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대제 장관(왼쪽), 정동채 장관 | ||
조만간 펼쳐질 두 사람의 대결은 다름 아닌 온라인 게임을 통해서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 행사는 게임산업의 공동 주무부서인 두 부처가 준비하고 있는 게임전시회의 홍보를 위한 것. 그렇지만 두 장관이 승부를 펼친다는 점은 상당한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현재 정통부와 문광부의 실무진들은 늦어도 6월 안으로 두 장관이 맞붙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협의중이다.
이미 지난 3월30일 진 장관은 게임업체 넥슨을 방문해 ‘카트라이더’를 시연하면서 “정동채 장관과 한 판 붙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이 지난 14일 “진 장관이 나만 보면 ‘한판 붙자’고 하던데, 그동안 칼을 갈아왔다”며 우스갯소리로 밝힌 것이 성사의 배경이다.
정통부와 문광부의 수장이 맞붙게 된 데는 지난해 10월1일 두 부서가 ‘문화콘텐츠 및 디지털 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한 업무협력 합의서(MOU)’를 맺은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게임산업은 문광부에서 관리해오던 영역이었다. 정통부는 우편업무와 전화가설을 맡아오던 부처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초고속 통신망과 무선통신망의 급속한 발달로 정통부의 위상이 높아졌고, 온라인 게임이 게임산업의 큰 부분을 차지하면서 정통부와 문광부의 영역 구분이 허물어졌던 것이다.
정통부와 문광부의 포괄적 MOU 체결은 정부 부처끼리 업무영역을 자율적으로 조정하고 협력하는 첫 사례. 두 부처는 MOU를 체결함과 동시에 올해 말 세계적 수준의 국제게임전시회를 공동개최하기로 하고 실무자간의 교류를 시작했다. 양 부처는 이 게임전시회를 ‘지스타(G★; Game Show & Trade, All-Round)’로 명명하고 지난 14일 지스타 조직위원회를 발족했다. 조직위는 지스타를 세계 최대의 게임쇼인 E3와 견줄 수 있는 아시아의 E3로 키울 예정이다. 지스타는 올해 11월10일부터 12일까지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열리며 2백 개의 업체가 참여해 1천2백 개의 부스를 설치할 예정이다.
두 장관의 대결은 11월에 열릴 지스타의 홍보를 위해 실무진들이 아이디어를 내는 과정에서 채택된 것. 두 장관의 발언이 있기 전부터 실무진들의 협의가 오갔고 두 장관의 공개적 발언으로 분위기가 무르익은 것이다.
아직 게임 시기와 장소, 게임 종목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다만 현재로서는 ‘카트라이더’가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1천2백만 명이 가입한 대중적 게임인 데다 게임방법이 쉽고 단시간에 승부가 결정나기 때문이다. 지난달 진 장관이 넥슨을 방문한 자리에서 카트라이더를 시연하며 정 장관을 언급한 바 있다.
그렇다면 두 장관의 실력은 어느 정도나 될까. 정통부 직원에 따르면 진 장관은 신기술에 능통한 데다가 정통부의 수장으로서 온라인 게임에 대해 전문가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어 게임에는 친숙하다고 한다. 공개적인 도전의사를 공공연히 밝힌 것도 진 장관이고 게임 대결의 실무도 정통부가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진 장관의 승리가 점쳐지기도 한다.
이에 비해 문광부는 “아직 시기와 구체적 방법은 정해져있지 않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직원들 사이에서는 정 장관 또한 게임산업 주무부서 수장으로 게임에 관심이 많고, 카트라이더를 할 줄 아는 데다가 평소에도 자녀들과 함께 카트라이더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장관 또한 “그동안 칼을 갈아왔다”고 말한 것으로 보아 드러내지 않은 ‘내공’이 상당할 것으로 짐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