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대폰 제조업체 팬택에서 펴낸 <신 삼강오륜>이 타 업체에서도 큰 화제가 되고 있다. | ||
갑자기 이 책자가 화제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비즈니스 에티켓을 다룬 내용은 신문이나 잡지에서 조금씩 소개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다양한 분야에 걸쳐 종합적으로 정리된 책은 드물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타 기업체의 사내교육 담당 부서에서도 <신 삼강오륜>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책은 크게 세 가지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본예절을 다룬 ‘기본예강(基本禮綱)’, 상급자의 리더십을 다룬 ‘상위하강(上爲下綱)’, 하급자가 상급자를 대하는 예절 및 기타 의전예절을 다룬 ‘하위상강(下爲上綱)’이 그것이다. ‘삼강(三綱)’밖에 다루지 않았지만 조선시대 예절서인 ‘삼강오륜’의 제목을 따 <팬택 신 삼강오륜>으로 지은 것이다.
용모의 경우 두발, 수염, 치아, 손톱, 향수의 사용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해 셔츠, 넥타이, 허리띠, 구두, 손수건 등의 올바른 착용법을 소개해 패션교본을 보는 듯하다. 허리띠는 양복이나 구두 색상과 어울리게 맞추어야 하고 넥타이 길이는 끝부분이 허리띠를 반쯤 가리는 것이 적당하다고 한다.
앉은 자세, 선 자세, 걷는 자세 등 근무 중의 태도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남자의 경우 대기자세는 왼손을 오른손 위에 올린 뒤 다리를 허리넓이로 11자로 벌리고, 여자의 경우는 오른손을 위로 올리고 한 발을 뒤로 뺀 다른 발의 중간 위치에 대는 것이 좋다고 한다.
술자리의 금기 사항도 재미있다. ‘여흥에서 주인공이 되려고 애쓰지 않는다, 술자리에서의 능력이 업무면에서 평가되는 일은 없다’, ‘어떠한 경우에도 주사는 용납되지 않는다’고 못박고 있다.
외모나 행동뿐 아니라 마음가짐에 대한 지침도 상당히 구체적으로 나와있다. 가치관, 조직관, 업무관, 인간관, 생활관을 망라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라고 말하고 있다.
<신 삼강오륜>에 따르면 어떤 경우에도 전화상으로 하지 말아야 될 말이 다섯 가지가 있다고 한다. “기다리세요”, “모릅니다”, “할 수 없습니다”, “없습니다”, “뭐라구요?”가 그것.
‘상위하강’에서는 상급자가 업무 추진에 있어 염두에 둬야 할 부분들, 하급자를 대할 때의 예절, 식사 예절 등이 다뤄지고 있다. 특히 중국, 한국, 일본, 서양식 요리별로 다른 식사법을 코스별로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식사 도중 의자 위에 냅킨을 올려 놓고 나가는 것은 다시 돌아오겠다는 표시가 된다는 내용 등이다.
‘하위상강’에서는 상급자를 대하는 법부터 보고서 작성시 유의점, 외부인사에 대한 의전예절, 행사진행요령, 접견 및 방문시의 예절, CEO의 사내순시 때의 유의점 등을 설명하고 있다. 가령 CEO를 하루 중 여러 번 마주치는 경우에는 매번 인사를 해야 하되, 인사말을 바꾸어 웃으면서 목례라도 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같은 책자를 발간할 수 있었던 것은 팬택이 사내교육에 기울여온 그간의 노력 때문에 가능했다고 한다. 주력 계열사인 팬택&큐리텔의 경우 큐리텔과 합병하면서 구성원의 동질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팬택 아카데미를 통해 교육사업을 계속 진행해 왔었다. 최근에는 계열총괄사장을 지낸 박정대 사장이 아카데미 원장을 맡아 교육사업 외에도 사회복지사업을 하는 등 HR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팬택의 직원은 3천 명 가량으로 이들은 이번 <신 삼강오륜>이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며 호평을 하고 있다고 한다.