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기의 홍어가 흑산도 근해로 몰려온 지금은 홍어의 계절이다. 흑산의 홍어가 돌아왔다. 홍어는 바다를 살리는 건강한 먹을거리(국가 중요어업유산 제11호)로 흑산에서도 귀한 대접 받는 가을 손님이다.
'자산어보'에도 회, 구이, 국, 어포로 좋으며 가슴과 배에 숙환이 있는 사람이 삭힌 홍어를 가져다가 국을 끓여 배불리 먹으면 뱃속의 더러운 것을 몰아낼 수 있다는 기록이 있다. 삭혀서 먹는 독특한 생선!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부터 홍어를 먹어왔을까.
그 옛날 뱃길 300리 다른 생선은 다 상해도 홍어만은 상하지 않고 숙성의 과정을 거쳐 '흑산'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는 홍어. 고려 시대부터 즐겨왔을 것으로 추정되는 홍어이야기와 함께 홍어 밥상을 차려본다. 흑산도 예리마을 주민들이 삭히지 않고 날 것 그대로 즐긴다는 홍어 한 상도 차려본다.
홍어는 부위별로 쓰임새가 다르고 홍어 표면에는 홍어 특유의 '곱'이라는 것이 있어 다루기 까다로운 생선이다. 예리마을에서 홍어 해체 잘하기로 소문난 김미정 씨(59)와 함께 홍어 다루는 방법과 부위별 홍어의 특징을 알아본다.
홍어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버릴 것 없는 생선이지만 쓸개만은 예외다. 쓴맛이 나는 쓸개는 버리지만 홍어의 뼈는 잘게 다져서 연한 부분은 오돌오돌한 맛을 즐기거나 탕에 넣어서 국물 내기용으로 쓴다. 홍어 아가미는 상하기 쉬운 부위라 현지에서는 회로 즐기거나 젓갈을 담아 먹는다.
홍어 지느러미는 살이 많고 쫀득해서 찜으로 하면 제격이다. 특히 삭힌 홍어는 열을 가하면 풍미가 더 강렬해지는데 이 맛을 좋아하는 이들은 홍어회보다 홍어찜이나 홍어전, 홍어내장탕을 선호하는 이들도 많다. 현지에서 '홍어애탕'이라 부르는 홍어내장탕은 무청 시래기로 깊은 맛을 더하고 묵은지와 쑥을 넣어 남아있는 비린내를 잡아준다.
홍어의 강한 염기 성분이 부담스럽다면 식초로 염기 성분을 중화한 홍어회무침이 제격이다. 한 마리만 있어도 상다리 부러지게 여럿이 즐길 수 있다는 홍어 밥상을 맛본다. 내년 봄까지 입이 즐거운 홍어 잔치가 시작됐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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