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게이트로 이재명 하루하루 좌불안석일 것…안철수 도망가는 정치 하지 마라, 통합? 잃는 표가 더 많다”
―6·11 전당대회 후 4개월이 지났다. 이 대표 스스로 가장 잘한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당이 과거의 강경보수 이미지를 벗고 있다. 취임 이후 당원 증가세도 굉장히 뚜렷하다. 어떤 분들은 대선 앞두고 당연한 것 아니냐고 하는데, 아니다. 집권 여당의 경우 지금 당원 감소세에 있다. 정당 지지자가 되는 것과 당원이 되는 것은 다른 차원이다. 당원들은 당의 의사 결정자다. 특히 젊은 당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큰 성과다.”
―아쉬웠던 점도 많을 것 같다. 역부족 또는 한계라고 생각됐던 것도 있었나.
“당의 구성원들이 큰 ‘베팅’을 안 한다. 베팅이라고 하면 일련의 개혁을 말한다. 경쟁 선발 체계 확립, 공직 후보 기초자격시험과 같은 것들이다. 대한민국 정치의 큰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개혁안들이라 생각한다.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공직 후보 기초자격시험을 놓고 당내 반발이 큰가.
“굉장히 저항이 세다. 가점제가 언론에 보도됐는데, 아직 컷오프제로 진행할 의향이 있다. 국민들 중 공직 후보 기초자격시험을 반대할 분들이 어디 있겠나. 반대하는 사람들은 현역으로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기존 체제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집권 세력이 되기 위해서는 영남 이외 지역에서 상당한 의석수를 얻어야 한다. 기존의 방식대로 공천한다면 다시 영남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오만함이 깃들어서 벌써부터 공직 후보 기초자격시험을 막겠다고 하는 분들이 있다. 평생 야당하고, 평생 영남당 할 건가. 저를 선출한 당원들은 지금의 틀에서 벗어나길 원한다.”
―20대 대선이 5개월 남았다. 대선 승패를 가를 키워드는 무엇일까. 이 대표가 생각하는 시대정신이 궁금하다.
“선거는 인물, 구도, 바람이 당락을 가른다. 바람 변수는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있어 셀 것이다. 하지만 인물, 구도 면에서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보다 약하다. 박정희 후광을 받은 박 전 대통령 이후 카리스마로 대선 승리를 이끌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얼마나 개혁적인 인물로 보이느냐, 변화하려고 하느냐가 중요하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개혁과 변화다. 우리 후보들이 과거 관성에 얽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직 선거가 횡행한 지난 전당대회에서 말도 안되는 결과가 나왔다. 수십 년 동안 조직을 모았던 분들이 오차 범위 밖에서 패했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후보들이 깨달았으면 좋겠다.”
―국민의힘 대선후보들의 TV토론이 계속되고 있다.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의 맞수 토론 어떻게 봤나.
“대선 후보가 토론을 기술적으로 잘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국민들은 위기 대처 방식과 토론 매너를 본다. 작정하고 상대를 바보 만들 생각이면 상대가 모를 만한 것을 물어보면 된다. 그리고 그것도 모르냐고 몰아붙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필요 없는 형태의 검증이다. 그런 식의 토론 양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서 아쉽다.”
―후보 토론에 대한 총평은.
“우리 후보들이 복잡한 캐릭터를 구상하는 게 좋다고 본다. 윤석열 후보는 검찰총장 이미지가 강하게 박혀있다. 홍준표 후보는 강경보수 이미지, 유승민 후보는 비운의 정치인 이미지, 원희룡 후보는 소장파 이미지가 박혀 있다. 각자 해당 이미지를 탈피하고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네 분 다 매력적인 이미지 하나를 구축하는 데 실패했다. 토론이 많이 남았으니 기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후보가 있나.
“지금 얘기하면 큰일 난다(웃음). 나중에 끝나고 말씀드리겠다.”
―신규 당원이 2040에서 크게 증가했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젊은 세대가 욕심이 많아지고 있다. 산업화 세대는 본인들이 대한민국 경제발전을 이끌었다는 자부심이 있다. 민주화 세대는 본인들이 민주화를 이끌었다는 자부심이 있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이 뭉칠 만한 이슈가 없었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태동된 움직임이 전당대회까지 이어졌다. 본인들이 정치적으로 큰 세력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거다. 이들은 집단적인 힘으로 평화롭게 변화를 이끌어냈다.”
―2040 당원들이 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는지.
“선거권으로 만족하는 지점도 있겠지만, 이들은 결국 플레이어가 되고 싶어 한다. 이들을 위한 공간이 열린다면 우리는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다. 그들이 투표권을 발휘했음에도 불구하고 만약 기성세대가 피선거권에 해당하는 영역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면 2040에서 큰 저항이 있을 수 있다. 정당에서 그들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CBS 인터뷰에서 대선 보수 승리를 점쳤다. 김 전 위원장에게 발언 자제를 부탁한다고 했는데.
“김 전 위원장이 오만해서 그랬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선거가 시작되면 선대위에서 역할을 하셔야 하는 분이다. 그런데 은퇴한 정치 원로가 평가하는 식으로 말씀하셔서 자제해 달라고 공개 요청한 것이다. 정권교체 바람에 있어선 김 전 위원장의 의견에 어느 정도 동의를 한다. 다만 인물이나 지역 구도에 있어서 지난 선거보다 우리가 유리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이재명 경기지사가 최종 후보가 됐다. 결론부터 묻겠다. 국민의힘 후보가 이길 수 있다고 보나.
“이재명 후보는 돈을 벌어오는 후보가 아니다. 성남시는 불교부 단체다. 교부금이 없어도 지방 재정을 운영할 정도로 관내 세수가 많다. 성남시장이었기 때문에 과대평가 받는 부분이 있다. 성남이 다른 경기도 내 지자체보다 주거 형편이 나은 이유는 거기 경부고속도로가 지나가기 때문이다. 이를 지은 건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이재명 후보가 성남 세수를 늘리고 성남의 발전을 위해 기여한 것은 무엇인가. 저는 없다고 본다. 공약도 보면 터무니없이 돈 쓰는 것만 얘기한다. 무능을 숨기고 있는 가면이 찢어지면 당연히 우리 후보가 쉽게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이른바 대장동 게이트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전망하나.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설계 과정에서 열 번 이상 서명을 했다.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음에도 이렇게 손실을 야기하고, 또 민간에게 수익을 몰아준 건 배임에 가깝다고 본다.”
―대장동 게이트 관련해 당에 계속해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고 들었다. 이 지사를 흔들 수 있는 결정적인 제보가 있었나.
“제보 중에 우리한테 들어온 것도 있고 일부 언론사에 들어간 것도 있다고 들었다. 이재명 후보로서는 하루하루가 좌불안석일 것이다.”
―민주당에선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주장한다.
“당 소속의 부도덕한 개인이 돈을 받았지만, 떡고물 떨어지는 걸 받아먹은 게 큰 문제다. 당에 있는 사람들이 조직적으로 공모해 대장동 개발에 가담한 것도 아니다. 애초에 설계한 본인이라고 주장한 사람에게 훨씬 더 큰 책임이 있다. 그분들이 떡고물을 먹을 수 있었던 이유는 설계자가 다 빼돌릴 수 있도록 설계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유력 주자인 윤석열 전 총장도 고발 사주 의혹에 휩싸였다. ‘비단주머니’는 언제 공개되는 건가.
“비단주머니는 후보 개인 비리를 방어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당의 후보로서 확장성을 갖기 위해 당에서 준비하는 것이 비단 주머니다. 지금 지하실에서 열심히 만들고 있다.”
―단일화 또는 연대는 야권 승리의 공식으로 여겨진다. 안철수 대선 출마, 김동연의 신당 등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단일화 하면 이기고, 안 하면 진다는 ‘통합 앵무새’ 관점으로 지난 총선을 치러 완패했다. 이들의 논리 구조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이지 않다. 내 주변에 문재인 좋아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통합하면 이긴다는 논리다. 통합 안 하면 안철수 대표가 독자 대선 출마해서 3% 갉아먹고 우리가 진다는 거다. 국민 지지를 얻는 방법에 대해 감이 없는 거다. 부정 선거 주장하는 분들이 있다. 이들은 우리 지지층이 아니다. 그런 사람들과 단절하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가 중도층 표를 더 못 가져온 것이다. 단언컨대 무조건적인 통합으로 얻는 표보다 오히려 잃는 표가 더 많다고 본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대선 출마는 어떻게 보고 있나.
“그분은 대선에 출마할 것이다. 하지만 끝까지 뛸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출마 명분이 있어야 대선주자로 나설 수 있다. 야권 표는 얻고 싶은데 본인이 당을 통합하기는 싫고 경선을 치를 자신은 없는 거다.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에 들어와서 경선 치렀으면 꽤 높은 확률로 4강 안에 들었을 것이라 본다. 밖에서 뛰다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하자는 작전인 거 같은데, 국민에게 큰 감동이 있을 것 같지도 않다. 이준석 대표가 아니꼬워서 합당 안 하는 선택을 했다고 하면, 두고 봐라. 저희 후보가 확정되고 나서 김종인 선대위원장이 오면 아마 센 소리 박고 시작할 거다. 매번 그런 식으로 도망 다니는 정치, 피하는 정치를 하지 말았으면 한다.”
―이준석 개인의 향후 정치 행보도 궁금하다. 종로 보궐, 서울시장 출마 등 여러 전망이 나온다.
“개혁을 이루는 게 첫 목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뒤의 문제다. 아직 생각은 없다. 당대표 임기가 2년이다. 저만큼 여러 길이 열려 있는 사람도 없을 거다. 당대표를 여러 번 할 것도 아닌데, 당의 개혁을 이뤄냈다는 말을 듣고 싶다. 제 임기 중에 대선과 지방선거가 남았다. 가장 큰 목표는 지방선거 대승을 거두는 것이다. 보수가 지금껏 보였던 안 좋은 모습을 일신할 것이다.”
―대선까지 각오 한 말씀 부탁한다.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이기면 전 37세에 다른 사람들이 얻지 못한 영광을 얻는다. 반면 지면 굉장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이기주의적 관점에서 열심히 하겠다.”
설상미 기자 sangm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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