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가디슈’ ‘싱크홀’ ‘인질’ 연이어 흥행…4차 대유행에도 극장 관객 급증
#‘인질’과 마주 선 ‘싱크홀’…아쉬운 개봉 일정
‘인질’까지 좋은 흥행 성적을 올리고 있지만 그래도 아쉬운 대목은 개봉 일정이다. 2주일 간격으로 개봉한 ‘모가디슈’와 ‘싱크홀’은 그나마 상생이 가능했는데 ‘싱크홀’과 ‘인질’이 1주 사이 개봉이라 관객이 분산되는 느낌이 강하다. ‘인질’ 개봉 전까지 ‘싱크홀’의 기세는 무서웠다. ‘모가디슈’의 경우 개봉 첫 주말까지의 흥행 성적이 78만 8292명이었고 ‘싱크홀’이 개봉하기 직전인 8월 10일까지 2주 동안 185만 9942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반면 ‘싱크홀’은 개봉 첫 주말까지 92만 2351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모가디슈’를 앞질렀고 일주일 만에 122만 1317명의 관객을 동원했지만 이 시점에서 ‘인질’이 개봉했다.
‘인질’이 개봉하면서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내준 ‘싱크홀’은 개봉 2주 시점인 8월 24일까지 누적 관객수가 173만 1690명으로 ‘모가디슈’에 미치지 못했다. 이런 한계는 ‘인질’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앞서 개봉한 ‘모가디슈’ ‘싱크홀’ 등과 경쟁하는 상황이었던 터라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켜내고 있지만 개봉 첫 주말까지의 흥행 성적은 63만 8813명이었다. 개봉 첫 주말까지의 성적은 ‘싱크홀’과 ‘모가디슈’보다 적다. 만약 한 주만 늦게 개봉했더라면 ‘싱크홀’이 개봉 2주차 성적에서 ‘모가디슈’를 넘어섰을 수 있고 ‘인질’의 개봉 첫 주말까지의 흥행 성적도 지금보다 더 높았을 수 있어 보인다.
그렇다고 ‘인질’이 8월 18일이 아닌 25일 개봉할 수는 없었다. 여름방학과 휴가철 등 여름 극장가 성수기를 감안하면 사실 8월 18일도 너무 늦은 개봉이다. 여름 성수기는 대개 7월 중순부터 8월 중하순까지임을 감안하면 ‘모가디슈’가 7월 28일에 개봉한 것부터 다소 늦은 개봉이었고 ‘싱크홀’이 2주 뒤에 개봉하는 일정을 잡아 두 블록버스터의 개봉 일정이 먼저 확정됐다. 8월 개봉 일정만 확정하고 개봉일 결정에 절치부심한 ‘인질’은 어쩔 수 없이 8월 18일로 개봉일을 결정했다. 오히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된 시점이던 7월 7일 공격적인 개봉을 감행한 마블의 ‘블랙 위도우’는 여름 극장가 초반 흥행을 주도하면서 295만 6193명으로 아직까지 2021년 최고 흥행작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다행히 ‘모가디슈’가 ‘블랙 위도우’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8월 24일 기준 283만 8741명을 기록 중인데 현재 주중 관객수가 2만~3만, 주말 관객수가 8만~9만 명임을 감안하면 8월 중에 ‘모가디슈’가 ‘블랙 위도우’를 넘어서 2021년 최고 흥행작 자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8월 들어 한국 영화 관객 급증하며 극장가도 활력
문제는 과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그것도 4차 대유행이 길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느냐다. 애초 세 편의 한국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모가디슈’가 650만 명, ‘싱크홀’이 450만 명, ‘인질’이 220만 명가량이다. 그런데 대규모 제작비가 투자된 블록버스터 영화 ‘모가디슈’와 ‘싱크홀’은 한국상영관협회 지원책 대상작으로 선정돼 총 제작비 50% 회수가 보장되면서 손익분기점이 크게 내려갔다. ‘모가디슈’는 300만 명, ‘싱크홀’은 200만 명 정도가 손익분기점이다.
‘모가디슈’는 ‘블랙 위도우’를 넘어서려면 300만 관객이 필요한 데 곧 여기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싱크홀’ 역시 이미 170만 관객을 넘긴 터라 200만 명까지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상영관협회 지원책 대상작에 선정되지 못한 ‘인질’도 손익분기점인 220만 관객을 넘길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당장은 새로 개봉할 대작 영화가 많지 않아 이미 ‘모가디슈’와 ‘싱크홀’을 관람한 관객들이 ‘인질’까지 관람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220만 관객 동원도 가능할 수 있어 보인다. 8월 24일 기준으로는 74만 1689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7월 관객수가 698만 명으로 2020년 7월에 비해 24.2%(136만 명) 늘었고, 매출액도 683억 원으로 44.7%(211억 원) 증가했다. ‘모가디슈’도 일정 부분 힘을 보탰지만 7월 28일에 개봉했음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블랙 위도우’의 흥행 성공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리고 8월에는 관객수가 더 늘어났다. 영화진흥위원회 박스오피스에 오른 상위 10개 영화들의 흥행 성적만 놓고 비교해도 7월에 비해 8월 관객수가 1.5~2배 증가했다. ‘모가디슈’ ‘싱크홀’ ‘인질’ 등 한국 영화 세 편이 스크린을 삼분지계 한 8월 극장가에 모처럼 관객들이 몰려든 덕분이다.
전년 대비 2021년 7월 관객수와 매출이 모두 증가했지만 한국 영화만 놓고 보면 매출액은 206억 원으로 2020년 7월 대비 48.3%(193억 원), 관객 수는 212만 명으로 54.8%(257만 명) 감소했다. ‘모가디슈’가 55만 명, ‘랑종’ 81만 명, ‘발신제한’ 48만 명 정도가 7월 주요 한국 영화 흥행 성적이다.
그렇지만 한국 영화 세 편의 스크린 삼분지계가 이뤄진 8월은 다르다. 8월 24일을 기준으로 볼 때 ‘모가디슈’가 8월에만 230만여 명을 동원해 7월 한국 영화 전체 관객수 212만 명을 훌쩍 뛰어 넘었고, ‘싱크홀’은 173만 1690명, ‘인질’은 74만 1689명을 동원해 이 세 편의 영화만으로도 8월 한 달 동안 5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블록버스터 영화 ‘모가디슈’와 ‘싱크홀’의 총 제작비 50% 회수를 보장하는 지원책을 꺼내든 한국상영관협회의 과감한 한 수가 코로나19로 위기에 직면한 극장가에 묘수가 된 것으로 보인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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