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입찰 미뤄지는 중, 사모펀드 경영 문제 삼으며 27일 대전지회부터 전면파업…사측 “작년 기본급 인상”
민주노총 한온시스템 대전지회가 오늘(27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총파업에는 생산직과 사무직 모두가 참여했다. 부분파업을 진행 중인 평택지회도 대전지회와 함께 전면 파업으로 전환할 것으로 전해진다. 한온시스템 임직원(2000명) 중 대전지회(1300명)와 평택지회(600명)가 약 95%를 차지하고 있다. 공장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면 파업에 이르게 된 배경에 대해 노조는 줄어든 실질 임금과 지나친 배당으로 인한 경쟁력 악화를 꼽고 있다. 사모펀드인 현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상당히 높다. 노조는 “사측은 대체 인력 준비 등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임단협)에서 불성실하게 임하고 있다. 회사를 매각해 막대한 차익을 남기려고만 하고 경영상 어려움은 직원들에게만 전가하려고 한다”며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회사를 인수한 이후 성과급, 격려금 등을 줄이면서 실질 임금이 후퇴했다. 특히 현금 배당정책을 강화하면서 회사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조민제 한온시스템 대전지회장은 “지난해 코로나19를 핑계로 직원들 처우는 대략 10% 정도 낮아졌지만, 성민석 한온시스템 대표의 임금은 약 31% 올랐다”며 “특히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는 회사를 인수한 이후 현금배당 정책을 강화해 현금을 챙겼다”고 강조했다.
한온시스템(옛 한라공조)은 굴곡의 역사를 지녔다. 미국 포드자동차 계열사 비스테온이 한라공조를 인수해 1999년부터 2014년까지 경영했다. 그동안 공격적인 배당정책과 계열사 처분, 지분 매각 등을 통해 5조 원 이상의 차익을 챙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4년 말 비스테온은 한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그룹 컨소시엄에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을 50%와 20%로 나눠 매각했다. 주당 5만 2000원, 가격은 총 36억 달러(3조 9400억 원)다.
한앤컴퍼니가 인수 이후 매출 성장세는 둔화됐고, 영업이익률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경영진은 공격적인 배당정책으로 주주들에게 현금을 챙겨줬다. 실제 한앤컴퍼니 등은 2015~2020년간 약 6300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현재 한앤컴퍼니는 한온시스템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온시스템 매각전 초반 인수후보군에 꼽히던 LG전자 등이 불참하면서 우려를 샀다. 하지만 해외 기업이 인수 의지를 보이면서 실사에 들어가면서 매각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지난 6월 22일 한온시스템 예비입찰이 진행됐다. 하지만 본입찰은 8월 말에서 추석 연휴 이후, 10월 중순으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통상 공개매각에선 통상 예비입찰 후 5~6주의 실사 기간을 거쳐 본입찰이 진행된다. 본입찰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파업으로 인해 더 일정이 늦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온시스템은 전기차 핵심부품으로 꼽히는 ‘히트펌프’와 ‘전동 컴프레서’ 등의 열관리 부품과 관련해 높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예상 매각가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최대 8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실적이 부진했지만 올해 상반기 1004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최근 진행한 3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총 1조 110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노조의 임금 삭감 주장을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2020년 임단협에서 기본급 인상됐다”면서 “매각 작업은 주체가 아니라서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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