 방문돌봄 서비스기관과 사회서비스지원단의 요청을 받아 해당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지난해 12월 부산 전체 산모·신생아 관련 서비스 제공기관 44곳에 근무하는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114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이 가운데 40.5%인 396명이 응답했다. 노동안정성, 감염안전성, 고객관계 친밀성, 가족생활 안정성, 가족관계 친밀성 등 5개 영역으로 조사항목이 구성됐다.
코로나19시기 노동안정 실태.
조사 결과 코로나19 시기 부산 지역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들의 근무일수는 감소(73%)했고, 서비스 중지 건수는 증가(46.5%)했다. 일자리는 불안정(59.1%)해졌고, 근로소득도 감소(70.7%)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와 부산시에서 산모·신생아 돌봄서비스를 크게 확대했지만 관리사들의 노동 불안정은 크게 늘었다.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들은 도움이 필요한 가정에 대한 핵심적 돌봄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감염 우려에 대한 따가운 시선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방문 돌봄 수행과 관련해 위생 및 전염 우려에 대해 민감하다’라는 반응이 85.6%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시기 부산지역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소비지출의 증가(29.0%)는 두드러지지 않았고, 가계수입의 늘어남(5.8%)도 거의 없었다. 가사노동 증가(47.0%)와 가족돌봄 시간의 증가(38.6%)가 눈에 띄었고, 감염병 상황에 따라 여가활동의 늘어남(8.8%)도 두드러지지 않았다.
센터는 이번 실태조사 응답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시기 건강관리사의 노동 안정성 평균을 집계해 평균 미만의 집단과 평균 이상의 집단으로 나눴다. 이에 따른 가정생활 안정성을 비교하면, 노동안정성이 높은 집단이 낮은 집단보다 가정생활 안정성 정도가 유의미한 수치로 높았다.
코로나19 시기 가정생활 실태.
부산지역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의 소외감, 우울감, 스트레스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 시기 노동 안정성 평균 미만의 집단과 평균 이상의 집단으로 나눠 스트레스 정도를 비교했는데, 총 10개 문항 합산 점수를 통해 살펴본 결과 코로나19 시기 노동 안정성이 높은 집단이 낮은 집단보다 스트레스 정도가 유의미하게 낮았다.
우울의 경우에도 노동 안정성이 낮은 집단이 높은 집단보다 우울 정도가 매우 심했다. 스트레스와 우울감에 취약한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들 중에서도 노동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집단이 보다 많은 스트레스와 우울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는 2020년 10월 현재 전국적으로 963개 업체 1만 5881명에 이른다. 부산은 44개 업체에 2020년 12월 기준으로 1144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매년 인력이 증가하고 있다.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의 평균 근속 개월 수는 23개월로 2년이 채 안되며 월 평균임금은 99.1만 원으로 100만 원에도 못 미치는 저임금 상태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