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으로 임종을 앞둔 한 청년의 유언장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사는 유준범(20) 씨.
타인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길 원했던 그는 암이 온몸으로 전이돼 마지막을 직감하고 자신이 다하지 못한 봉사의 꿈을 친구들이 대신 이뤄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며 초등학교 시절부터 독거노인을 돌보는 등 봉사활동을 이어온 유 씨는 순심중 전교학생회장, 순심고 전교부학생회장을 맡을 정도로 리더십과 사교성이 뛰어났고 축구경기를 즐길 정도로 건강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17년 빈혈 증상이 계속돼 대학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초기 백혈병인 골수이형성이상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2차례 항암에 이어 누나 골수를 이식받았으나 2019년 9월 재발했고, 고통스러운 항암치료 끝에 잠시 상태가 호전됐으나 지난해 5월 다른 부위로 암세포가 전이됐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유 씨를 일으켜 세우며 용기를 준 것은 바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꿈이었다.
그는 삼성 서울병원 입원 중에도 소아암 병동에 있는 유아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며 봉사활동을 펼쳤고, 2018년부터는 매달 일정액을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백혈병 환우들을 위해 기부했다.
유 씨를 위해 그의 가족은 살고 있던 아파트를 처분해 살던 집을 월세로 바꿨다. 아버지는 막노동과 식당일로 치료비를 마련했고, 누나는 치료비를 보태기 위해 다니던 대학교를 자퇴했다.
이 같은 소식이 유 씨의 고향인 칠곡군에 알려지자 그의 이름을 딴 봉사단 모집을 알리는 글이 SNS에 게시되는 등 그의 꿈을 응원하고 기리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유 씨의 어머니 윤경미 씨는 “아들은 죽어서라도 세상의 빛이 되고 싶은 마음에 별이 되고 싶어 했다”며 “아들을 기억하고 응원해주는 많은 분들로 인해 마지막이 결코 외롭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소중한 후배가 자신의 꿈과 소망을 이루지 못한 것을 비통하게 생각한다”며 “유 씨의 간절한 바람처럼 지역 사회에 나눔 문화가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힘을 모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은주 대구/경북 기자 ilyo07@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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