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 갇혀 있는 거 같다. 옴짝달싹도 못 한다 아무것도 못 한다 "
경주의 어느 시골 마을로 시집와 평생을 살아온 김복난(가명) 할머니. 그곳에서 여든이 다 되도록 별 탈 없이 평화롭게 지내왔었지만 최근 할머니는 평생을 살아온 자신의 집이 감옥 같다고 말한다.
올봄 집 대문이 커다란 담벼락으로 막혀버렸기 때문이다. 급하게 집 뒤편으로 어깨 너비의 쪽문을 만들었지만 거동이 불편해 전동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하는 할머니에겐 무용지물이다.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고 그야말로 창살 없는 감옥이 된 집. 그런데 황당한 건 김복난 할머니의 대문을 막은 사람은 50년을 알고지낸 옆집 이웃이라는 것이다.
"불편할 거 뭐가 있어. 자기들이 대문 내면되지 자기들이 50년 공짜로 있었지 이제는 찾아야 될 거 아니야."
이웃집 대문을 없애버린 옆집 황 아무개 씨(가명)도 나름의 사정이 있었다. 김복난 할머니 집을 포함해 두 집이 수십 년을 써온 골목길은 사실 황 씨 할머니 소유의 땅이라는 것.
황 씨 할머니는 오히려 50여년이 넘는 시간 동안 김 씨 할머니의 편의를 봐줬다고 주장했다. 이제는 본인의 땅을 되찾고 그곳에 텃밭을 꾸리고 싶을 뿐이라고 한다.
대문이 사라지고 난 후 눈만 마주쳐도 으르렁거리는 사이가 된 두 할머니. 다시 예전의 사이좋은 이웃으로 돌아갈 방법은 없을지 또 한 평생을 공유해온 땅을 가져가려는 땅주인 할머니에겐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알아본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모텔살이 10년차 할머니의 도 넘은 생활도 소개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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