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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평규(주) 삼영회장 | ||
최 회장은 창원시 기계 공단 내 상장기업들을 지난해부터 하나둘씩 매수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8월13일 오토바이 생산업체인 효성기계공업(옛 효성그룹 계열사)의 지분 23.7%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최 회장은 공시를 통해 지분매집 이유를 “경영권 취득”이라고 밝혔다.
효성기계공업측은 일단 적대적인 인수합병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기본 입장은 정해졌지만 구체적인 대응책은 아직 논의중이라는 것. 최 회장 쪽에서 기습적으로 지분매집을 끝내고 나서 통보해 왔다는 것.
때문에 추후에 최 회장측과 이 사장측에서 추가 지분 매집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일단 최 회장쪽에선 추가지분 매집 여부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재미있는 점은 효성기계공업의 주소는 창원공단 내 창원시 성산동 77번지이고, 삼영은 78번지라는 점이다. 그런데 삼영의 본사 부지인 78번지 3만여 평의 땅은 과거 효성기계공업의 공장부지였다가 지난 2000년 경영난이 심해지자 효성이 삼영에 판 땅이었다.
삼영쪽에선 효성기계공업이 오토바이나 제초제 등 기계조립 업종이라 삼영과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판단에서 인수에 나섰다고 밝혔다.
창원 지역 사회에선 최 회장이 창원공단 내 노른자위 땅은 다 사모으는 게 아니냐는 농담 섞인 얘기도 나오고 있다. 성산동 일대가 그렇다는 것. 게다가 지난 6월에는 최 회장이 성산동에 본사를 두고 있는 STX(옛 쌍용중공업)의 지분 매집에 나서서 한때 적대적 인수 합병에 대한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당시 최 회장은 STX조선과 STX엔진, STX에너지 등의 지주회사격인 STX의 지분 9.94%를 단기간에 확보해 주요주주로 떠오르자 STX측에서 추가 지분 매집 등 방어에 나서는 등 파문이 일었던 것. 그러자 최 회장쪽에선 단순 투자차원이라고 밝히는 등 STX인수전은 소강상태를 맞았다.
이에서 보듯 삼영 최 회장은 국내 기계공업의 메카인 창원기계공단에서 급속하게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 그는 지난 2003년 2월8일 통일중공업을 인수하면서 재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최 회장은 그해 3월29일 법정관리중이던 통일중공업 대표이사로 취임하고, 4월12일에 통일중공업은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삼영의 통일중공업 인수자금은 부채를 포함해 2천8백40억원. 삼영측의 실제 투입금액은 2백80억원에 불과했다.
최 회장의 인수 자금은 모체가 된 삼영의 성공 때문이다. 삼영은 2004년 8월 말 부채비율이 30%대에 불과하고, 대신 유보율은 자본금의 2000%대에 이른다.
본사가 창원인 삼영은 발전소, 유화 플랜트용 열교환장치 생산업체로 생산물 전량을 미국이나 일본으로 수출하는 기업이라 국내에선 생소하기만 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지난 2000년 3월 코스닥에 등록했다. 이후 삼영은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가 급등, 액면가 5백원이던 주식이 3만5천원대까지 뛰면서 중앙무대에 그 존재를 알렸다.
최 회장도 주가 급등기에 주식을 일부 처분해 훗날 기업인수 자금의 종자돈을 마련하기도 했다. 삼영 역시 매해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이 20%가 넘는 등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이 실적을 바탕으로 기업 사냥에 나선 것.
최 회장은 주로 기계산업쪽으로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 통일중공업이나 대화브레이크, 효성기계산업 등이 바로 그런 예. 최 회장은 통일중공업에 이어 지난 4월 경기도 안산에 있는 대화브레이크라는 회사를 인수해 지난 7월 창원 외동 통일중공업 공장부지로 옮겼다. 지본금 18억원 규모의 대화브레이크는 자동차 회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회사로 매해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최 회장은 관련 기계공업 회사를 창원 단지로 끌어모으고 있는 것.
때문에 일각에선 삼영이 효성을 인수한 뒤 성산동 공장 부지를 다른 용도로 활용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삼영쪽은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는 입장이다.
최 회장은 대우종합기계 방산 부문 인수에 나섰다. 통일중공업이 방산과 자동차 부품으로 이뤄진 만큼 대우종합기계의 방산부문을 인수하면 시너지 효과가 생긴다는 것. 이를 위해 최 회장은 지난 5월18일 삼영과 통일중공업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우 방산 부문 인수에 나섰다. 인수작업 결과는 오는 9월에 나온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통일중공업쪽에선 창원시 완암동 부지 6만8천 평을 5백80억원에 매각해 인수 자금을 마련해 놓는 등 인수만 결정되면 자금엔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통일중공업은 지난해에도 인천 소재 부동산을 2백66억원에 매각해 부채비율을 낮췄었다. 최 회장이 인수에 나선 대우종합기계 방산 부문 공장은 창원시 남산동. 모두 삼영의 창원 공장에서 차로 5분거리 이내에 모여있고, 기계공업 회사라는 게 특색이다.
지방 기업인으로 사업을 일으켜 창원 단지에 기계그룹의 성을 쌓고 있는 최평규 회장의 시도가 어떤 결말을 맺을지 주목받고 있다. 그의 급부상은 21세기 한국 재계판도의 지각변동을 초래할지도 모를 일이다. 정주영, 이병철 이후 사라졌던 한국 재계에서의 성공신화가 탄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섣부른 예측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