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여수지방해양수산청은 광양항을 입출입하는 선박의 안전한 통행을 위해 항로 폭을 늘리고 수심을 확보하는 ‘광양항 특정해역 암초제거 공사’를 발주해 2020년 9월 업체를 선정했다.
당초 이 사업은 기타공사로 발주할 예정이었으나 공사 참여 업체가 새로운 공법을 제시할 수 있는 대안입찰로 변경이 됐고, 이 과정에서 암초를 제거하기 위해 사용되는 발파에 한진중공업 컨소시엄이 특정회사 특허공법을 적용 경쟁사인 협성종합건업 컨소시엄을 누르고 낙찰됐다.
총사업비 907억 중 항로공사에 따른 보상을 제외한 실제 한진중공업 컨소시엄이 수행할 사업비는 794억 원이다. 이중 발파는 순공사비 180원을 포함 제경비를 포함하면 247억 원 달해 전체공사비의 31%를 차지하고 있어 발파 공정이 중요한 부분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통상적이라면 180억 원이란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공정에 적용할 공법은 충분한 실적이 쌓인 것을 적용하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이번 ‘광양항 특정해역 암초제거 공사’에서는 실적이 전무한 공법이 적용되어 로비에 의해 적용됐다고 주장한 영업 참여자의 말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그러나 지난 16일 시행된 시험발파에서 천공을 위해 투입된 케이슨이 빠지지 않아 당일 오후 4시에 폭파할 계획이 어긋나서 바다 속에 터지지 않은 폭약이 장착된 채 다음 날 오전 9시 30분이 넘어서까지 화약 관련 전문가가 해상에서 감시를 해야 하는 문제점이 들어났다.
이에 앞서 지난 2018년 울산광역시 발주 지방어항 주전항 공사에서도 이번에 적용된 공법으로 발파를 시도했으나 광양항 공사와 똑같이 케이슨이 빠지지 않아 역시 터지지 않은 폭약이 24시간 동안 바다 속에 있어 경찰관이 24시간을 지키고 서있다.
이처럼 검증되지 않는 특허 공법은 예측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된다. 더구나 육상도 아닌 바다 속에서 이뤄지는 작업은 일일이 눈으로 확인할 수 없어 실적이 없는 특정 공법이 도입된다는 것은 시공사나 주무 관청으로서는 도박이나 다름이 없는 것으로 지적된다.
특허 로비를 주장하는 지에이치 산업 구본화 사장은 “광양항 특정해역 암초제거 공사에 적용된 발파 공법에 대한 통상실시권을 지난 2018년 4월 획득했다”며 “이후 이 공법을 적용해 울산 주전항과 인천 강화여객선 항로에 작업했으나 문제가 발생했고, 그래서 실적을 쌓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번 광양항 특정해역 암초제거 공사에 이 특허 공법이 적용되도록 내가 퇴직 해수부 고위 공무원을 통해 로비를 했다. 당시 여수청 공사과장을 만나 특허공법이 적용될 수 있도록 설명했다”며 “이후 2020년 4월 8일 한진중공업 부산·영남 지사장을 만났고 그 때 한진중공업 지사장이 나에게 해양수산부 기술자문위원회 제2기 설계심의분과 위원회 명단을 주면서 “영업을 해서 특허가 적용될 수 있도록 해 주라”는 말을 듣고 해수부 퇴직 고위공무원을 통해 영업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당시 여수지방해양수산청 담당 과장은 “퇴직한 선배로부터 전화가 와서 사람이 찾아 가면 잘 부탁한다는 말을 듣고 구본화 사장을 만났다”며 “이후 당시 참여업체 등 공사 전반에 대한 설명을 했지만, 우리가 시공업체 설계에 개입할 수 없다. 업체 선정은 심의위원들의 공정한 평가로 결정된 사항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광양항 특정해역 암초제거 공사는 설계 70%, 가격 30%를 적용하는 가중치 방식을 적용했고, 17명의 심의위원이 참여해서 100점 만점에 한진중공업은 93.12점을 차지해 낙찰됐다.
강효근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