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인기 서핑·스케이트보드·클라이밍 포함…코로나19 변수 속 다양한 시도는 눈여겨볼 만
코로나19라는 뜻밖의 변수로 유례없는 대회가 되긴 했지만, 사실 도쿄올림픽은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도모했다는 점에서 여러 면에서 예전 대회와는 다르다. 이를테면 올림픽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익스트림 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는 점도 그렇다. 도쿄올림픽에서 새롭게 채택된 신규 종목들은 △서핑 △스케이트보드 △스포츠 클라이밍 △가라테 등 모두 네 종목이다. 조금은 낯선 네 가지 종목들은 어떻게 경기가 치러지고, 또 관전 포인트는 무엇인지 짚어봤다.
사실 그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점점 올림픽에 관심을 갖지 않는 대중들, 특히 젊은층을 의식해 쇄신과 변화를 꾀해왔었다. 그 결과 특히 젊은층에서 인기가 높은 서핑, 스케이트보드, 스포츠 클라이밍 등 세 종목을 정식 종목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더 나아가 오는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는 브레이크 댄스가 처음으로 정식 종목에 포함될 예정이다.
가라테의 경우에는 개최국인 일본을 의식해 이번 대회에서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으며, 따라서 다음 올림픽에서는 볼 수 없게 된다. 201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다시 부활한 야구와 소프트볼 역시 마찬가지다.
종목별로 새롭게 추가된 세부 종목들도 많다. 무엇보다 남녀 균형을 의식해 여성 종목이 대폭 증가했으며, 남녀가 한 팀을 이뤄 경기를 치르는 혼성 종목도 여럿 추가됐다. 가령 양궁과 유도에서는 남녀 혼성 단체전이, 탁구에서는 혼합 복식이, 육상과 철인3종에서는 4x400m 혼성 계주와 혼성 계주가, 그리고 수영에서는 4x100m 혼성 혼계영이 신설됐다. 이 밖에도 사격의 경우에는 혼성 10m 공기소총 단체, 혼성 10m 공기권총 단체, 혼성 트랩 단체 등 세 종목이 추가됐다.
복싱에서는 여자 페더급과 여자 웰터급이 새롭게 포함됐고, 수영에서는 남자 800m 자유형과 여자 1500m 자유형 경기가 처음 치러지게 된다.
#가라테
공수도라고도 하며, 일본이 종주국이다. 오키나와 류큐 왕조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일본 전통 무술로, 두 손과 양 발을 이용해서 공격 및 수비를 펼친다. 다만 태권도와 달리 머리는 가격할 수 없다. 때문에 헤드기어는 착용하지 않는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구미테(대련) 60명, 가타(품새) 20명 등 총 80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일본과 스페인이 강국으로 꼽힌다.
가타는 가상의 상대에 맞서 일련의 공격과 수비 동작을 취하는 경기로, 선수들은 심사위원 앞에서 102가지 품새 가운데 자신이 선택한 동작들을 선보인다. 이때 각각의 동작을 얼마나 확실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는지, 그리고 기술을 얼마나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포인트다. 무엇보다 타격 시 강도, 속도, 리듬, 균형감, 힘이 중요하다.
이에 반해 실제 상대와 겨루는 구미테는 8mx8m의 경기 매트에서 진행된다. 3분 동안 선수가 대결을 펼치며, 상대 선수의 유효 타격 부위를 얼마나 정확하게 공격하느냐가 관건이다. 점수는 타격 부위에 따라 1~3점이 차등 부과되며, 상대보다 8점을 더 얻거나 제한 시간 안에 상대보다 많은 점수를 얻으면 승리한다. 만일 3분이 되기 전에 상대 선수보다 8점을 더 얻으면 야구의 콜드 게임처럼 경기는 즉각 종료된다. 만일 무승부일 경우에는 다음 점수를 먼저 얻는 사람이 이긴다.
#스포츠 클라이밍
2018년 자카트라-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인공 암벽을 오르는 경기며, 안전 로프를 제외하고는 오로지 맨손과 등반화만을 이용해 경기를 펼치기 때문에 힘과 유연성, 기술이 특히 중요하다. 세부 종목으로는 리드, 볼더링, 스피드 등이 있다. 선수들은 세 가지 종목에 모두 출전해야 하며, 세 종목의 점수를 합산해서 점수를 평가하게 된다. 때문에 한 가지 종목에서 아무리 좋은 성적을 거둔다고 해도 메달을 장담할 수는 없다.
남녀 각 스무 명씩 모두 마흔 명이 참가하며, 다른 선수들의 경기 장면을 보면서 미리 작전을 짜는 것을 막기 위해 선수들은 본인 차례가 오기 전에는 경기장에 입장할 수 없다. 대신 본인의 경기가 시작되기 단 몇 분 전에만 잠깐 동안 암벽을 살펴볼 수 있다. 경기 전에는 대기실에서 대기하고 있어야 하며, 미리 연습을 하는 것 또한 금지되어 있다.
리드 클라이밍은 12m 이상의 암벽을 제한시간인 6분 안에 얼마나 높은 곳까지 오르는가를 겨룬다. 가장 높이 도달한 곳의 홀드를 양손으로 잡으면 경기가 끝나게 된다.
볼더링은 제한 시간 4분 안에 다양한 루트로 4.5m 경사면의 암벽을 오르는 경기로, 루트 꼭대기에 있는 마지막 홀드를 양손으로 잡으면 경기가 종료된다. 이때 가능한 적은 시도만으로 암벽을 올라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유일하게 안전 로프 없이 진행되는 경기이기 때문에 바닥에는 안전 매트가 설치되어 있다.
두 명의 선수가 대결을 펼치는 스피드 클라이밍은 15m 높이의 암벽을 누가 더 빨리 오르는지 속도를 겨루는 종목이다. 두 선수가 로프에 몸을 고정시키고 동일한 루트를 따라 올라간다. 보통 남자 최상위원 경기는 5~6초, 여자 최상위권 경기는 7~8초 정도가 소요된다. 스피드를 겨루는 종목이기 때문에 육상 경기처럼 부정 출발 시 즉각 실격된다.
#스케이트보드
길거리 익스트림 스포츠로 더 잘 알려진 스케이트보드는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난도, 독창성, 완성도, 속도, 높이, 정확도 등 다양한 기준을 바탕으로 종합 점수를 매기며, 선수들은 점프(알리), 플립, 공중 스핀 등의 기술을 선보인다. 80명의 선수가 출전해 네 개의 금메달을 놓고 겨루게 된다. 미국, 일본, 영국, 브라질 등이 강세를 보이며, 이 가운데 영국 선수인 스카이 브라운은 13세 소년으로 영국 최연소 국가대표 선수다.
세부 종목은 스트리트와 파크 등 두 가지로 나뉘어져 있다. 스트리트의 경우 길거리 스케이트보드를 재현한 일직선상의 도로 형태의 경기장에서 펼쳐진다. 도로 위에는 계단, 경사로, 난간, 연석, 벤치 등 다양한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으며, 선수들은 다양한 섹션을 오가면서 여러 기술, 즉 트릭을 선보인다. 누가 얼마나 더 다양하고 창의적인 기술을 선보이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심사위원들은 트릭의 난이도, 동작의 높이, 속도, 창의성, 완성도 등을 종합해서 평가한다.
파크는 U자 모양의 반원통 경기장에서 묘기를 선보이는 종목으로, 선수들은 가파른 경사면을 타고 올라간 후 그 높이를 이용해 공중에서 다양한 기술을 선보인다. 공중 동작을 할 때 스케이트보드의 어느 부분을 잡았는지, 어느 손으로 잡았는지, 공중 자세는 어땠는지에 따라 점수가 매겨진다.
#서핑
남녀 스무 명씩 출전하며, 경기는 태평양 연안의 지바현 쓰리가사키 해변에서 열린다. 예선 라운드에서는 4~5명의 선수가, 그리고 본선 라운드에서는 두 명씩 대결을 펼쳐 이긴 쪽이 다음 라운드로 올라가는 방식이다. 경기 시간은 30분이며, 선수마다 최대 25개의 파도를 탈 수 있다. 보통은 선수마다 10~12개의 파도를 타게 된다.
다섯 명의 심판은 투지, 난이도, 기술, 기술의 조화, 기술의 다양성, 스피드, 힘과 같은 요소들을 두루 평가해 점수를 매기게 된다. 서핑 강국은 미국, 호주, 브라질 등이다.
올림픽에 채택된 정식 세부 종목은 길이 1.8m의 숏보드다. 파도를 여러 개 타는 것보다는 큰 파도를 타면서 다양하고 역동적인 동작을 할 경우 더 높은 점수를 얻을 확률이 높다. 단, 파도 하나에는 한 명의 선수만 탈 수 있다. 때문에 파도의 가장 윗부분인 이른바 ‘피크’에 가장 가까이 있는 선수에게 우선적으로 ‘통행권’이 주어지며, 다른 선수의 경로를 간섭할 경우 벌점이 부과되거나 또는 점수가 차감될 수 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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