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을 노리는 축구대표팀. 11일 바레인과 우승을 향한 첫 포문을 연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겨울 개최 가능할까
카타르가 작년 12월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이 되면서 가장 화제를 모은 것은 카타르가 과연 여름에 대회를 제대로 개최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그래서 떠오른 화두가 겨울 개최론이었다. 문제는 기후 조건에 달려 있었다. 아시안컵이 열리는 카타르의 1월이 바로 겨울이다. 작년 남아공월드컵도 남반구의 특성상, 겨울철이었다. 대단히 온화하다. 평균 기온이 20도 선에서 머물고 있다. 최저 기온은 섭씨 17도, 심지어 15도까지 내려가 조금 쌀쌀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물론 오후 2시가 되면 27도까지 오르긴 했지만 첫 번째 일주일이 지나고 있는 현 시점에서 30도를 넘는 경우는 없었다. 오히려 어지간한 국가들이 여름에 개최하는 것보다 낫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습도도 훨씬 덜해 불쾌지수도 높지 않다.
다만 유일한 걸림돌은 국가대표팀 차출이다. 러시아 등 북유럽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프로축구리그를 7~8월경 시작해 이듬해 5월 초 막을 내린다. 유럽 국가들이 월드컵의 겨울 개최, 즉 1월 개최를 반대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대표 차출로 인해 선수들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것. 선수들을 차출하려는 대표팀과 이를 막으려는 클럽들의 알력은 축구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 계속 이어지겠지만 월드컵 자체의 겨울 개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후 조건만 놓고 볼 때 카타르 월드컵의 겨울 개최는 가능해 보였다.
#축구와 테니스 공존?
아시안컵 개막에 앞서 카타르 도하에서는 2011년 AFC 총회가 함께 열렸다. 비록 5선 도전에 실패했지만, 흥미로운 건 정몽준 FIFA 부회장의 선거를 돕기 위해 대한축구협회 및 현대중공업 관계자들이 머물렀던 도하 리츠칼튼 호텔에 또 다른 스포츠 거물들이 운집했던 장면이다.
리츠칼튼 호텔에서는 총회 하루 전날(5일) AFC 집행위원회가 열렸는데, 바로 이곳에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익숙한 얼굴들이 대거 눈에 띄었다. 로저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이었다. 미국 정유회사 엑손모빌 테니스 오픈 대회가 바로 카타르 도하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리츠칼튼 호텔이 바로 엑손모빌 대회 지정 호텔로, 선수 및 임원 등록도 함께 이뤄졌다. AFC 집행위원 AD카드를 발급하는 곳과 불과 10여 미터 간격을 두고 테니스 대회 AD카드 발급이 이뤄지는 장면은 흥미로웠다.
#훈련 스케줄 논란
AFC는 국제 대회 룰에 따라 모든 대표팀들의 훈련 일부를 취재진에 공개하도록 했다. 결국 몇몇 팀들은 훈련 스케줄을 변경하고, 쉼 없이 오락가락 시간대를 바꿔가며 기자들의 출입을 최소화하려고 애를 썼다. 북한도 ‘베일에 가려진’ 팀답게 실망(?)시키지 않았다. 대회 개막을 이틀 앞둔 5일쯤에는 모든 참가국들의 입국 스케줄과 훈련 시간대가 공지됐는데, 북한만이 유일하게 입국 시간을 막판에야 알렸다. 아시안컵 메인 미디어센터에서 주로 머물던 각국 기자들이 불평을 늘어놓은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AFC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였다. 북한(DPRK)과 한국을 구분하지 못해 엉뚱한 AD카드를 발급하는가 하면 일부 자원 봉사자들은 “너희들이 북한을 모르는 것처럼 우리 역시 그들을 잘 모른다”는 엉뚱한 말을 던지기도 했다.
그래도 한국은 정직한 편이었다. 일찌감치 훈련 스케줄을 공지한 조광래호는 거의 변함없이 훈련을 진행했고, 철저히 규정을 따라가 타국 기자들의 감탄을 샀다.
도하=남장현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