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프로이센 점령지 농민들, 국기 게양 막자 국기 모양 신품종 만들어
이 돼지의 기원은 19세기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덴마크와 프로이센은 남부 유틀란드 반도를 두고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1848년 덴마크가 전쟁에서 승리하고 이 지역을 차지했지만, 10년 후 다시 제2차 슐레스비히 전쟁이 발발했고 이번에는 프로이센이 승리했다. 유틀란드 반도를 점령한 프로이센은 대대적인 덴마크 지우기 운동을 벌였다. 특히 유틀란드 점령 지역에 거주하는 농부들이 덴마크 국기를 게양하는 것조차 금지시켰다.
이런 규칙에 분개한 농부들은 어떻게 하면 자국의 국기를 몰래 게양할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기발한 생각을 하나 떠올렸다. 덴마크 국기를 닮은 새로운 품종의 돼지를 이종 교배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 돼지는 불그스름한 몸통에 흰색 노르딕 십자 무늬가 특징으로, 언뜻 보면 덴마크 국기와 흡사하다.
이 돼지를 교배하기 위해 어떤 품종이 사용됐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홀슈타인 및 유틀란드 습지 돼지, 잉글리쉬 탐워스 돼지, 앙겔른 새들백 돼지 등이 교배됐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렇듯 처음에는 프로이센 통치에 대해 저항하는 의미로 교배됐지만, 20세기 들어서는 정식으로 하나의 품종으로 인정되어 ‘후섬 레드 파이드’로 명명되었다.
이 돼지는 현재 희귀종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독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주는 이 품종을 보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출처 ‘아더티센트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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