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전망은 더 어둡다. 연말 집값 대란설이 나오는가 하면 이러한 불황이 내년은 물론 오는 200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과연 돌파구는 없을까? 부동산전문가들은 시장 흐름을 읽는 투자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시류에 흔들리거나 정책에 따라 좌우되는 부동산투자가 아닌 재료에 의한 투자, 과거의 경험을 기반으로 하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향후 부동산시장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에 대해 미리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2006년까지 부동산시장은 암흑기?
부동산시장이 오는 2006년 하반기까지 현재와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부동산컨설팅사인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이사는 “현재 투자심리는 점점 위축되는 반면 정부의 투기억제 정책의 효과는 시간이 갈수록 더 큰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정부의 투기억제 기조가 변하지 않은 한 지금의 부동산시장 침체가 3년 이상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럴 가능성이 적지만, 혹 정부가 각종 부동산 부양책을 내놓아도 시장이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투자자들도 더 이상 믿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정부가 정책으로 부동산시장을 죽이기는 쉬워도 살리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부동산시장 침체가 2∼3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정부의 정책과 함께 부동산의 주 수요층인 중산층이 경기위축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DK 유성식 기획조정실 팀장은 “경기 침체로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 부동산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택시장이 가장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유 팀장은 전망했다.
지난 2002∼2003년 부동산시장 호황기에 사업을 준비한 건설사들이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음에도 밀어내기식 분양에 나서는 등 공급은 늘어나는데 경기위축으로 수요는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유 팀장은 “수급불균형은 지난 2002년부터 집중 분양된 아파트가 소진되는 2006년 하반기에나 해소될 전망”이라며 “이에 수급불균형이 해소되는 2007년은 대선을 앞두고 경기 회복도 기대할 수 있어 부동산시장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전문가들이 말하는 오는 2007년 상반기 부동산시장 회복설은 최근 주택분양 물량 감소를 감안하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실제로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건설 인허가를 받은 주택은 모두 21만9천 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38만9천 가구보다 43% 줄었다. 또 2000∼2003년 4년 평균인 29만9천 가구보다도 26%나 줄었다. 또 지난 8월 주택건설 수주액은 2조1천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41% 줄었다.
부동산뱅크 양해근 리서치팀장은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신규 주택공급은 급격히 줄어들 전망”이라며 “이에 오는 2006년 하반기 또는 2007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인기지역 주택가격은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검증된 투자처 판교신도시 주목
부동산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들 때는 시장을 예의주시하는 것이 최선이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부동산시장을 휘젓고 다녔던 큰손들은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
김재언 삼성증권 부동산 컨설턴트는 “올해 상반기까지도 충청권 땅 매입에 열을 올렸던 큰손들이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복지부동이 최선의 투자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 언론을 통해 접하는 시장 상황은 온통 잿빛이지만 향후 시장흐름을 읽어 미리 투자에 나선다면 고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진은 고층빌딩과 아파트 단지로 뒤덮인 서울 전경. | ||
부동산전문가들은 투자성이 확실한 성남 판교신도시 아파트 청약과 경기회복시 전망이 밝은 상가빌딩 경매물건을 노려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이사는 “부동산시장에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검증된 곳에 투자를 해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판교신도시만한 투자처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판교신도시는 분당의 절반 수준인 2백84만평이지만 녹지 비율은 35%로 분당보다 두 배가량 높고 서울에서 15km 거리밖에 안돼 강남권 진입도 분당보다 쉽다.
내년 6월 시범단지 5천 가구 분양을 시작으로 2006년 1만2천 가구, 2007년 1만 가구, 2008년 2천7백 가구 등 총 2만9천7백 가구를 선보인다. 판교신도시는 전체 공급물량의 30%를 성남지역 거주자에게 우선 분양하고, 나머지 70%를 수도권 거주자에게 분양한다.
성남 거주자는 지난 2001년 12월 26일(택지지구 지정고시일) 이전부터 입주자모집 공고일까지 계속해서 성남에 살아야 한다. 이와 함께 만 35세 이상, 5년간 무주택세대주는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75%에 대해 우선 청약할 수 있다. 무주택 1순위자가 아니라면 전용면적 30.8평 초과 또는 40.8평 초과 물량을 노려볼 만하다.
특히 오는 2008년까지 단계적으로 분양하는 만큼 지금 청약통장에 가입하더라도 일부 물량은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가빌딩 경매 경기회복시 고수익
상가빌딩 법원경매물건도 주목해 볼만하다. 상가빌딩의 경우 아직도 경매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영업이 잘되는 강남권은 더욱 그러하다. 간혹 등장하는 물건도 아직 시세보다 저렴하지 않다.
하지만 경기 위축이 지속되고 있는 현 상황을 감안하면 내년 정도에 인기지역도 상가빌딩 물건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가빌딩의 경우 투자금액 대비 은행이자의 두 배 이상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고 경기 회복시 가격 상승으로 인한 시세차익도 예상된다.
법무법인 산하 강은현 실장은 “내년 정도에 상가빌딩을 낙찰받아 리모델링을 통해 새롭게 임차인을 받으려면 길게는 1년 정도가 소요된다”며 “이에 경기회복이 예상되는 2007년에 초점을 맞추고 상가빌딩 경매에 도전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상가빌딩의 가격은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통상 대지 60평, 4층 규모 건물을 기준으로 강북권은 10억원 내외, 강남권은 20억원 내외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물론 경매를 통한다면 이보다 20% 이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또한 펀드를 조성해 공동으로 입찰하면 투자금액도 줄일 수 있다. 새로운 민사집행법이 시행되면서 그동안 공동입찰에 참가할 때 있었던 각종 제약이 사라지고 누구나 자유롭게 공동입찰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공동입찰 방법도 어렵지 않아 입찰표에 각자의 투자금액에 따른 지분의 표시만 분명히 하면 된다. 투자금액의 지분표시에 따라 낙찰 후 소유권에 대한 지분관계가 등기부등본에 기재된다.
소액투자자라면 서울 강남 역세권 오피스텔을 노려볼 만하다. 현재 강남권 오피스텔 시장은 경기위축과 공급과잉으로 최악을 맞고 있다. 내년은 더욱 어렵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내년 정도면 현 시세대비 50% 정도로 낙찰될 오피스텔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에 1억원 내외로 이들 오피스텔 한두 채를 매입, 싼값에 임대를 놓는다고 해도 은행이자 이상의 고정수익은 물론 경기회복시 적잖은 시세차익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