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탄사지 발굴현장 (사진=경주시 제공)
[경주=일요신문] 경북 경주시는 ‘미탄사(味呑寺)’ 발굴지에 대한 추가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미탄사는 신라왕경 사찰로, 미탄사지에서는 통일신라 명문기와류와 막새류, 남석제 등이 무더기로 출토됐다.
이번 발굴 조사로 신라왕경인의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 빛을 볼 지 주목된다.
시는 신라왕경특별법의 일환으로 불교문화재연구소와 함께 구황동 433-1번지 일원 미탄사지 삼층석탑(보물 제1928호) 주변정비 및 복원에 필요한 기초학술자료 확보를 위해 정밀발굴조사에 착수한다.
이를 위해 국비 등 사업비 5억원을 배정하고 올 연말까지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사업은 지난 2018~2020년 연차별로 추진된 1·2·3차 발굴조사에 이은 4차 발굴조사로, 미탄사지 삼층석탑 북쪽 구역 하층유구조사와 삼층석탑 하부조사가 주 목적이다.
현재까지 진행된 발굴조사로 미탄사지 내 12곳의 건물터와 우물터, 담장, 배수로 등이 발견됐고 금동대좌, 인화문 토기편을 비롯한 중요한 유물도 함께 발굴됐다.
또 2014년 진행된 2차 시굴조사에서는 ‘味呑’(미탄)이라는 글자가 적힌 기와가 출토되면서 삼국유사(三國遺事) 속 기록으로만 전해지던 미탄사의 정확한 위치를 추정할 수 있는 고고학적 연구 성과도 올렸다.
주낙영 시장은 “지금까지 진행됐던 시굴·발굴조사를 통해 미탄사의 위치를 확인하고 미탄사와 함께 신라 학자 최치원의 고택인 독서당의 위치까지 방증하는 중요한 유구와 유물을 발굴하는 성과를 얻었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추가 발굴조사를 진행해 미탄사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탄사의 정확한 건립연대나 조성경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으나, 고려 때 지은 삼국유사에 사찰 이름이 등장하고 조선시대 지리지류에는 나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고려 후기~조선 초에 폐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신라 진성여왕 대에는 쓰러져가는 국운을 만회하기 위해 시무책(時務策) 10조를 상소한 신라시대 학자 최치원(崔致遠 857~?)에 대한 언급도 있는데, 삼국유사는 “최치원은 본피부(本彼部) 사람이다. 지금 황룡사 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미탄사(味呑寺)의 남쪽에 그 집터가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