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남북내륙철도 공청회가 사업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회의 방해로 파행됐다.
[일요신문] 남부내륙철도사업(거제~김천)의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에 대한 거제지역 공청회가 3월 10일 오전 10시 거제시 청소년수련관에서 열렸으나, 사업에 반대하는 일부 시민이 회의장에 난입하는 바람에 결국 파행으로 끝났다. 반대 주민을 설득해야 하는 명분 축적이 해당 사업 추진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국토교통부에서 주관하는 이날 공청회는 국토교통부, 국가철도공단, 환경·기본설계 분야 용역업체 및 시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주민의견수렴 및 검토내용에 대한 PPT 발표, 질의응답, 패널 간 토의 등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남북내륙철도는 거제시 천만 관광객 유치의 초석이 되고 거제 백년대계를 이어갈 마중물이 될 중요한 인프라이며, 거제의 발전과 위상을 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여론이다. 하지만 일부 반대 주민의 논리는 결이 완전히 달랐다.
공청회 초반에는 청소년수련관 입구에 거제면 서정리 지역민들의 반대 집회가 열리기는 했으나 국토부 관계자의 계획이 무리 없이 발표됐다. 특히 사업에 반대하는 지역민과 찬성하는 시민 간의 열띤 의견교환은 성숙한 문화시민의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사업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회의장에 난입하며 진행을 방해해 공청회가 파행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이들의 반대논리는 명료했다. 자신들의 재산권이 침해될 것이라는 게 주된 이유였다. 특히 상동동에 들어설 것으로 초안이 잡힌 KTX역사 문제가 가장 큰 논란거리다.
KTX거제면관통반대추진협의회는 “KTX 역사가 상동동에 지어질 경우 마을 앞 들판을 가로질러 가기에 건강상, 환경상, 재산상 피해를 볼 것은 뻔하다”며 “하나의 마을이 두 개로 쪼개지는 것은 물론이며, 특히 도심밀집지역인 상동동 지역의 교통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거제시 견내량 돌미역지킴이 조정열 씨는 “국가중요어업유산8호로 지정된 통영-거제 견내량 돌미역이 철도가 놓이면 600년을 이어온 황금어장이 사라질지 모른다”며 “통영 해간도 연륙교가 설치되는 동안 어획량은 급감한 것이 바로 그 증거다. 시멘트의 양잿물은 강알칼리 물질로 돌미역 생태계를 파괴한다”고 주장했다.
남북내륙철도 초안에 반대하는 임수환 전 거제시의원은 “상동동에 역사를 만들 경우 도시 과밀화로 교통정체 등 거제관광발전에 악영향을 줄 것이 뻔하다. 때문에 역사는 30~40년을 내다보고 위치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KTX 역사가 상동동에 들어서길 바라는 시민들은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거제시민 A 씨는 “국내 관광 일번지 경주의 경우 역사가 주민들의 반대로 한적한 곳에 설치된 관계로 이용실적이 저조해 KTX로 인한 시너지효과가 사라졌다”며 “손쉽게 거제를 관광하기에 가장 교통이 편리한 곳은 상동동이다. 상동동에 역사가 들어설 경우 교통의 요충지로 관광객 및 거제시민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거제시의 백년 미래를 생각한다면 상동동에 역사를 설치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다”라고 말했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