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윤성호 기자 cybercoc1@ilyo.co.kr |
패전투수의 멍에를 지게 된 김광현. 그러나 맞대결 직후 만난 그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한국시리즈 이후 정말 오랜만의 등판이었다. 그래선지 마운드 위에서 흥분과 재미를 동시에 느꼈다.” 3과 1/3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4실점.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니지만 시즌 개막 전 자신을 점검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직구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설마 치겠어’란 안이한 생각으로 한가운데를 던졌다가 홈런을 맞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 비해 컨디션이 훨씬 나은 상태다. 오늘 경기에선 변화구가 맘처럼 던져지질 않았지만 개막 전까지 충분히 연습해 만회할 수 있다. 안타도 맞고 홈런도 맞아보니 이제 곧 시즌이 시작된다는 실감이 난다.”
▲ 사진=윤성호 기자 cybercoc1@ilyo.co.kr |
개막 전 목표는 부상 없이 100% 컨디션을 만드는 것. 2011 시즌 목표는 방어율 1위에 등극하는 것이라고. 지난해 방어율 1.86을 기록한 류현진에 도전장을 던진다. 올 시즌 두 괴물투수의 방어율 쟁탈전을 기대해도 좋을 듯싶다.4실점한 김광현이 2시 민방위훈련을 기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오자 김성근 감독 역시 슬그머니 더그아웃 자리를 떠났다. 그리고는 1루와 3루 더그아웃을 연결하는 통로에 서서 투수와 타자를 번갈아 살피며 경기를 관전했다. ‘왜 밖에 나와서 보시느냐’고 묻자 김 감독은 “답답해서”란 대답과 함께 허허 웃는다.
류현진과 사상 첫 맞대결을 벌인 김광현에 대해선 “그저 그랬다”는 평가를 내린다. “구질을 떠나서 3이닝을 무리 없이 던진 걸로 충분하다. 컨디션 점검 차원이었기 때문에 류현진과의 맞대결은 신경 쓰지 않았다.” 한참을 선 채로 경기를 지켜보던 김 감독은 생각이 정리된 듯 고개를 몇 번 끄덕인 뒤 다시 더그아웃으로 발길을 향했다.
정유진 기자 kkyy122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