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 주차장 활용? 입구서 멀어 17억에 매입한 배경 의문…시 “접근성과 예산 고려했을 뿐”
특히 커피숍과 식당을 운영하는 이는 전 사천시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사천발전협의회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사천시와는 여러 모로 관계가 밀접한 셈이다.
문제의 발단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천시는 동서동 소재 D 모텔과 늑도모텔을 1998년 당시 도서낙도개발사업 일환으로 숙박시설 등을 갖춘 종합관광시설로 건립했다.
늑도모텔의 경우 대지면적 300여 평에 2층 건물 2동으로 들어섰으며, 마을주민들이 공동 운영했다. 모텔을 찾는 숙박객이 적어 운영권을 개인에게까지 위탁해 운영했지만,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아 결국 비워두고 있었다.
그러다 결국 주민들이 늑도모텔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2008년 12월 A 씨가 3억 5000만 원에 매입하기로 계약했지만, 주민들 가운데 6명이 매각에 동의하지 않아 계약이 파기됐다. 이후 건물이 노후화된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천시가 매입한 D 모텔은 사천시 사천대로 22에 대지 면적이 220여 평 건물 1동으로 들어서 있었다. D 모텔의 경우도 건립 당시 운영이 어려워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사천-남해 간을 잇는 창선대교 건립으로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 특히 늑도호텔에 비해 상대적으로 운영이 나쁘지 않았던 D 모텔은 사천시가 지난 2019년 17억 1800만 원에 매입하면서 철거됐다.
앞서 사천시는 지난 2016년 사천바다케이블카 대방정류장 인근에 8억 원을 들여 1만 2570㎡에 문화공원을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D 모텔을 매입한 후 해당 부지를 케이블카 주차장으로 우선 활용키로 했다.
시가 매입한 D 모텔 부지는 사천케이블카 입구에서 실안우회관광도로 쪽 약 100m나 떨어진 우회 커브 구간에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사천시민들 대부분이 케이블카 이용객을 위한 주차장인 줄 모르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D 모텔 부지는 바로 인접한 커피숍과 식당의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사천시가 17억 원이란 막대한 시민혈세를 들여 특정인의 식당·커피숍 주차장으로 활용토록 한 셈이다. 특히 운영이 더욱 어려웠던 늑도모텔이 아닌 식당·커피숍과 바로 붙은 D 모텔을 매입해 케이블카 주차장으로 이용한 대목에도 커다란 의문부호가 붙는다.
이 같은 시의 행정에 시민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시민 P 씨는 “사천시가 개발계획도 없이 17억 원이나 들여 D 모텔을 매입해 놓고 특정인의 주차장으로 활용토록 한 것은 향후 사천발전협의회를 함께 이끌어 갈 동료에 대한 배려 같다”며 “예산을 적재적소에 쓰지 않는 막가는 행정의 표본”이라고 비난했다.
사천시 관광진흥과장은 이와 관련 “접근성이나 예산문제 등으로 해당 모텔을 매입했다. 다른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정동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전국뉴스 많이 본 뉴스
-
'반도체 도시' 용인 철도망 구축 가속화
온라인 기사 ( 2024.03.27 16:19 )
-
[단독] '기부채납 약속' 과연 지킬까? 해운대센트럴PFV 용도변경 제안 앞뒤
온라인 기사 ( 2024.03.20 16:04 )
-
해운대 뜨거운 감자 ‘53사단’ 두고 여야 총선후보 다른 해법
온라인 기사 ( 2024.03.28 10: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