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신수 아내 하원미 씨와 두 아이. 현재 하 씨는 셋째를 임신 중이다. |
“그런 와중에 그 사건이 터진 것이다. 내가 며칠만 일찍 클리블랜드로 갔더라면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남편한테 너무 미안했다. 아내 입장에선 남편을 책망하고 탓하기보단 그래도 몸 다치지 않고 그 정도로 마무리된 게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남편이 이번 일을 겪으면서 많은 걸 느낀 것 같다. 그런 경험들이 앞으로 사는 데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큰아들 무빈이 학교와 애리조나의 좋은 날씨들로 인해 선뜻 애리조나를 떠나지 못했던 하 씨는 남편이 혼자 감당해야 할 무게들을 떠올리며 한숨지었다.
“그동안 남편은 승승장구해왔다. 2년 연속 20-20클럽에 가입했고 팀에서도 중심 타자로 활약하면서 거칠 게 없었다. 어쩌면 약간의 자만심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남편한테 잠시 쉬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하자고 말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남편을 비난해도 가족은 그의 편이 돼줘야 하지 않겠나.”
하 씨는 며칠 전 미니홈피의 사진첩을 닫아버렸다. 댓글에 올라온 원색적인 비난과 야유를 받아들일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들까지 비난의 대상이 됐다는 사실을 알고선 잠시 정신을 잃기도 했다.
“누구보다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이란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야구를 통해 극복하리라 믿는다. 팬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제대로 보답도 못하고 물의를 일으켜 굉장히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남편 혼자 많이 외로워했을 걸 생각하면 앞으로 내조를 더 잘해야 될 것 같다.”
한편 추신수는 야구하는 선후배들로부터 많은 격려를 받았다고 한다. 특히 한때 미국에서 같이 활약했었던 박찬호, 김병현은 직간접적으로 응원 메시지를 전달하며 추신수가 하루 빨리 아픔을 털고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과연 ‘추추트레인’이 멈추지 않고 쾌속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까. 추신수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