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에서는 이번 영장 재청구에 대해 검찰이 일단 배임 혐의를 빼고 혐의 입증이 가능한 ‘약속의 700억 원’을 내세워 부정처사 후 수뢰 혐의를 적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지난 2014년 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김 씨와 남 변호사로부터 대장동 수익 개발 700억 원을 받기로 약속받고 개발사업의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제안을 수락했다고 보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남 변호사 사무실 압수수색에서 이 700억 원 지급 방식이 적힌 서류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재 김 씨 측은 해당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김 씨에게 뇌물공여와 배임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가 구속에 한 차례 실패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김 씨와 유 전본부장이 최소 1100억 원에 달하는 손해를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끼쳤다는 취지로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14일 “범죄 혐의를 제대로 소명하지 못했다”며 기각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구속영장 청구 결과는 검찰이 정영학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 외에 추가 증거를 확보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은 이들의 배임 혐의에 대한 추가 증거 확보와 함께 당시 결재 라인에 대해서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수사팀은 24일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 공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이들의 배임 혐의를 다지는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황 전 사장의 사퇴 압박 정황이 담긴 녹취록도 제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해당 녹취록에는 유 전 본부장과 아울러 당시 2인자라 불렸던 유한기 전 개발본부장이 황 전 사장에게 사퇴를 압박하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파문이 일었다. 검찰은 오늘(26일) 오후 김 씨를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