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가 김병현에 입단을 제안했다. 김병현의 일본 에이전트사는 1월 20일 <일요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라쿠텐이 김병현에 ‘우리 팀에서 뛰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한 게 사실”이라며 “라쿠텐으로부터 대략적인 몸값 규모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16일 K스타 미야기구장에서 열린 트라이아웃에 참가했던 김병현은 이로써 2달 만에 라쿠텐으로부터 첫 입단제안을 받게 됐다. 라쿠텐이 김병현 측에 몸값 등을 비롯해 구체적 조건을 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트라이아웃 이후 김병현 영입에 미온적이던 라쿠텐이 자세를 바꾼 건 마땅한 외국인 투수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애초 라쿠텐은 1월 초순 이전 외국인 투수 4명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눈에 띄는 투수를 찾지 못해 애를 태웠다. 특히나 팀의 최대 약점인 마무리를 맡아줄 외국인 투수를 찾는데 끝내 실패했다.
2월 1일에 시작하는 스프링캠프를 10일 앞두고 라쿠텐은 결국 김병현 카드를 집어들었다. 당연히 라쿠텐이 바라는 보직은 마무리다. 라쿠텐은 김병현이 입단제안에 동의하면 별도의 계약식 없이 곧바로 스프링캠프에 참여시킬 방침이다. 김병현의 몸 상태가 최상이 아니라, 최적의 컨디션을 찾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몸값 규모는 연봉과 옵션 포함 40만 달러(약 4억 4000만 원)선으로 알려졌다. 오릭스 버펄로스에 입단한 박찬호의 최대 220만 달러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그러나 일본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선수의 첫해 연봉은 대개 40만 달러다. 게다가 김병현은 2008년 이후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다. 지난해엔 독립리그에서 뛰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김병현의 몸값은 오히려 높다는 게 일본야구계의 중평이다.
라쿠텐의 입단 제안을 기다렸던 김병현은 수락 의사를 나타낼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부터 돈보다 몸을 만들 팀이 필요해 라쿠텐의 트라이아웃에 응했고, 계속 라쿠텐의 입단제안을 기다려왔기 때문이다.
김병현의 에이전트사는 “(김병현이) 원체 야구에 대한 사랑과 재기의지가 강해 이른 시일 안에 몸을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며 “라쿠텐도 내심 김병현이 시즌 중반부터 팀의 주축 선수가 되길 바라고 있다”고 귀띔했다.
박동희 스포츠춘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