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일요신문] "중요한 것은 갈등을 해결해나가기 위한 소통이다."
경북대 다양성위원회(위원장 김유경)이 8일 최근 대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립을 둘러싼 주민괴의 갈등과 관련해, "민주 사회에서 갈등 해결을 위한 대화와 타협이 가능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 다양성의 인정"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다양성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대학 구성원의 인식 개선 및 정책 개발에 힘쓰며 나아가 지역사회가 다양성으로 상호존중과 공생의 미래로 가는 길에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북대 다양성위원회는 대학 내 다양성 보호와 증진을 도모하고, 사회 화합 및 발전에 기여하는 대학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설치됐으며, 지난 11월 3일 출범식을 가졌다.
위원회는 양성평등 촉진 등 다양성 보호에 관한 의견 수렴, 다양성 가치 확산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관련 정책 자문 및 제안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위원은 교수, 학생, 직원, 외부전문가 등 총 15명으로 구성됐다.
위원장은 경북대 가정교육과 김유경 교수가 맡고 있다. 경북대는 전국 대학 중 5번째로 다양성위원회를 출범, 운영하고 있다.
- 다음은 다양성위원회 성명서 전문
다양성을 통한 상호존중과 공생의 미래로 2021년 11월 3일, 경북대학교 다양성위원회 출범식이 개최되었습니다. 다양성위원회는 경북대학교가 시대를 선도하는 글로벌 대학으로 성장하고,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통해 평등한 대학문화와 창의적인 학문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기관입니다. 최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한국의 지위를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세계 경제 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가로 성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일반 시민들에게는 이러한 변화가 자신의 삶에서 잘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나라는 부자가 되어가고 있지만, 심화되는 경제적 양극화 속에 삶은 오히려 팍팍해져서 점점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여유 없어진 마음들을 비집고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직접적으로 표출되기도 합니다. 최근 경북대학교 서문 인근 대현동이슬람사원 건립을 둘러싼 갈등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지구상의 한 사람도 똑같은 사람이 없고, 똑같은 목소리만이 있을 수 없기에 우리들이 모여 사는 이 사회에는 늘 크고 작은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갈등을 해결해나가기 위한 소통입니다. 민주 사회에서 갈등 해결을 위한 대화와 타협이 가능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 바로 다양성의 인정입니다. 누구도 자신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혐오를 표하는 사람과는 유의미한 대화를 시작할 수 없습니다. 평등한 위치에서 상대방과 나 사이에 존재하는 '다름'에 대해 경청하고 존중하려는 마음가짐 없이는 문제 해결을 위한 첫 발조차 뗄 수 없는 것입니다. 많은 한국인들에게 이슬람교가 익숙하지 않은 종교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익숙하지 않음은 서로 다른 인종, 종교, 문화에서 비롯된 것일 뿐, 옳고 그름의 문제이거나 배척해야할 대상의 문제가 아닙니다. 종교·문화적 이유로, 인종적 이유로 공존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 때, 민주주의와 인권이 얼마나 위태로워질 수 있는지 세계 역사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거 서구 열강의 동양에 대한 낙인찍기와 배제는 왜곡된 오리엔탈리즘을 낳았고, 이로 인해 한국인들 역시도 글로벌 무대로 뻗어나가는 과정에서 오랜 기간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시대를 선도하는 글로벌 대학으로 도약하고 있는 경북대학교에는 1천 명이 넘는 외국인 유학생과 교원, 연구진이 있습니다. 이들 중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 학생과 연구자들도 있으며, 이들 또한 세계화 시대 경북대학교의 소중한 구성원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역사회 공동체의 일원이며, 이웃과 함께 대현동에서 살아가는 주민입니다. 경북대학교 다양성위원회는 열린 마음으로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는, 평등하고 포용적인 사회를 꿈꿉니다. 이러한 성숙한 시민의식이 우리 경북대학교와 지역 공동체에 활짝 꽃피기를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 다양성위원회는 경북대학교 구성원들의 인식 개선 및 정책 개발에 힘쓰겠습니다. 나아가 지역사회가 다양성을 통해 상호존중과 공생의 미래로 가는 길에 함께 하도록 하겠습니다. 경북대학교 다양성위원회 |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