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이춘자씨가 영천의 한 밭에서 복숭아 나무를 손질하고 있다. <사진 = 독자제공>
[경북=일요신문] “비대면 시대에 노래로 시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드리고 싶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코로나 블루’가 일상인 요즘에도 노래와 봉사로 제2의 인생을 보내는 가수 이춘자를 만나봤다.
“지금은 코로나19로 대면을 못해서 홀로 외롭게 힘들게 사는 분들에게 찾아가지 못하지만 매번 안부 전화가 올때마다 힘내시라고 노래를 불러드리곤 해요.”
코로나19 이전 가수 이춘자는 뛰어난 노래 실력과 무대매너로 왕성히 활동했다. 농민 큰 잔치(인기상), 주부가요제(인기상), 제1회 왕평가요제 대상, 제1회 영천 포도 축제 장려상, 영천시민 노래자랑 우수상, 영천 농민대회 가요대상 등 경력이 화려하다.
경로잔치를 비롯해 경북요양원과 금호효병원 등을 들리며 적십자 북안면 봉사회 회장과 고문 등을 맡으며 재능기부도 도맡았다. 후배 가수들과 무대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노래를 선물하고 지역민을 위해 봉사로 사랑을 선물하던 그도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한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제46회 영천문화예술제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가수 이춘자. <사진 = 독자제공>
“사실 예전처럼 매일 못 나가는 부분이 참 답답하죠. 지역 경로당도 문이 닫혀서 어르신들 뵈러 가지도 못해요.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어서 살림이 어려운 어르신들 집 앞에 반찬거리 갖다드리고 쪽지도 드리곤 해요. 고맙다고 안부연락 주시는 분들 목소리 들으며 힘내고 있어요.”
코로나19 시대에도 지역민들에게 선행을 베푸는 그녀는 평소에도 노래로 스스로를 달래거나 밭에 나가 소일거리로 하루를 보낸다고 한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먹고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더 알게 됐어요. 정말 필요한 것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하는 것이었어요. 그게 노래이고 봉사였는데 코로나19 시대라고 해서 포기할 순 없었죠.”
그녀의 주력곡인 ‘청산에 우는 새’(작사 허기춘·작곡 홍성욱)는 코로나19 시대에 비대면으로 혼자가 된 시민들에게 위안을 주는 빠른 템포의 곡이다.
“갖은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이 있잖아요. 어려운 속에서도 자기가 하고 싶은 소소한 일들을 찾아서 시도해 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앞으로도 늘 노래와 함께 인생을 즐기며 이웃을 돕는 삶을 살 겁니다.”
한편 이춘자 씨는 춘토마토예술단 단장, 노인지회 실버전문 노래 강사, 영천시교육문화센터 뉴스타노래봉사단, 한국연예예술인협회 회원, 대구전통가요협회 회원, 영천왕평가요제 제1회 단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남경원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