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두를 던진 건 박용진 의원이다. 박 의원은 5월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비경선과 관련해 현 50% 국민 여론 조사 방식을 변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지층인지, 무당층인지 묻지 말고 국민이면 누구나 응답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민주당 지지층 의견은 50%의 당원 여론 조사에서 충분히 반영되기 때문에 나머지 50% 국민 여론 조사는 국민 전체 여론이 반영되도록 열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박 의원은 예비경선 과정에서도 본경선과 마찬가지로 100% 국민 여론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통화에서 “필요하다면 예비경선 여론 조사에서 100% 국민 여론을 묻는 것에도 찬성한다”며 “대선 예비경선 규칙을 정했던 2020년 8월과 지금은 당 지지율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지층 지지율만 보고 사람을 뽑는 건 ‘우리만의 리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의원은 “예비경선 전 토론회가 전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무엇을 보고 후보를 뽑을 수 있는지 납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 말대로 5월 민주당 지지율을 2020년 8월과 비교해 10%p 하락했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진행한 2021년 5월 3주차 정당지지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35.9%를 기록한 국민의힘과 비교해 6.2%p 낮은 29.7%에 그쳤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진행한 2020년 8월 3주차 정당지지도에선 민주당이 39.7%를 보였다(자세한 사안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하면 된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당직자들에게 컷오프 권한을 주는 게 맞다는 정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양 지사는 “우리 당 대선 후보를 내는 건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문제”라며 “예비경선 전엔 5분 유세 정도밖에 시간이 없다. 무작위 2400명에게 묻는 건 인기투표에 불과하다. 과거와 같이 당직자인 중앙위원들(국회의원, 광역자치단체장, 지자체 의원 등)이 판단해 본경선 진출자를 선출하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양 지사는 민주당으로만 5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19대 대통령 대선 경선 룰을 정한 당헌당규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당내 기반이 탄탄한 만큼 당직자의 결정에 맡기면 컷오프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대선 주자인 김두관 의원은 “당장 당헌·당규를 바꾸는 일이 쉽지 않고 대선 후보를 낼 때 당원들의 의사를 묻는 게 당연하다”며 “현행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김 의원은 “상대에게 우리 패를 먼저 내보이는 게 좋은 일인가 생각해볼 일”이라며 경선 연기가 필요하고 강조했다.
예비경선까지 40여 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당헌·당규를 바꾸는 일이 현실적으로 쉽진 않을 전망이다. 또 빅3 대선 주자 측은 예비경선에 무게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이낙연 전 대표 캠프 관계자는 “경선 룰과 관련해서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이 전 대표께서도 선수가 규칙을 바꾸겠다고 나설 순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내에선 예비경선과 경선 룰을 두고 서로 날을 세워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선 캠프 관계자는 “경선 룰이 정해졌을 때에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이제 와서 경선 방식이 불합리하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민주당 불화를 조장하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이 지난 4·7재보궐 선거 때 무리하게 당헌·당규를 바꿔서 후보를 내는 바람에 뭇매를 맞았다”며 “물론 우리가 후보를 먼저 내면 상대 당에서 얼마나 많은 공격을 할지 예상되지만 당헌·당규 바꾸는 일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5월 18일 찾은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주자들이 경선규칙을 정리해달라고 요구하는데 언제까지 정하겠다는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 “당헌·당규상 이미 정해져 있다”있다고 일축했다.
박현광 기자 mua12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