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같은 내 새끼’ 인기 힘입어 신규 프로 2개 더…고액 상담료 논란도 상담 받은 부모들 옹호로 잦아들어
오은영 박사는 현재 종합편성채널 채널A의 프로그램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를 통해 이름값을 증명하고 있다. 방송 초반 1%대로 출발한 시청률은 상승을 거듭해 최근 3%대에 안착했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공개되면서 다양한 세대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여세를 몰아 오 박사는 9월부터 MBC 오디션 프로그램 ‘방과후 설렘’의 번외편인 ‘등교전 망설임’에 심리 상담을 책임지는 역할로 동참한다. 이어 채널A를 통해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라는 이름의 새로운 프로그램도 시작한다.
#‘아이’는 물론 ‘어른아이’의 마음 어루만지는 위로
오은영 박사는 최근 주가가 급상승하고 있지만 방송 활동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했다. 방송 경력 15년을 훌쩍 넘긴 베테랑이다. 출발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방송한 육아 솔루션 프로그램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다. 부모의 눈에는 미처 보이지 않는 아이들의 문제를 찾아내 각 가정의 상황에 맞는 해결책을 제공해 공감을 얻었다.
오은영 박사의 솔루션은 단순히 조언을 건네는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원활하게 소통하지 못하는 어린이가 가진 문제를 정확히 짚어내고, 부모와 자녀 사이 갈등의 원인을 발견해 적합한 해결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마음을 기막히게 잡아내면서 ‘국민 육아 멘토’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그의 활동은 EBS ‘60분 부모’를 거쳐 최근 ‘금쪽같은 내 새끼’로 이어지면서 진가를 증명하고 있다.
오은영 박사가 제시하는 솔루션은 비단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금쪽같은 내 새끼’의 경우 주요 시청자 연령층은 손자를 주로 맡아 키우는 60대 여성과 육아를 담당하는 30대 여성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청층이 확장돼 10대 여성은 물론 20대 남성 시청자의 선호도 높게 나타난다. 성인이 돼서도 해결되지 않는 가정환경의 문제를 찾아내고, 자신이 자라온 과거 상황을 이해하려는 젊은 세대가 관심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 제작진이 이러한 대중의 반응을 그냥 지나칠 리 없다. 오은영 박사의 장기를 살린 신규 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는 ‘금쪽같은 내 새끼’의 확장판이다. 소아‧청소년에서부터 중‧장년까지 전 연령대로 상담 범위를 확장해 다양한 고민을 듣고 해결책을 함께 찾아가는 콘셉트다. 박나래, 정형돈, 이윤지가 진행자로 동참한다.
또 다른 프로그램 ‘등교전 망설임’의 형식도 비슷하다. 아이돌이 되기 위해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한 지원자들의 심리 상태를 점검하고 마음의 안정을 돕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지원자 대부분이 10대 청소년인 만큼 오은영 박사는 치열한 경쟁 상황에 놓인 이들의 마음 치료도 담당한다. ‘등교전 망설임’은 9월부터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순차 공개된 이후 본편인 ‘방과후 설렘’은 11월 MBC에서 방송한다.
#고가 상담료 논란…상담 경험 부모들의 자발적 옹호로 무마
오은영 박사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한쪽에선 부정적인 공격도 제기된다. 최근에는 고액 상담료가 논란이 됐다. 실제로 오 박사가 운영하는 병원에서는 대면 상담료가 1시간 30분에 81만 원으로 알려져 있다. 10분에 9만 원꼴이다. 그런데도 워낙 많은 인원이 몰려 예약하기도 쉽지 않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액 상담료라는 지적이 일었지만 비판이 확산되기는커녕 금방 잦아들었다. 오 박사에게 자녀 상담을 받은 부모들이 각종 게시판을 통해 그를 옹호하고 지지하는 글을 자발적으로 작성했기 때문이다. 여러 글 가운데 특히 ‘인생에서 가장 값진 81만 원’이라는 제목의 한 상담 부모의 이야기가 크게 화제가 됐다. 비단 금액으로 산정할 수 없는 가장 가치 있고 현실적인 상담이었다는 내용이었다.
방송에서 유명세를 얻은 전문가들이 크고 작은 논란에 한 번 휘말리면 걷잡을 수 없는 폭로나 위기에 직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도 오은영 박사만큼은 예외였다. 실제 상담을 통해 혹은 방송에서의 육아 상담으로 도움을 받은 많은 부모가 직접 나서서 ‘방패’가 돼 준 셈이다.
요즘 방송가에서는 외식사업가 백종원, 동물훈련사 강형욱 그리고 오은영 박사를 ‘3대 해결사’라고 부른다. 백종원 대표는 SBS ‘골목식당’을 통해 주목받지 못하는 상권에서 장사하는 소상공인이 자립할 수 있도록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제공한다.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책임감을 갖고 임한다”는 말도 자주 한다. 강형욱 훈련사의 방식도 비슷하다. 반려동물 인구가 약 1500만 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일상을 함께 하는 존재를 올바르게 대하고 훈육하는 방법을 일깨운다.
오은영 박사도 마찬가지다. 그가 육아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은 갈등 상황을 끄집어내는 것보다 일단 위로하는 방식이다. 누구보다 정확히 원인을 찾지만, 누군가의 잘못으로 몰지 않고 현재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집중한다. 그의 솔루션을 받은 부모와 자녀가 가족 안에서 각자 노력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 자체가 시청자에게는 위로와 공감을 안긴다.
오은영 박사는 아픔을 경험했기에 상대방의 아픔에도 더 공감한다. 그는 얼마 전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2008년 무렵 대장암 진단을 받고 죽음의 문턱을 오갔다”고 털어놓았다.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담낭 종양이 발견돼 ‘6개월밖에 살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고 수술대에 올랐고, 때마침 대장암까지 찾았다.
당시를 떠올린 오은영 박사는 “수술실로 들어가면서 아들 얼굴이 떠올라 통곡을 했고 며칠 동안 죽음을 준비하면서 자식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꼈다”며 “모자 관계는 내가 죽어야 끝나는 것도 깨달았다”고 돌이켰다. 자신의 경험이 상담에도 고스란히 배어난다는 평가다.
이해리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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