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회자 회장 | ||
김 전 회장이 기소중지 상태로 국내출입이 어려운 반면 정희자씨는 아무 제약 없이 국내외 출입을 하며 기업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희자씨는 현재 필코리아리미티드(옛 대우개발) 회장으로 불리고 있다.
가장 최근에 공개된 정 회장의 행보는 지난해 11월 중순 제주도 라온골프클럽 개장식 기념 행사인 타이거 우즈 초청행사였다. 라온GC는 정 회장이 제주아도니스골프장을 만들다가 라온건설에 넘긴 곳으로 이런 인연 때문에 정 회장도 초청받고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정 회장은 외국에 있을 경우 주로 베트남에 머물고 평균 3~4개월에 한번 꼴로 국내에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를 찾으면 물론 필코리아리미티드 본사에 들른다.
필코리아리미티드는 경주힐튼호텔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이고, 정 회장의 영향권 아래에 놓여있는 기업은 포천에 아도니스골프장을 운영하는 (주)아도니스와 경남 양산에서 에이원컨트리클럽을 운영하는 에이원컨트리클럽(주)이 있다. 필코리아리미티드는 베트남의 하노이 대우호텔의 운영권도 갖고 있다.
남편인 김 전 회장이 사기대출 혐의로 기소중지된 상태로 국내외 출입국이 불편한 반면 정 회장은 골프장 두 곳, 호텔 한 곳을 운영하며 특별한 제약 없이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 하노이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데 물밑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 김우중 전 대우 회장. | ||
99년 대우개발 소유였던 남산의 밀레니엄힐튼호텔이 싱가포르계의 CDL에게 팔리고, 이어 2003년 12월엔 필코리아리미티드의 지분 90.4%가 외국계 자본인 퍼시픽 인터내셔널로 넘어갔다. 이처럼 외견상 필코리아에 ‘외자유치’가 되면서 정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것.
하지만 정 회장은 여전히 필코리아의 회장으로 불리며 건재하다.
때문에 필코리아리미티드에 자본투자를 한 외국계 자본의 실체에 대해 미심쩍은 눈초리로 보는 시각도 일부 없지 않다. 필코리아리미티드는 외국계 자본 유치 이후에도 태국인 출신의 이사 한 명이 추가된 것 외에 이렇다 할 경영진 변동이 없는 것도 이런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대우개발 출신의 유진무 대표이사나 재경 담당인 홍진후 전무 등 주요 경영진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
재미있는 것은 필코리아리미티드가 지난 2002년 24억원의 적자, 2003년 30억원의 적자를 본 데 비해 정 회장 개인 명의인 (주)아도니스나 에이원컨트리클럽은 흑자라는 점이다. 아도니스는 지난 2003년 1백59억원 매출에 65억6천만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에이원컨트리클럽은 1백43억원의 매출에 7억1천여만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주)아도니스는 필코리아리미티드의 지분이 18.59%이고, 나머지는 정 회장과 가족들 개인지분이다. 에이원컨트리클럽은 아도니스와 필코리아리미티드가 각각 49%씩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법원에서도 아도니스는 정 회장 개인 재산이라고 인정해줬다.
▲ 아도니스골프장 | ||
한편 필코리아리미티드와 힐튼호텔과의 관계도 화제가 되고 있다. 밀레니엄힐튼호텔을 인수한 싱가포르계 자본의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것. 또 정 회장의 사무실이 아직도 밀레니엄힐튼호텔에 있다는 얘기도 있다. 과거에 대우가 부도나기 전 김우중 전 회장은 힐튼호텔의 최상층을 전용으로 사용했었다.
이 펜트하우스에 대해 힐튼호텔측에선 “그것은 정 회장이 사용했던 것”이라고 해명하는 한편, 지금도 정 회장 사무실이 힐튼호텔에 있는지 여부에 대해선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필코리아리미티드는 경주힐튼 호텔을 힐튼호텔에 경영위탁을 한 상태이고, 필코리아리미티드는 베트남 하노이의 대우호텔을 대우건설로부터 2005년 12월까지 위탁경영을 맡은 상태다.
대우건설과의 관계에 대해 필코리아쪽에선 파견직원을 최근에 철수시키는 등 올 겨울을 끝으로 계약 종료에 대비하고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은행관리하에 있는 대우건설은 하노이 대우호텔을 매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를 대우건설 등 한국계 건설사 컨소시엄이 수주하는 데 김우중 전 회장이 물밑 역할을 했다고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에서 레저그룹을 일구고 있는 정 회장의 행보가 향후 국내 활동 재개가 예상되는 김 전 회장의 행보와 어떤 관계를 갖게 될지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