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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S 측은 중계권 대행사 선정 기준 자체가 불공평했다고 주장한다. KLPGA는 방송 중계권 대행사 평가표를 계량평가(70점)와 비계량평가(40점)로 나눠 심사했다. 계량평가 항목에는 계약금(50점)·경영상태(15점)·과거실적(5점)이, 비계량평가는 방송중계권 운영안(30점)·조직 구성(5점)·방송사와의 관계(5점) 항목으로 나뉜다. KLPGA가 특정 기업을 밀어주기 위해 총 110점 중 50점에 해당하는 계약금 항목에 8억 원이란 상한선을 뒀다는 주장이다.
Lee&S 이재명 대표는 “KLPGA가 계약금을 6억 원 이상으로 공지했다가 갑자기 8억 원 상한선을 만들어 공고문을 수정했다. 당연히 모든 업체가 계약금을 8억 원으로 써냈고, 총점의 절반을 차지하는 항목에서 차등이 없어지게 됐다. 비계량평가인 방송중계권 운영안 PT만으로 심사해 특정 기업에 특혜를 준 격”이라며 언성을 높였다.
그러나 KLPGA 측의 입장은 달랐다. KLPGA 한 관계자는 “공고문을 갑자기 수정한 게 아니다”며 반론을 제기했다. “계약금에 상한선을 둔 건 과열 경쟁을 막아달라는 참여 업체들의 요구 때문이었다. 수익금에 대한 배분율(협회 70%, 대행사 30%)에 따르면 계약금을 높게 쓸수록 고스란히 대행사 및 방송사의 부담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3년 중계권료로 120억 원을 제시한 Lee&S를 배제하고 106억 원을 제시한 IB스포츠를 대행사로 선정한 것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우린 SBS의 자회사다. Lee&S가 제시한 120억 원이 현실가능성 없다고 본 이유를 알고 싶다. 더 많은 액수를 제시한 기업을 배제한 것은 엄연한 임무해태”라며 KLPGA를 배임 및 입찰방해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그러나 이는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하는 쪽에 낙찰이 결정되는 일반 입찰과는 애초부터 성격자체가 달랐다. KLPGA 관계자는 “Lee&S가 제시한 120억 원은 중계권 대행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 그 계획의 일부로 제시한 금액에 불과하다. 일반 입찰처럼 구속력 있는 금액이 아니다. 매출액, 방송관련 실적, 조직 구성, 방송중계권 운영안 등 여러 면에서 IB스포츠가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논란을 불식시켰다.
결국 Lee&S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다. Lee&S 측은 항고했지만, 4월 투어 개막을 앞두고 절차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KLPGA는 IB스포츠와 중계권 대행사 계약을 맺고 방송사 선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정한 평가도 방송사 선정도 중요하다. 그러나 한국여자프로골프를 사랑하는 팬들이 투어 중계를 무리 없이 시청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골프 관계자들에게 부여된 최우선 과제가 아닐까.
정유진 기자 kkyy1225@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