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국 비타민하우스 부사장 | ||
불황이라 장사가 안된다는 얘기가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것만은 아닌 모양이다. 남들이 모두 울상을 짓고 있는 요즘, 참신한 아이디어 하나로 창업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에서 ‘참신한 아이디어’ 하나를 접목시키면 불황은 남의 얘기가 된다고 당차게 말하는 그들이다. 주인공은 김상국 ‘비타민하우스’ 부사장(39)과 이동형 ‘웰바디’ 사장(33), 조진표 ‘와이즈멘토’ 사장(33). 당찬 30대 3인방은 요즘 그 어느 때보다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어려운 시기에 창업해 승승장구한 비결이 무엇인지를 만나서 들어봤다.
비타민하우스 김상국부사장
“우울증 증세가 있으세요? 그럼 비타민B6를 드셔야합니다.”
수많은 비타민의 종류를 일일이 분류해 말하는 비타민 박사가 있다. 바로 ‘비타민 하우스’의 김상국 부사장이다.
그는 지난 2000년 이 회사를 설립, 오픈한 지 3년 만에 연매출 1백50억원, 종업원 1백70여 명을 거느린 업계 신화의 주인공이다.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던 그를 오늘날 매출 1백억원대 회사의 오너로 만든 것은 바로 그의 아이디어 하나였다.
“7년 동안 식품 영업을 했어요. 지난 2000년 직장을 관둔 이후 조그만 건강식품 대리점을 하나 차린 것이 사업 계기였어요. 그런데 문득 판매를 하다가 종합비타민제 말고, 자기 체질에 맞는 비타민만 골라먹으면 안될까 하는 의문이 들더라구요.”
그의 단순한 의문이 이 사업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그 뒤 김 부사장은 캐나다, 호주, 핀란드 등 의약 선진국으로 꼽히는 외국에서 시장조사 끝에 이미 그 곳에서는 전문 영양사들이 ‘개인 맞춤형 비타민’을 조제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김 부사장은 “사람들은 모두 자기 체형에 따라 필요한 비타민이 따로 있다”며 “당시 국내에 이 시장이 형성돼있지 않아 과감히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비타민 하우스’에서는 일반 제약회사의 비타민처럼 고객들이 ‘함부로’ 살 수가 없다고 한다. 전문 교육을 받은 영양사 1백50여 명과의 직접 개인 상담을 통해서만 ‘맞춤형 비타민’이 제조된다는 것.
김 부사장의 간단한 아이디어는 곧장 대박으로 이어졌다. 출범 첫 해 연 매출이 25억원선이었으나, 불과 3년 만에 1백50억원을 기록한 것. 국내 식품, 제약회사들조차 그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했을 정도다.
김 부사장은 “나에게 필요한 것은 남에게도 필요한 것”이라며 “불황 속에서도 틈새 시장은 반드시 있다”고 말했다.
▲ 이동형 웰바디 사장 | ||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웰바디’는 얼핏 보아서는 무엇을 하는 곳인지 헷갈리는 곳이다.
한편에는 헬스 운동기구가 있는가하면, 옆에는 피부 관리실,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공간은 요즘 최대 화두인 ‘웰빙’과 연관이 있다.
이동형 사장은 ‘신개념의 웰빙 공간 개척’이라는 꿈을 가진 당찬 젊은이다.
“제 자신이 헬스클럽에서 10년 이상 운동을 했어요. 항상 운동을 할 때마다 한 곳에서 운동, 휴식, 영양 섭취 등을 모두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들 바쁘잖아요.”
그가 평소 느꼈던 불편함이 바로 그의 사업 출범 시작이었다.
그가 오픈한 ‘웰바디’는 헬스클럽에서 운동하고, 바로 옆에 있는 피부 관리실에서 피부 마사지를 받고, 또 자신의 체질에 가장 적합한 웰빙 식단으로 식사를 하는 ‘원스톱’ 신개념 휘트니스 공간이다.
운동에서 피부 마사지를 받는 데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50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사장은 “현대인들의 바쁜 생활 속에서 짧은 시간을 투자해도 운동 효과가 좋고, 이용료도 저렴한 웰빙 공간을 만드는 것이 꿈이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곳에서 하는 헬스는 일반 헬스클럽과 달리 단체로 하는 운동으로 전문 트레이너가 따로 있다고 한다.
이 사장은 지난 6월 오픈한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회원 2백여 명을 확보, 월 2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 조진표 와이즈멘토 사장 | ||
“불황기에 모든 사람들이 지갑을 닫는 것은 아닙니다. 식상한 제품이 아닌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지불 여력은 충분하죠. ‘자녀 교육 주치의’ 서비스라면 어떻겠어요.”
조진표 사장 표정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는 요즘 ‘학원의 메카’라는 강남구 대치동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한 명이다.
지난해까지 그는 소위 잘나가던 세계적 경영자문회사의 컨설턴트였다. 그런 그가 ‘와이즈멘토’라는 회사를 오픈해 불과 6개월 만에 월 매출 5천여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와이즈멘토’는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진로 상담을 하는 곳이다. 그러나 기존의 입시상담과는 개념이 다르다고 한다. 학생의 가정 환경, 부모의 경제적 지원, 본인 적성, 사회트렌드 등을 종합적으로 고래해 학생 진로를 하는 ‘신개념 교육기법’을 표방한다.
사실 조 사장이 이 사업에 뛰어든 데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그는 지난 99년 신지식인으로 선정됐고, 인터넷 교육 사업 ‘메가스터디’의 창립 멤버인 고 조진만씨의 친동생이다. 그는 요절한 형의 뒤를 이어 교육 사업에 뛰어들었다.
“컨설턴트 생활을 할 때에도 형이 했던 교육사업을 잇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더라구요. 작고한 형의 뜻에 저만의 경영 노하우를 접목시킨 것이 바로 ‘와이즈멘토’죠.”
조 사장은 “과학적인 방법으로 자식을 교육시키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불황이라는 말이 이들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는 얘기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들이 밝히는 비법은 간단했다.
“기존에 있는 사업으로 창업해 승부하려 하지 마세요. 내가 필요하면 남들도 필요하죠.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틈새시장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성공의 비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