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연구팀의 신개념 ‘뇌동맥류 치료법‘ 개발 연구성과가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8일 자 뒤표지(Back cover)에 게재됐다. (사진=포스텍 제공)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에 이상이 생겨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는 병이다. 뇌 속 혈관이 터지게 되면 약 30%가 그 자리에서 죽기도 해 ‘머릿속의 시한폭탄’이라고 불린다.
이 대학 공동연구팀(기계공학과 김준원 교수·임종경 박사,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통합과정 최근호 씨)은 혈관 내에서 동맥류를 새로운 방법으로 채워서 시한폭탄을 해체할 수 있는 치료법을 내놓았다.
12일 대학에 따르면 코일 색전술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구조적으로 안정해 인체에서 분해되지 않고 장기간 유지될 수 있는 생체친화적이고 부작용이 없는 새로운 색전술용 소재를 개발했다.
해당 물질을 혈관 내 환경에서 미세섬유 형태로 안정적인 형성 및 제어가 가능한 신개념 뇌동맥류 치료법(치료기기)도 제시했다.
이 연구성과는 재료과학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8일 자 뒤표지(Back cover)에 게재됐다.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 연구팀은 새로운 동맥류 색전술용 소재로서 이중가교(double crosslinking)가 가능한 해조류 유래의 알지네이트(alginate) 기반의 하이드로젤을 처음으로 제안했다.
이 새로운 색전 소재는 인체에 무해한 가시광선 조사에 의한 빠른 공유 가교와 혈액에 존재하는 칼슘이온을 사용한 이온 가교의 시너지 효과를 활용하는 자연 유래 생체물질로서 매우 우수한 생체적합성(biocompatability)을 지닌다.
또 인체에는 분해효소가 없기 때문에 분해되지 않고, 이중가교 덕분에 하이드로젤이 팽창하는 현상 없이 우수한 구조적인 안정성(stability)을 가져 이를 통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동맥류를 채우고 파열을 방지할 수 있다.
특히 조영물질 탑지가 가능해 방사선 불투과성 조영 효과를 지녀 CT나 MRI를 통해 적용된 색전 소재를 장기간 지속해서 확인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기계공학과 김준원 교수 연구팀의 경우 광섬유가 통합된 미세유체 장치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구불구불한 기하학적 구조와 높은 흡광도를 포함하는 극한의 혈관 내 환경에서 광경화성 하이드로젤을 미세섬유의 형태로 안정적으로 생산, 제어할 수 있는 신개념 수술기기다.
미세유체 장치에서 생산·제어된 이중가교 알지네이트 하이드로젤 미세섬유는 동맥류를 안전하고 균일하게 채울 수 있다.
이때 미세섬유는 서로 얽혀 덩어리를 형성해 동맥류로 들어가는 유체의 흐름을 차단하고, 수술 후 맥동 환경에서도 해리되는 것 없이 구조적인 형태와 기계적 강도를 유지해 동맥류 내부 압력의 재상승 혹은 파열을 최소화할 수 있다.
차형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연 유래 생체물질을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인체에서 장기간 유지될 수 있는 생체친화적이고 부작용이 없을 것으로 기대되는 새로운 색전술용 소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라며 “향후 기술이전을 통해 상용화를 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광가교성 하이드로젤 소재를 혈관 내에서 미세섬유화해 동맥류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면서 “이번에 개발한 방법은 뇌동맥류뿐만 아니라 색전이 필요한 많은 혈관질환에 다양한 광가교성 하이드로젤 소재를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연구는 보건복지부 및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지원하는 연구중심병원 육성 R&D 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하는 중견연구 사업, 나노·미래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